예술과 디자인의 뉴 스폿
홍콩 부티크 여행
단지 한 번 가본 것으로 홍콩을 모두 알았다고 속단하진 말자. 몇몇 관광지와 쇼핑으로만 한정 짓기엔 아쉬운 다양한 매력이 화려한 도시의 이면에 숨어 있으니. 최근 홍콩은 아시아의 예술과 디자인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갤러리와 박물관, 쇼핑센터와 디자이너 숍, 부티크 호텔과 미슐랭 레스토랑까지 세상의 모든 트렌디함이 몰려드는 곳. 그렇게 홍콩은 항상 새로운 얼굴로 당신의 두 번째 방문을 기다린다. 에디터 홍혜원 사진 배상현(프리랜서)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홍콩관광진흥청
홍콩 예술의 거리를 걷다
한때 홍콩의 예술이 세계를 주름잡았던 적이 있다. 80년대에 청춘을 보냈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홍콩 영화의 붐 말이다. ‘홍콩 느와르’라는 새로운 장르로 세계인을 흥분시켰던 영광의 흔적은 거의 사라졌지만 이곳의 예술은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맞고 있다. 뉴욕과 런던에 이어 세계 미술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홍콩의 위상은 매년 5월이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세계적인 아트 페어인 스위스 ‘아트 바젤’이 인수해 개최하는 ‘홍콩 아트 페어’가 열리는 것.
지난해에만 전 세계 38개국, 260개의 유명 갤러리가 참여한 아트 페어는 중국의 성장과 함께 주목받는 아시아 미술 시장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러한 급성장의 배경에는 홍콩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있다. 홍콩이 나아갈 미래를 ‘예술’로 규정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지원, 장려하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도시 어디에서나 자유로운 예술의 향기가 물씬 느껴진다.
오래된 건물 골목마다 자리한 갤러리와 웃음을 짓게 만드는 벽화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건축물과 나란히 한 독특한 형태의 새로운 건물 등 아트 페어 같은 건 따분하다고 여기는 사람이라도 반할만한 예술적 풍류가 넘쳐흐른다. 새로운 흐름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바로 센트럴 지구다. 세련된 카페와 레스토랑, 아기자기한 숍들로 가득 채워진 소호(Soho) 거리와 할리우드 로드(Hollywood Rd) 사이 곳곳에는 마치 감초처럼 크고 작은 갤러리들이 자리하고 있다.
1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홍콩 불꽃놀이
커피를 마시기 위해, 혹은 옷을 사기 위해 들른 길에서 최신의 작품들을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구조다. 이 공간에서 만나는 작품들은 결코 어렵지 않다. 미술관 높은 벽 위에 걸린 고고한 존재가 아니라, 눈앞에서 직접 느끼고 감동을 체험하게 하는 일상 속의 예술. 소호 거리에서 마신 커피 한 잔이 유독 향기로웠던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할리우드 로드를 따라 걷다 보면 ‘Arts+People=Fringe Club’이라는 알쏭달쏭한 문구가 쓰인 붉은색 벽돌 건물을 만나게 된다.
스타일리시한 쇼퍼들의 천국
도시의 예술적 분위기를 마음껏 느꼈다면 이제 쇼핑에 나설 시간이다. 혹자는 홍콩이 더 이상 흥미 있는 쇼핑지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도 그럴것이 이제 세계 어디에서도 비슷비슷한 명품 브랜드와 글로벌 SPA 브랜드들을 마주치는 건 흔한 일이다. 하지만 쇼핑의 천국 홍콩에서 늘 보던 브랜드라고 그냥 지나치는 일은 금물이다. 같은 브랜드 제품이라도 국내에 들어오지 않는 아이템들이 고루 구비돼 있고 아직 한국에 상륙하지 않은 최신의 브랜드까지, 홍콩에 없으면 세상에 없다고 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상품들이 스타일리시한 쇼퍼들을 기다린다.
홍콩은 특히 대형 쇼핑몰로 유명한데, 쾌적하고 세련된 공간에서 쇼핑과 식사, 각종 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대부분 센트럴 애드미럴티, 코즈웨이 베이에 몰려 있지만 홍콩 전역 어디에서도 부족함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많은 쇼핑몰이 있다. 특히 최근 떠오르고 있는 곳은 주룽반도에 위치한 하버시티(Harbour City)다. 홍콩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은 총 4개의 건물이 하나로 연결된 거대한 쇼핑몰로, 백화점만 7개, 700개가 넘는 숍들이 입점해 다 돌아보기에도 벅찰 정도다. 이곳에는 각종 명품 숍부터 중저가 브랜드, 슈퍼마켓까지 다양한 매장이 들어서 있으니 미리 원하는 구역을 정해 둘러보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핫 스폿은 디자이너 톰 포드의 향수 부티크.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며 일부 컬렉션을 판매 중인 니치 향수로, 이곳에서는 특별히 기성 제품이 아닌 단 한 사람을 위한 향수를 맞춤 제작해주는 톰 포드 프라이빗 블렌드 컬렉션을 선보인다. 참고로 쇼퍼홀릭들이 기대하는 홍콩의 메가세일은 6월 말에서 8월 말, 1월에서 2월 사이다. 하지만 각 브랜드마다 일 년 내내 상시 세일을 진행하고 있으니 다른 기간에 방문하더라도 발품을 판다면 득템이 가능하다.
독특한 디자이너의 제품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역시 소호를 추천한다. 영화 <중경삼림>에 등장해 유명세를 탄 소호의 명물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Mid-Level Escalator)’를 타고 중심에 도착하면 미로 같은 길을 따라 늘어선 작은 가게들을 대거 발견할 수 있다. 저마다 강한 개성이 넘치는 소호 일대의 숍들은 나만의 아이템을 찾는 이에게 마치 보물찾기와 같은 즐거움을 선사하는 곳이다. 굳이 구매하지 않고 윈도쇼핑만 하더라도 만족스럽다. 의류에 관심이 많다면 스타운톤 거리(Staunton Street)로, 전통 공예품이나 인테리어, 장신구 등에 관심이 많다면 할리우드 로드로 향해보자. 분명 누구도 모르는 나만의 아지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1 소호 거리 곳곳에서 재미있는 벽화를 발견할 수 있다.
