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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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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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itation to the Forest
가자, 안온한 숲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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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사는 단연 숲이다. 나무와 꽃, 풀이 그득한 이 초록의 세상은 순환하는 계절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생동하는 기운으로 삶에 대한 활기까지 불어넣는다.
그저 고마운 이 봄, 그저 주어진 자연 속으로 떠나는 여행.


EDITOR JE MIN 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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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백두대간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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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산림의 초대장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에서 운영 중인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전 세계 에서 두 번째 규모, 아시아에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수목원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백두대간을 따라 이어지는 산림 지역의 생물자원을 관리하고 다양한 교육과 체험, 관람 등을 지원하고 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백두대간의 산군으로 불리는 백두산 호랑이의 종 보전과 연구를 위해 호랑이 숲을 조성해 개방하고 있는데, 이곳은 수목원 내에서도 단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공간. 하지만 이 외에도 방대한 규모 속에서 가꾸고 있는 다채로운 나무, 꽃 등 식물별 공간을 갖추고 계절마다 볼거리를 제공하므로 오직 봄에만 만날 수 있는 전시원은 꼭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완연한 봄에 가장 아름답게 피는 장미를 볼 수 있는 ‘장미정원’을 비롯해 다양한 색감의 꽃을 계절마다 교체 식재하는 ‘무지개정원’, ‘사랑의 기쁨’이라는 꽃말을 지닌 봄철 대표 꽃 진달래를 종류별로 감상할 수 있는 ‘진달래원’은 절로 봄을 찬미하게 만든다. 수목원의 주요 스폿을 구석구석 탐방하고 싶은 이용자를 위해 수목원 내부를 순환하는 전기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주소 :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춘양로 1501
운영 시간 : 09:00~18:00(입장 마감 17:00,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당일 휴원)
문의 : 054-679-1000, www.bdna.or.kr
삼선산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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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청정한 놀이터

삼선산수목원은 약 7년의 조성 기간 끝에 탄생한 산속 자연 학교다. 그리 높지 않은 산으로 둘러싸인 당진이지만, 삼선산 아래 수목원을 조성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린 것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살려내려고 했기 때문. 오랜 시간 끝에 문을 연 삼선산수목원은 1200종 이상의 식물이 자라는 자연 체험 학습장이자 도심과 인접한 곳에 자리해 당진 시민들을 위한 휴식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마가목, 원추리, 일월비비추, 홍만병초 등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생소한 이름의 수목 유전자원도 보유하고 있어 수목원만의 즐길 거리를 풍성하게 선사한다. 입구의 정원은 가장 처음 만나는 ‘습지원’과 ‘생태연못’을 통해 수목원의 첫인상을 드러내는데, 특히 생태연못은 첫째 날 밤엔 흰색이었다가 이튿날 밤엔 진한 분홍색으로 바뀌고 사흘째 밤에 물속으로 가라앉는 빅토리아연(큰가시연꽃)을 볼 수 있어 많은 방문객이 연꽃의 개화 시기에 맞춰 찾는다고. 숲속 도서관인 ‘씨앗도서관’과 숲 해설, 숲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당진시에서 운영하고 있어 어린아이들을 위한 학습 장소로도 손색없다.

주소 : 충청남도 당진시 고대면 삼선산수목원길 79
운영 시간 : 09:00~18:00(입장 마감 17:30,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당일 휴원)
문의 : 041-350-4187, www.dangjin.go.kr/samsu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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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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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의 향연 속으로