2 홍콩 아트 페어에 출품된 영국 아티스트 트레이시 에민의 ‘Everything For Love’
3 홍콩의 가장 젊은 예술을 만나볼 수 있는 프린지 클럽
부티크 호텔에서의 잊을 수 없는 하루
전 세계의 럭셔리한 호텔은 다 모여 있는 듯한 홍콩. 특별한 하룻밤을 원한다면 트렌디한 부티크 호텔을 선택해보자. 부티크 호텔이란 크기는 작지만 각자의 개성을 살린 소규모 호텔로, 프랜차이즈 호텔에서는 느끼기 힘든 독특한 디자인과 고급스럽고 유니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호텔 스타일로, 홍콩 곳곳에서 다양한 콘셉트의 부티크 호텔들을 만나볼 수 있다. 더 럭스 매너(The Luxe Manor) 호텔은 침사추이 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한 편리함과 아름다움을 모두 갖춘 곳이다. 스페인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Antonio Gaudi)의 영향을 받았다는 초현실적인 디자인이 특히 돋보인다.
호텔 전체가 갤러리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곳곳에 걸린 미술 작품과 독창적인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로비는 강렬한 컬러와 몽환적인 패턴을 연속으로 사용해 마치 다른 세상에 방문한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룸 타입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한 인테리어를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 남들과 다른 확고한 취향을 지닌 사람이라면 확실히 선호할 만한 곳이다. 특히 1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파인드(Find)’는 홍콩 최초의 북유럽 레스토랑 겸 바로 신선한 해산물 요리와 다양한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깔끔함을 추구하는 모더니스트에게는 이스트 호텔(East Hotel)을 추천한다.
MRT 타이쿠 역 비즈니스 지구에 위치한 이 호텔은 전체적인 디자인부터 소품 하나하나까지 군더더기 없는 모던함을 콘셉트로 꾸며져 있다. 몸과 마음, 음과 양의 조화를 기반으로 조성된 내부가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전 객실 모두 사방을 통유리로 마감해 홍콩 전체는 물론 주룽반도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전망을 자랑한다. 특히 이곳 32층에 위치한 루프톱 바 ‘슈거(Sugar)’는 홍콩에서 가장 각광받는 힙 플레이스. 슈트를 차려입은 인근 직장인과 스타일리시한 여행객으로 언제나 붐비는 곳이다.
미슐랭이 사랑한 그 도시
홍콩은 2009년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미슐랭 레드 가이드를 선보인 나라다. 우리나라도 2011년 미슐랭 가이드가 선보인 바 있지만, 별점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레스토랑을 소개하기만 하는 그린 가이드였다.
2013년 새롭게 선정된 별 세 개의 레스토랑은 총 네 군데. 포시즌 호텔 홍콩의 프렌치 레스토랑 ‘캡라이스(Caprice)’와 현대 프랑스 요리의 대가 조엘 로비숑의 모던 프렌치 레스토랑 ‘라뜰리에 드 조엘 로부숑(L’Atelier de Joél Robuchon)’, 포시즌 호텔 홍콩의 중식당 ‘룽킹힌(Lung King Heen)’, 홍콩 이탤리언 다이닝의 일인자 움베르토 봄바나의 ‘오토 에 메초 봄바나(Otto eMezzo –Bombana)다. 순전히 이곳 레스토랑만 경험하기 위해 홍콩을 방문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최고의 요리들을 선보인다. 오늘도 국제도시의 위상에 걸맞는 세계적 셰프들과 각국의 진귀한 식재료가 홍콩으로 몰려든다. 세계의 미식가들도 그들을 뒤따른다.
4, 5 소호 거리에서 만나는 개성 넘치는 디자이너의 작은 숍들
홍콩 미식에 있어서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와인이다. 홍콩의 와인 시장은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와인 소비의 킹콩’이라고 표현할 만큼 엄청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명품 제품부터 자판기에서 뽑아 마시는 것까지 수많은 와인을 체험해볼 수 있다. 대표적인 레스토랑과 바 밀집 지역인 란콰이펑에서는 맥주 대신 와인을 놓고 여흥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종종 목격된다. 만약 초겨울에 홍콩을 방문한다면 11월 초에 열리는 ‘홍콩 와인 앤 다인 페스티벌(Hong Kong Wine & Dine Festival)’을 놓치지 말자. 다양한 와인과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흥겨운 야외 축제로, 매년 20만 명가량의 사람들이 참여한다.
약 20 홍콩 달러, 우리 돈으로 2,800원 정도면 와인 한 잔을 맛보는 게 가능하다. 이 기간이 아니더라도 홍콩의 와인을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다. 최고급 와인 전문점에서 대중 와인 숍, 홍콩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이색 와인 문화인 ‘와인 자판기’ 등 와인 초보부터 와인 마니아까지 모두 만족시킬 아이템들이 포진해 있으니, 그저 건배를 외칠 준비만 하면 끝이다.
1 화려하게 꾸며진 더 럭스 매너 호텔의 내부
2 북유럽 스타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마인드 레스토랑
3 더 럭스 매너 호텔 로비에 있는 홍콩에 단 하나뿐인 Old Master Q 소파
4 아시아 소사이어티 내부에 위치한 카페. 작품 관람은 물론 휴식을 취하기 좋은 장소다.
TRAVEL INFORMATION
긴 휴가를 내기 어려운 사람들도 손쉽게 다녀올 수 있는 홍콩 여행. 콤팩트한 일정으로 부담 없이 떠나는 3일간의 일정을 추천한다.
홍콩 3일
상품가 299,000원부터
출발일 매주 화요일, 일요일
항공 진에어
일정 인천-홍콩(2)-인천
예약 및 문의 비씨카드 여행서비스 1566-7977 해외여행(2번, 한진관광 3번)
Tour.bccard.com
유럽 여행이 보편화된 오늘날에도 북유럽이 갖는 매력은 특별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는 북유럽 일주, 그 낭만적인 여정을 소개한다.
어디보다 특별한 그곳 북유럽
해외여행이 손쉬워진 요즘, 유럽을 다녀온다는 일은 더 이상 특별한 경험이라고 하긴 힘들다. 하지만 북유럽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 나라들은 프랑스, 이탈리아 등 익숙한 서유럽권 나라들에 비해서 아직은 낯선 동경의 이름이다. 최근에는 인테리어나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북유럽 스타일이 대세로 떠오르며 여행지로서 인기도 한층 더해가고 있다. 각박한 일상을 벗어나 북유럽 특유의 여유와 낭만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추위가 물러간 봄은 이곳을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 위의 도시 스웨덴 스톡홀름, 북구의 파리라 불리는 덴마크 코펜하겐, 독특하고 화려한 디자인의 도시 핀란드 헬싱키, 피오르와 오로라를 만날 수 있는 노르웨이까지. 조용한 듯하지만 각자의 개성을 가득 품은 도시들을 느긋하게 걷고 있노라면, 그들만의 삶의 철학과 여유가 절로 느껴진다. 거대한 피오르와 오로라가 만들어내는 신비한 풍경은 일상의 자잘한 고민과 스트레스를 잊게 한다. 진정한 휴식과 재충전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바로 떠나야 하는 이유다.
맑고 깨끗한 피오르를 찾아, 노르웨이
북유럽 국가 중에서도 노르웨이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로 손꼽는 곳이다. 현대화된 도시의 풍경보다 이곳을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바로 맑고 깨끗한 피오르. 북극해와 노르웨이 해를 끼고 있는 노르웨이는 국토의 절반 정도가 북극권에 속해 있어 독특한 자연의 신비인 피오르를 만날 수 있다. 북유럽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 노르웨이 피오르는 히말라야산맥, 그랜드캐니언, 세렌게티 등과 함께 ‘세계 7대 자연의 신비’로 선정되기도 했다. 피오르란 빙하가 녹아 바다로 흐르면서 지형을 파내 U자나 V자 모양으로 깊게 파진 지형을 말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피오르 3개가 모두 노르웨이에 있다.
그중 송네 피오르는 길이 205Km, 최대 수심 1,308km에 이르며 주변의 산 높이가 1,500~2,000m, 계곡의 깊이가 무려 3,000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길고 깊은 피오르다. 웅대하고 깨끗한 풍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이밖에도 예이랑에르 피오르와 하르당게르 피오르가 있으며, 특히 하르당게르 피오르는 빙하뿐 아니라 과실수와 꽃이 만발한 산과 함께 어우러져 목가적 풍경을 연출한다.
도시의 풍경 또한 매력적이다.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는 900여년 전 북유럽을 주름잡던 바이킹의 도시로, 자연과 조화를 이룬 깨끗한 풍경이 돋보인다. 시내를 걸어도 마치 숲 속을 걷는 양 공기가 좋다는 것이 신기하다. 수도답게 다양한 건축물이 많이 들어서 있고 사람들도 제법 북적이지만 특유의 안정적이고 차분한 분위기만큼은 변함없어 휴식을 취하기도 좋다.
북구의 파리를 만나다, 덴마크 코펜하겐
우리에게는 안데르센의 동화와 낙농 국가로 잘 알려진 덴마크.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관문 도시로 ‘북구의 파리’라 불리는 곳이다. 코펜하겐이란 ‘상인의 항구(Merchant harbor)’라는 뜻으로 청어를 잡아 윤택한 생활을 했던 조그만 어촌이었다고.
코펜하겐 시내에는 푸른 녹지와 현대적인 건물, 유서 깊은 궁전과 교회 등 다양한 건축물이 들어서 있어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움을 뽐낸다. 겨울에도 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가장 더운 여름에도 17도 정도인 선선한 날씨로 언제 여행해도 쾌적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항구도시인 코펜하겐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은 바로 니하운 항구로, 1700년대에 지어진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늘어선 길에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바다 위에 정박한 배와 예쁜 건물이 조화를 이루는 거리마다 레스토랑과 카페가 들어서 있는데,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들도 이곳 야외 카페에서 식사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밤이 되면 길가에는 조명이 하나 둘 들어와 마치 18세기로 돌아간 듯 로맨틱한 풍경을 연출한다. 아담한 규모라 30분 정도면 모두 돌아볼 수 있으며, 산책이 끝난 후 항구를 바라보며 즐기는 차 한 잔의 여유를 잊지 말도록 하자.
1 세계에서 가장 길고 깊은 피오르
2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의 카를요한슨 거리
3 하늘에서 바라본 오슬로 항구의 모습
4 1700년 대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코펜하겐 니하운 항구의 풍경
북유럽 4개국(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핀란드) 9일
상품가 4,090,000원부터
출발일 5월 25일, 6월 1, 8, 15일
항공 대한항공(전세기)
일정 인천-오슬로(1)-외레브로(1)-스톡홀름-실자라인 크루즈(1)-헬싱키-항공 이동-코펜하겐(1)-항공 이동-베르겐(1)-플롬-송네 피오르- 스케이(1)-브릭스달-예이랑에르 돔바스(1)-릴레함메르-오슬로-기내(1)-인천
특전 5% 할인, 성인 1인 1매 백화점 상품권 5만원권, 면세점 상품권 5만원권 증정
북유럽 4개국(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핀란드) 9일
상품가 5,990,000원부터
출발일 5월 25일, 6월 1, 8, 15일
항공 대한항공(전세기)
일정 인천-오슬로(1)-항공 이동-헬싱키(1)-실자라인 크루즈(1)-스톡홀름-항공 이동-코펜하겐(1)-항공 이동-베르겐(1)-플롬-송네 피오르-로엔(1)-브릭스달-예이랑에르(1)-릴레함메르-오슬로-기내(1)-인천
특전 5% 할인, 성인 1인 1매 백화점 상품권 5만원권, 면세점 상품권 5만원권 증정
예약 및 문의 비씨카드 여행서비스 1566-7977 (해외여행 2번, 한진관광 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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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고수들 사이에서만 입소문을 통해 알려졌던 중국 여강. 동방의 베니스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그곳을 찾아 떠난다
동방의 베니스를 찾아 여강
중국 여행 하면 보통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현대화된 도시들을 먼저 떠올리는데,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독특한 매력을 지닌 도시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윈난 성 가까이에 위치한 여강은 특유의 운치 있는 아름다움으로 중국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관광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우리에게 낯선 이름인 여강은 ‘아름다운 강’이라는 의미로, 그동안 중국 사람들조차 잃어버린 땅이라고 여겼던 곳이다. 여강이란 이름은 1996년 대지진 이후 큰 피해를 입고 나서야 중국 전역에 알려지게 되었다. 당시 이곳을 방문한 장쩌민 주석이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 신공항을 건설하는 등 관광지화하기 시작한 것.
개발의 역사가 짧은 만큼 도시의 분위기는 중국의 다른 대도시들과는 달리 차분하고 조용하다. 급격하게 발전하는 오늘날 중국의 이미지와 달리 고즈넉한 풍경 사이를 여유 있게 걸으며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곳.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여강 고성, 일 년 내내 눈이 녹지 않아 ‘동양의 알프스’라 불린다는 옥룡설산 등 이 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볼거리들을 놓치지 말자.
중국 고대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여강 고성
1997년,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여강 고성은 고풍스러운 목조 가옥 100여 채가 모여 독특한 군락을 이루는 곳이다. 십 수 년 전 여강에 대지진이 일어나 많은 피해를 입었는데, 다행히도 이 고성만큼은 끄떡없이 옛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여강 고성은 소수민족인 나시족의 거주지로, 나시족 특유의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들이 가득해 마치 중국 고대로 돌아간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명·청대의 전통 가옥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마을은 고성 전체가 작은 수로를 낀 채 300여 개의 돌다리로 연결되었다. 골목골목 사이로 물이 흐르는 모습이 베니스를 연상시킨다고해서 ‘동방의 베니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수로에는 헤엄치는 금붕어들의 모습이 종종 보여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늑하고 운치 있는 거리에는 여느 유럽 도시처럼 카페와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는데, 곳곳에 허름한 중국의 분식집과 상점이 나란히 이웃하고 거리를 누비는 나시족과 수로에서 채소를 씻는 주민의 모습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강 고성은 다른 고성들과 달리 성벽이 없고 고성 안에 여전히 나시족들이 살고 있어 ‘살아 있는 고성’으로 여겨진다. 고성 전체를 둘러보는 데만 해도 3일이 넘게 걸릴 정도로 규모가 큰 편이니 시간을 두고 천천히 걸어보도록 하자.
은색의 용이 추는 춤, 옥룡설산
여강의 빼놓을 수 없는 상징물은 단연 옥룡설산이다. 윈난 성 서쪽에 위치한 고산으로 해발고도가 5,596m에 이른다. 한라산 3개를 합쳐놓은 것에 조금 못 미치는 높이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공항에서도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고 지금도 지각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씩 해발이 높아지고 있다. 1년 내내 눈이 녹지 않는 만년 설산인 이곳은 동양의 알프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옥룡이라는 이름은 산맥의 모습이 마치 은색의 용이 춤을 추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었다.
설산의 기묘한 자태는 예부터 지금까지 많은 여행자가 등반을 시도했지만, 사상자만 냈을 뿐 어느 누구도 정복한 적이 없는 산 이다.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등반하기는 어려운 지형일 뿐 아니라 산을 이루고 있는 암석이 부서지기 쉬운 석회암이기 때문이라고.
이곳에서는 만년설의 비경뿐 아니라 다양한 고산식물들도 만나볼 수 있다. 하도 희귀한 식물이 많아 ‘식물의 왕국’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횡단 산맥 중에서 고산식물이 가장 많이 자생하는 곳으로 종자식물만도 145과 785족 3,200여 가지에 달한다. 이곳에서 만 볼 수 있는 고유종만 해도 139가지에 이른다고. 해발 3,200m의 고지로 인적이 드물어 거의 완벽한 원시 자연의 생태를 보존하고 있는 신비로운 산이다.
옥룡설산 중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는 운삼평 평원으로, 옥룡설산 입구에서 환경보호 차량으로 약 20분, 케이블카로 5분가량 이동하면 도착한다. 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거나 참나무 길을 따라 걸으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이상향의 도시, 샹그릴라
여강 일대에는 함께 둘러보면 좋을 만한 다양한 관광지가 많다. 그중 샹그릴라는 소설가 제임스 힐턴이 그의 작품 <잃어버린 지평선>에서 이상향의 도시로 지칭하면서 알려진 곳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인들에게 열렬한 환호를 받은 작품 덕에 샹그릴라가 어디일까에 대한 의문이 증폭됐고, 그 일대에 비슷한 풍경을 가진 도시들 중 인도, 혹은 티베트라는 등 다양한 설이 난무했다.
결국 중국 정부가 재빠르게 기존의 ‘중전’이라는 지명을 샹그릴라로 개명했다. 이곳은 중국 윈난 성의 북서쪽에 위치한 티베트족 자치주의 현으로 평균해발이 약 3,200m인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1679년 제5대 달라이라마가 창건한 작은 포탈라궁이라고 불리는 티베트 불교 사원인 송찬림사, 거울처럼 맑은 호수와 아름다운 초원 벽탑해,소도호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베일에 싸인 티베트 고유의 문화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1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세계에서 제일 높은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인상여강쇼’
2 여강 고성의 고즈넉한 풍경
3 샹그릴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인 벽탑해 국가공원
4 티베트 불교 최고의 사원인 송찬림사
여강 5/6일
상품가 1,199,000원부터
출발일 5/15, 18, 22, 25, 26, 6/1 (6회)
항공 대한항공
일정 인천-여강(2/3)-대리(1)-샹그릴라(1)-기내(1)-인천
예약 및 문의 비씨카드 여행서비스 1566-7977 (해외여행 2번, 롯데관광 4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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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좋은 나라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캐나다. 아름다운 자연과 활기찬 도시가 만나 만들어내는 무궁무진한 매력을 만난다.
무한한 매력의 나라 캐나다
신의 축복을 받은 아름다운 대자연이 있는 캐나다는 세계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큰 나라다. 드넓은 영토에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은 전체 면적의 불과 7%. 아직까지 사람의 손이 전혀 닿지 않은 산과 계곡이 지천에 널린 풍경은 평화롭고 여유가 넘친다. 이렇듯 캐나다 하면 흔히 아름다운 대자연의 풍경을 떠올리는데 이곳의 매력은 알면 알수록 무궁무진하다. 거대한 영토와 축복받은 환경에서 다양한 인종이 살아가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문화를 끝없이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캐나다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대자연과 도시의 매력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캐나다의 관문 밴쿠버, 정원의 도시 빅토리아,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 토론토 등 저마다 매력을 뽐내는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면 거대한 호수와 산맥, 나이아가라 등 대자연이 감동의 모습을 드러낸다. 혹자는 캐나다를 지루한 천국이라고 표현했다지만, 직접 경험해보면 이 말은 전혀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쾌적한 여행지이자 보면 볼수록 ‘살고 싶은 곳’의 진가를 발휘하는 곳, 볼거리와 즐길 거리, 먹을거리가 가득한 그야말로 흥미로운 천국으로의 여정을 떠나보자.
가장 살기 좋은 곳, 밴쿠버
밴쿠버는 흔히 캐나다의 관문으로 불리는 곳으로, 토론토와 몬트리올 다음으로 세 번째로 큰 도시다. 인구 50만여 명인 밴쿠버는 200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선정될 만큼 도시와 자연이 조화를 잘 이룬 평화로운 곳이다. 특히 여름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아 습도가 낮고 시원하며, 겨울에도 영하 5도 이상 내려가지 않아 언제 방문해도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이곳은 유럽과 미주인들은 물론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많아 국제도시다운 면모를 물씬 풍기며, 여행자를 위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밴쿠버는 커다란 만을 사이에 두고 남부와 북부로 나누어지는데, 이 가운데 밴쿠버 최고의 자랑거리인 스탠리 공원이 있다. 한때 무기 창고가 있어서 개발을 억제한 덕에 아직까지 원시림의 자연 생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아름다운 공원이다. 워낙 거대한 규모이기 때문에 걸어서 다 돌아본다는 것은 무리다. 자전거를 빌려 공원길을 따라 달려보노라면 자유가 온몸으로 느껴지는 듯하다. 다운타운 최대의 번화가는 롭슨 스트리트 일대로, 다국적 사람들로 늘 붐비는 곳이다.
세계 각국의 식당은 다 모아놓은 듯 다양한 레스토랑이 즐비하고, 예약 없이는 먹기힘든 유명 레스토랑도 많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의 특성상 해산물 요리가 일품이다. 거리를 따라 늘어선 예쁜 숍을 구경하며 윈도쇼핑을 즐겨도 좋다. 저녁에 맥주 한 잔을 즐기고 싶다면 유럽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개스타운으로 향해보자. 15분마다 증기를 뿜어내는 증기 시계가 보이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캐나다 최초의 번화가로, 초기 정착자들이 세운 여관과 술집이 남아 있다. 어디를 방문해도 세월의 멋스러움이 묻어나는 인테리어가 정겹다.
영국적 색채가 밴 고풍스러운 도시, 빅토리아
밴쿠버에서 카페리로 약 1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빅토리아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주도다.
마치 영국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할 만큼 영국적 색채가 짙게 밴 고풍스럽고 한적한 풍경이 인상적이다. 특히 정원의 도시라 불릴 만큼 꽃과 나무가 아주 많아 도시 전체가 아기자기하고 푸름으로 가득하다.
바다와 산으로 둘러싸인 빅토리아의 장점은 자연과 도시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 근사한 쇼핑센터, 레스토랑, 박물관 등이 늘어선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도 세계 최고의 골프 코스, 스키 슬로프, 하이킹 등산로 등 자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빅토리아의 운치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야경. 엠프레스 호텔과 주의사당을 밝히는 전구와 항구에 뜬 하얀 요트가 어우러져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낭만적 광경을 연출한다.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엠프레스 호텔은 애프터눈 티타임으로 유명하니 낮에 방문해 옛날 상류사회로 이동한 듯 우아한 시간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나이아가라 폭포를 제대로 보는 방법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봐야 한다는 나이아가라 폭포. 나이아가라는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걸쳐 있는데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미국이 아닌 토론토 쪽에서 바라봐야 한다. 폭포와 거리가 훨씬 가까울 뿐 아니라 폭포가 떨어지는 모습이 캐나다를 향해 있어 더욱 아름답기 때문이다. 나이아가라는 원래 인디언들에게만 알려진 폭포였는데, 1678년 프랑스 선교사에 의해 발견된 이후 현재까지 북아메리카의 제1 폭포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폭포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수 양은 1초당 백만 개의 욕조를 채울 만큼 어마어마하다. 엄청난 양의 물이 커다란 굉음을 내며 빠른 속도로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
멀리서도 물방울의 기운이 느껴질 정도다. 폭포 주변은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는데, 곳곳이 잘 정비되어 있어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재미있다. 나이아가라 아래의 작은 마을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는 아기자기한 유럽풍의 마을로 마치 동화 속에 들어선듯한 재미가 느껴진다.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교회’ 를 만나볼 수 있다.
1 영국적 색채가 깊게 밴 도시 빅토리아의 낭만적인 야경
2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인 로키에 위치한 호수, 레이크 루이스
3 빅토리아에 위치한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주의사당
캐나다 8/9일
상품가 2,999,000원부터
출발일 매주 수, 금, 토요일 출발
항공 에어캐나다
일정 밴쿠버-빅토리아(1)-밴쿠버(1)-캘거리-밴프(1)-레이크 루이스-캘거리(1)-토론토-나이아가라(1)-토론토(1)
특전 룸당 와인 제공(성인 한정)
예약 및 문의 비씨카드 여행서비스 1566-7977(해외여행 2번, 하나투어 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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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하고 거대한 산맥의 풍경은 사람을 숙연하게 만든다.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10대 협곡 중 하나로 손꼽히는 태항산의 절경 역시 인생에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
중국의 그랜드캐니언 태항산
중국의 풍경구로는 영화 <아바타>의 배경이 된 장가계가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곳은 태항산의 협곡. 규모나 웅장함 면에서 장가계를 훌쩍 뛰어넘는 곳이 바로 태항산 풍경구들이다. 이곳은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10대 협곡 중의 하나이자 엄청난 규모로 ‘중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는 별명이 붙은 대협곡이다. 하지만 크기에 비해 아직까지 관광지로 개발된 지역이 전체 면적의 20%에 불과해 태곳적 자연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기도 하다.
수억 년 동안 생성된 거대 협곡인만큼 각 풍경구는 시대별 지질학적 특성을 그대로 나타내 탄성을 자아내고, 이와 함께 어우러진 아름다운 폭포수의 모습은 풍경에 방점을 찍는다. 그동안 태항산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베이징이나 칭다오까지 간 다음 버스로 장시간을 이동해야 했는데 최근에는 직항 편이 생겨 방문하기 편리해졌다. 올봄, 더욱 가깝게 대자연의 감동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거대 협곡
중국인들은 태항산을 일컬어 ‘물의 정수, 태산(泰山)의 웅장함, 화산(華山)의 험준함, 구채구(九寨溝) 대자연의 경이로움, 황산(黃山)의 빼어남을 모두 겸비한 곳’이라고 말한다. 그들조차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태황산의 풍경은 황산, 장가계 등 웬만한 곳을 모두 가본 사람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이곳은 하남 성, 하북 성, 산서 성 등 3개 성에 걸쳐 남북으로 600㎞, 동서로 250㎞에 뻗어 있는 거대한 산이다. ‘어리석은 영감이 산을 옮긴다’는 뜻의 사자성어인 우공이산(愚公移山)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태항산이란 커다란 산이 줄지어 있다는 의미로 거대한 풍경은 흔히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에 비교되곤 한다. 하지만 바라보는 풍경은 확연히 다르다.
그랜드캐니언의 경우 보통 위에서 아래를 감상하게 되는데 태항산의 경우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구조로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훨씬 더 잘 느낄 수 있다. 이곳은 모습만큼이나 웅대한 영혼을 담고 있어 중국인들에게는 신령스러운 산으로 알려졌으며, 예부터 많은 문인들에게 창작의 원천이 되곤 했다. 태항산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지역이다.
이곳에 위치한 1,500km에 이르는 인공 수로 ‘홍기거’는 사회주의 중국 건설과 성장의 상징으로, 중국의 건국 정신이 살아 있는 모태라고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후진타오 주석이 회담을 할 때마다 등장하는 배경 그림이 태항산이라고. 일제강점기에는 항일 독립운동의 전투가 벌어져 우리와 인연이 깊다. 중국의 지명에도 영향을 끼쳐 산둥 성의 경우 태항산 동쪽에 위치해 있다고 해 산둥(山東) 성이라 불린다.
이곳은 태항산 대협곡, 만선산, 왕망령, 구련산, 팔리구, 천계산 풍경구의 총 6개 풍경구로 이루어져 있어 각 풍경구만의 특징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태항산 최고의 코스인 구련산, 만선산 풍경구를 둘러보고 아름다운 일출과 운해를 조망할 수 있는 왕망령과 도화곡, 왕상암, 태항평호로 이어지는 태항산 대협곡을 관광하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다.
태항산 관광의 필수 코스, 도화곡
태항산 대협곡 관광을 시작하게 되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장가계와는 사뭇 다른 인상을 느낄 수 있다. 뾰족한 석림(石林)들이 어우러져 여성미를 뽐내는 장가계와 달리 선이 굵은 남성미가 진하게 풍긴다.
거대한 붉은빛 암석 벽이 마치 병풍처럼 협곡을 이루고 있다. 태항산 대협곡 풍경구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은 바로 도화곡이다. 이곳을 보지 않고는 태항산을 봤다고 말하기 힘들 정도의 대표 계곡이다. 도화곡 계곡은 티베트 자치구의 브라마푸트라 계곡, 운남 성의 금사강 호도협, 내몽고 지역의 황하 진섬대 계곡 등과 함께 중국의 10대 계곡 중 하나로 꼽히는 곳으로, 걷기에 비교적 완만한 편이라서 초보자들도 많이 찾는 코스다.
들어서기 전부터 층층이 싸여 있는 기이한 형태의 산을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코스를 따라 걸으면 걸을수록 웅장한 협곡과 깎아지른 듯 거대한 암벽 등 더욱 기묘한 광경이 이어진다. 협곡을 가로질러 가다 보면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서 집을 짓고 사는 현지인들의 모습도 멀리서나마 볼 수 있다. 이 모두가 기이한 자연과 어우러져 마치 상상 속 그림처럼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1만 신선이 사는 만선산
태항산 대협곡의 또 다른 명소인 만선산은 신선의 산이라 불리는 곳이다. 만선산이란 1만 명의 신선이 사는 이란 뜻으로 중국에서도 숨겨진 비경으로 꼽힌다. 입구에서 30여 분 차를 타고 이동하면 바라보기만 해도 아찔한 절벽이 나타나는데, 이 위에는 13명의 주민이 5년 동안 공사를 거쳐 1977년에 완성했다는 길이 1,250m 동굴 도로 ‘절벽장랑’이 모습을 드러낸다. 절벽장랑의 터널을 넘어가면 마치 인간계에서 신선계로 넘어가듯 풍경이 완연히 달라진다. 터널을 넘어 아찔하기 그지없는 절벽 위에는 궈량촌, 난핑촌 마을이 있다.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소박해 보이는 마을이지만 과거 모택동이 이끄는 공산당이 장개석이 이끄는 국민당과의 국공 전쟁에서 밀려 이곳으로 들어와 주덕 군사와 합류해 처음의 2개 사단을 8개 사단으로 만들어 국민당 세력을 꺾었다는 전설이 있다. 이 때문에 마을은 당시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촬영장으로도 유명하다.
1 멀리서 내려다본 태항산의 장엄한 풍경
2 1만 신선이 산다는 만선산 풍경구의 모습
3 풍경구 곳곳에는 아직까지도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태항산 4/5일
상품가 499,000원부터
출발일 매주 수(3박 4일), 토요일(4박 5일)출발
항공 티웨이항공
일정 인천-석가장-대협곡-신향-임주-안양-석가장-인천
태항산 4/5일
상품가 749,000원부터
출발일 매주 수(3박 4일), 토요일(4박 5일)출발
항공 티웨이항공
일정 인천-석가장–낙양- 등봉- 신향- 임주-대협곡- 안양- 석가장-인천
예약 및 문의 비씨카드 여행서비스 1566-7977 (해외여행 2번, 모두투어 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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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요즘, 정작 잊고 있었던 내 나라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전국에 숨어 있는 맛과 멋을 흠뻑 느낄 수 있는 기회.
한국의 맛과 멋을 찾아 내나라 여행
최근 TV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의 공통점이 있다. 아이와 아빠가 함께 오지 마을로 테마 여행을 떠나거나 연예인들이 전국의 명소를 찾아 캠핑을 즐기는 등 국내 여행을 소재로 하는 것이다. 이들이 방문한 곳은 이내 인기 관광지로 떠오르곤 한다. TV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정작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모르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여행 하면 해외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국내 여행은 해외여행과 비교할 수 없는 많은 장점이 있다. 온 가족이 함께 떠나도 비용이나 수고에 대한 부담이 덜하고, 아이들에게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이자 부모님들에게는 오랜 추억이 되는 좋은 선물인 것. 특히 5월을 맞아 봄꽃이 절정을 이룬 이맘때는 가장 쾌적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적기다.
국내 여행이 서서히 붐을 일으키면서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한국 일주 프로그램은 서울에서부터 부안, 목포, 남해, 부산, 대구, 평창까지 전국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것으로, 7일 정도의 여유가 필요하다. 시간을 많이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서부나 동부, 혹은 한려수도 등 핵심 지역만 돌아보는 코스도 인기다. 여행 프로그램에는 박식한 가이드와 문화 유산 해설사의 세심한 설명과 재미있는 이야기가 함께해 여행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전국 팔도의 별미를 맛보는 것 또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숨겨진 비경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맛있는 음식까지. 한국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체험해봐야 할 내 나라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역사와 문화를 따라 떠나는 서부 여행
한국 고유의 풍류와 멋을 체험하고 싶다면 서부권으로의 여행을 추천한다. 특히 전주는 한국의 미가 그대로 살아 있는 예향의 고장으로, 서부권 여행에서는 빼놓지 말아야 할 필수 여행지다. 전주를 대표하는 한옥마을은 일제 치하에서 일본인 상권 확장을 저지하기 위해 뜻있는 상인들이 모여 한옥을 지어 마을을 이룬 곳으로, 아직까지도 그대로 보존된 집과 골목 사이마다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흐른다. 한옥마을과 나란히 서서 아름다움을 뽐내는 전동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의 디자인과 유려한 곡선미가 돋보이는 건물. 이곳은 대표적인 출사지로 꼽힌다. 한옥마을과 서양식 성당, 이질적인 듯한 두 풍경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묘한 아름다움은 어디를 찍어도 근사한 광경을 연출해낸다. 이 밖에도 서부 여행에는 놓치기 아쉬운 보석 같은 장소가 많다. 전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부안의 내소사, 지쳐 있는 심신에 청량감을 불어넣는 담양의 대나무 숲, 싱그러운 향기가 가득한 보성 녹차밭 등 하나하나 그림 같은 절경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바람이 시가 되는 그 섬을 찾아 한려수도
한려수도는 이제 국내 여행의 베스트셀러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여행지다. 망망대해에 떠 있는 진주같이 흩뿌려진 섬들. 이곳에 머무르고 있노라면 어느새 파도는 음악이 되고 바람은 시가 된다. 낭만이 있는 여행을 꿈꾼다면 두말할 것 없이 찾아야 할 곳이다. 아름다운 바다와 섬을 관광하기 위해서는 보통 케이블카를 이용한다. 한려수도 케이블카는 8인승 곤돌라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하게 되는데, 선로의 길이만 1,975m로 국내 최장의 길이를 자랑한다.
미륵산 정상까지 잘 닦인 나무 데크를 따라 10분 정도 천천히 오르면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바다와 섬, 그리고 통영 시내의 아기자기한 모습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국가 지정 문화재 명승 13호로 지정된 등대섬은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아름다움에 대미를 장식한다. TV 속 CF에서나 보던 기암괴석과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망망대해와 푸른 초원을 배경으로 하얀 등대가 서 있는 아득한 풍경이 펼쳐진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풍경에 빠져 있노라면 어느새 힐링의 기운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자연이 주는 치유의 힘에 감사하게 되는 순간이다.
동해 바다와 백두대간을 따라 동부 여행
동해 바다와 백두대간을 끼고 위용을 뽐내는 동부에서는 다양한 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동계 올림픽이 열릴 평창을 비롯한 설악산 국립공원에서 느껴보는 자연의 아름다움은 물론 천년 고도 경주와 엘리자베스 여왕이 다녀간 안동 하회마을에서 체험하는 문화의 향기, 근대화의 상징인 울산 현대중공업의 당당한 위업과 제2의 항구도시이자 해운대가 있는 부산에서 즐기는 낭만까지. 잊고 지냈던 고도의 매력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이 밖에도 내 나라 여행을 할 때에는 안동 양반상차림과 대구 동인동 찜갈비, 평창 오대산산채정식, 속초 회정식 등 계절에 맞는 지역 별미 음식과 대명리조트 변산 클라우드9, 현대호텔 목포, 힐튼 남해 골프 & 스파 리조트, 노보텔 앰배서더 해운대, 노보텔 대구 시티 센터,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내 인터컨티넨탈 호텔 등 특급 호텔에서의 숙박이 제공된다. 진정한 휴식과 품격 있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부족함이 없는 선택이 될 듯.
1 한려수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국내 최장 길이의 케이블카
2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 하회마을
3 보는 것만으로도 향기가 전해오는 보성 녹차밭의 푸른 풍경
한국일주 7일
상품가 1,200,000원
출발일 매주 금요일
일정 서울-부안(1)-목포(1)-남해(1)-부산(1)-대구(1)-평창(1)-서울
서부권일주 4일
상품가 650,000원
출발일 매주 금요일
일정 서울-진안-전주-부안(1)-담양-목포(1)-보성-남해(1)-진주-서울
동부권일주 4일
상품가 650,000원
출발일 매주 월요일
일정 서울-진주-부산(1)-울산-경주-대구(1)-안동-평창(1)-속초-서울
한려수도 3일
상품가 450,000원
출발일 매주 금요일
일정 서울-통영-거제(2)-하동-서울
예약 및 문의 비씨카드 여행서비스 1566-7977 (해외여행 2번, 하나투어 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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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 다도해를 품은 바닷가 마을
통영 여행
오종종하게 흩뿌려진 수많은 섬들이 환상의 다도해를 그려내는 통영 앞바다.
남도의 정취 가득한 아름다운 항구도시로의 여행. 에디터 전수희(프리랜서) 사진 홍상돈(프리랜서)
통영은 크게 통영 반도와 미륵도, 그리고 다도해를 이루는 526개의 섬으로 나눌 수 있다. 사실 뱃길을 단축시키기 위해 좁은 길목을 파 운하를 만들기 전까지 원래 미륵도는 통영 반도와 하나였다. 하지만 오랜 세월 따로 나뉜 탓인지 통영 반도와 미륵도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통영 반도는 충렬사와 동피랑, 중앙시장, 남망산 조각공원등 걸어서 반나절 만에 여행을 마칠 수 있을 정도로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밀집되어 있다. 그에 반해 해안도로를 따라 목가적인 전원 풍경을 즐기며 유유자적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미륵도다. 상반된 매력을 품은 통영 반도와 미륵도는 다도해 여행의 묘미를 더한다.
햇살이 아지랑이 피는 쪽빛 다도해
달아공원, 남망산조각공원, 사량도 옥녀봉, 연화도 용머리 등 통영 8경 중 통영 다도해 풍경의 결정판은 단연 미륵산 정상이다. 물론 각각 스폿의 특색과 운치가 조금씩 다르지만 한려수도를 가장 넓고 멀리 볼 수 있으니 개중 꼭 한 곳을 골라 가야 한다면 종합 선물 세트 격인 미륵산 정상이 제격이다. 미륵산 정상을 오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등산을 하거나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것이다. 등산을 하려면 용화사 코스나 미래사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올라가는 데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산세가 험하지 않아 쉬엄쉬엄 산책하듯 오를 수 있다. 반면 케이블카를 타면 미륵산 8부 능성까지 단숨에 올라갈 수 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부지런히 나무 계단을 따라 20분 정도 오르면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산 정상에 오르는 순간 온 사방으로 막힐 것 없이 펼쳐지는 벅찬 풍경. 사람들은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그 경계를 찾아내려는 듯 일제히 아득한 수평선을 향해 시선을 쏟아낸다. 그곳에는 크고 작은 다도해의 섬이 첩첩산중의 능선처럼 차곡차곡 포개져 있고 망망대해에 쏟아진 따사로운 햇살이 아지랑이가 되어 피어오른다.
먼 곳의 시선을 발아래로 옮기면 작은 어선들이 정박한 항구와 하얀 실로 한 땀 한 땀 수놓은 듯한 양식장 등 통영의 삶이 한눈에 들어온다. 수면 위로 햇살 부서지는 통영의 앞바다는 마치 보석이 박힌 듯 반짝거린다. ‘통영과 한산도 일대의 풍경 자연미를 나는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 정상 전망대에 세워진 정지용 시인의 문장비 첫 구절을 아로새기게 하는 순간이다. 미륵산에서 내려와서 잊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 있다. 케이블카 승차장에서 차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에 위치한 전혁림미술관이다.
7,500여 장의 세라믹 타일로 만들어 붙인 외관부터 예사롭지 않은 이곳은 통영이 낳은 색채의 마술사 전혁림이 30년 가까이 살던 집터에 세워진 미술관으로 전혁림의 작품과 아들이자 화가인 전영근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독학으로 입문해 회화, 조각, 벽화, 도자기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코발트블루와 오방색으로 자신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펼쳤던 전혁림의 모든 것을 관람할 수 있다. 남도의 정취가 가득한 통영 반도 임진왜란 당시 수군의 근거지였던 통영에는 여전히 그 역사적 흔적이 남아 있다. 여황산 기슭에 자리한 세병관과 그 인근에 충무공 위패를 모신 충렬사가 그것이다.
그중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기리기 위해 1906년 지어진 충렬사는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이충무공 사당으로 유일하게 남아 존재하는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길 오른쪽으로 좀처럼 보기 드문 아름드리 동백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하나는 350년, 다른 하나는 400여 년의 세월을 살아낸 고목이다. 동이로 물을 길어다 먹던 시절, 옛 아낙들은 탐스럽게 여문 이른 봄날의 붉디붉은 동백 꽃잎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조심스레 따다 물동이에 띄우곤 했단다. 충렬사에서 동백나무만 보고 뒤돌아 나가선 안 된다. 강한루를 통과해 충무공의 영정을 모셔놓은 정당에 이르면 담장 너머로 빽빽한 대나무 숲이 펼쳐진다. 아직 기운이 세찬 바닷바람이 대숲에 닿는 순간 ‘쏴악’ ‘사그락사그락’ 예상치 못한 청량한 울림이 경내를 깨운다. 댓잎이 서로 몸을 부대끼는 소리, 대나무 끄트머리가 휘청거리며 서로 엇갈리는 소리. 눈으로 소리를 듣고 있자니 한 올 한 올 바람이 만져지는 듯하다.
충렬사를 나와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항구로 간다. 충무 김밥과 꿀빵을 파는 상점이 줄지어 있는 길 사이 좁은 골목에 활어가 펄떡이는 중앙시장이 있는데, 관광객들의 행렬을 따라 그 옆 골목으로 동피랑을 오른다. 50여 가구가 다닥다닥 모여 살던 허름한 달동네. 동피랑은 철거 위기에 놓였을 때 오갈 데 없어질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벽화를 그리기 시작해 이제는 통영에서 첫손에 꼽히는 명물이 되었다.
동피랑에 깃든 사연처럼 벽화는 알록달록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하지만 지금의 유명세는 온전히 마을 담장에 그려진 벽화 덕분만이 아니다. 바닷가 작은 항구 앞 경사가 가파른 구릉에 자리 잡은 그림 같은 마을. 피랑은 사투리로 절벽을 뜻하는 말로 동피랑은 이름 그대로 바다 곁 나지막한 절벽에 첩첩이 쌓아 올린 집이 마을을 이루는 곳이다. 구불구불 길을 따라 가파른 숨을 고르며 오르다 보면 발아래 펼쳐지는 고즈넉한 바다 정원과 바다를 사랑하는 예술가들이 그린 동화 같은 이야기가 이어진다. 평지가 드문 척박한 땅이 만든 독특한 조형미와 화려한 색채가 스민 통영의 정서는 그 삶이 고단하지만은 않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낮과 밤, 다채로운 바다 풍광
산양읍에서 시작해 달아공원을 잇는 산양일주도로를 달리다 보면 초록의 숲과 쪽빛 바다 사이, 벼랑에 바다를 향해 층층이 올라붙은 마을과 다랑이논이 계속된다.
동피랑과 생태가 비슷한, 통영 바닷가 마을이 보통 이렇다. 구릉지가 중첩된 지형이라 평야가 없고 이처럼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촌락이 형성되어 있다. 산허리를 에두르는 해안도로 아래로 파랑, 주황, 초록 색색의 지붕 틈새 구불구불 농로가 이어지고, 그 길은 다시 농작물이 움튼 다랑이논으로 통한다. 저 멀리 미륵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던 그림과는 또 다른, 통영의 삶이 묻은 애잔한 풍경. 동백꽃 질 무렵에는 코발트블루의 바다가 넘실대는 해안을 따라 선홍빛 동백 꽃봉오리가 툭툭 땅으로 내려앉으며 바다와 육지의 경계를 만든다.
한낮의 선명한 컬러가 밤이 되면 아련하게 바다로 번진다. 바닷가 마을의 야경이 수면 위로 투영되며 도시가 새로 태어난다. 야경 포인트는 충무교 위 통영운하. 미륵도와 통영 반도 사이 좁은 바닷길 주변 가로등과 풍부한 통영의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음식점들의 네온사인, 그리고 도로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차, 통영대교와 충무교의 화려한 불빛, 이 모든 것이 어둠 속에서 한데 어우러지며 반전의 통영 바다를 완성한다. 이곳에서 통영 여행을 마친다. 하지만 통영이 품은 풍광은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동시에 또 다른 여행을 꿈꾸게 한다.
1 통영의 명물, 동피랑.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바닷가 마을 사람들의 아름다운 동화가 펼쳐진다.
2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얼이 서린 충렬사
3 동피랑에서 내려다본 동양의 나폴리, 통영의 항구 풍경
4 통영의 아름다운 색을 화폭에 담은 화가, 전혁림미술관 내부
5 무수한 색이 칠흑 같은 밤바다를 화려하게 수놓는 통영대교의 야경
Travel Information
● 가는 길 대전-통영고속도로를 타면 서울 등 수도권에서 4시간 30분∼5시간쯤 걸린다. 통영 시내로 진입하려면 통영 IC를 이용하면 된다.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사천 나들목에서 33번 국도로 들어선다. 국도를 타고 사천과 고성을 지나면 통영 시내로 들어선다.
● 통영의 맛 반찬과 밥을 따로 내어주는 충무김밥, 팥을 가득 넣고 튀긴 꿀빵, 주인 마음대로 안주가 나오는 술집인 다찌 등 통영은 참 먹거리가 풍부하다. 하지만 다른 건 제쳐두더라도 이맘때 통영에서는 도다리쑥국과 멍게를 꼭 먹어봐야 한다. 통영은 우리나라 멍게 양식의 70% 이상을 차지하는데, 지금이 수확철이다. 샤부샤부부터 회무침, 비빔밥 등 입 안에 가득 퍼지는 향긋하면서도 독특한 산지의 멍게 향이 일품이다. 또 하나, 통영의 봄 바다에서는 도다리가 한창이다. 주로 회로 많이 먹는데, 아직 회로 먹기에 살이 무른 어린 도다리에 쑥을 넣고 끓여 먹는 것이 바로 도다리쑥국이다. 통영 시내 거의 모든 음식점에서는 도다리쑥국을 만들어 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