봄이면 철쭉 군락이, 가을이면 억새밭이 장관을 이루는 황매산군립공원. 해발고도 1113m의 이 산 중턱에는 지난 2018년 11월 문을 연 황매산수목원이 자리하고 있다. 황매산에 서식하는 2000여 종의 야생화를 비롯해 동식물이 어우러져 생명의 터전이란 바로 이런 곳임을 보여준다. 수목원에 들어서 방문자 센터를 지나면 본격적인 수목원 관람이 시작되는데, 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안내도를 확인하며 느긋하게 산책하듯 둘러보는 걸 추천한다. 맑은 날이면 합천의 산세가 선명하게 펼쳐지는 전망덱은 수목원 내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필수 코스. 해발고도 760m에 자리한 전망 덱은 그 모양이 종이비행기를 닮았다고 해서 ‘종이비행기 전망대’라고도 불린다. 이 외에도 덩굴식물원, 자생식물원, 약용식물원, 음지식물원, 식용식물원 등 주제를 세분화한 장소에서 각 식물의 특징을 오롯이 살펴볼 수 있다. 황매산군립공원에서는 도슨트와 함께하는 철쭉 군락지 해설 프로그램을 봄철 한 달간 운영한다. 군립공원의 역사부터 자생식물종의 유래 등에 관해 들을 수 있으며, 선착순 접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수목원 방문 시 사전 문의가 필요하다.

주소 : 경상남도 합천군 가회면 황매산공원길 264-17
운영 시간 : 3월~10월 09:00~18:00(입장 마감 17:00, 11~2월 09:00~17:00, 매주 월요일, 설·추석 연휴 휴원)
문의 : 055-930-4759, 인스타그램 @hwangmae_love



아침고요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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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가는 녹음의 숲속

드넓은 터를, 약 10만 평 규모에 5000여 종의 식물이 자라는 수목원으로 변모시키는 데 한 사람의 첫 발걸음이 주요하게 작용한 공간이 있다. 바로 축령산 자락 아래에 위치한 아침고요수목원이다. 한상경 설립자가 한국의 아름다운 정원을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든 이곳은 올해로 문을 연 지 20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깔끔하게 가꾼 수목원의 정석을 보여준다. 초기에는 10개 남짓이었지만, 현재 26개로 늘어난 테마 정원이 수목원 내부를 채우고 있다. 대한민국 지도 모형으로 정원을 가꾼 ‘하경정원’은 남북을 꽃길로 표현해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은 곳. 특히 지도 형태가 잘 보이도록 높은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를 정원 옆에 조성한 배려가 돋보인다. 설립자가 안동에서 직접 옮겨온 향나무 ‘천년향’ 역시 아침고요수목원의 주요 볼거리 중 하나로, 오랜 세월을 견뎌온 고목의 고고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길이 50m의 현수교 ‘구름다리’는 능수정원과 분재정원을 잇는 구간에 설치해 각 공간으로의 이동이 용이하도록 신경 썼다. 산수경온실에서는 오는 4월 16일까지 ‘야생화에 숨겨진 이야기’라는 이름의 전시회가 열린다.

주소 : 경기도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432
운영 시간 : 11:00~21:00(토요일 ~23:00, 입장 마감 1시간 전, 연중무휴)
문의 : 1544-6703, www.morningcal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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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 Escape: ZÜRICH
Sweet Escape: ZÜ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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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를 생각할 때, 눈 덮인 설산의 이미지만 떠오른다면 스위스의 반만 안다는 의미다.
특히 수도 취리히는 단순히 스위스의 관문일 뿐 아니라 오랜 역사와 문화, 트렌디한 디자인과 힙한 아트 신이 다양하고 밀도 있게 어우러진 알찬 도시다. 봄기운이 넘실대는 4월, 취리히에서 즐기는 새봄맞이. 자료 제공 스위스 정부관광청(www.myswitzerland.co.kr)
EDITOR KIM K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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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취리히 문화와 예술을 연결하는 4번 트램

취리히는 작지만 알찬 도시다. 건축과 예술, 디자인 등 다양한 문화를 함축하고 있다. 취리히 곳곳에 분포한 다양한 장면을 살피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4번 트램에 탑승하는 것. 여행자가 찾으려는 취리히의 대표적 장소들을 한 번에 잇는다. 시작은 일단 취리히 중앙역. 여기서는 어느 방향으로든 가기 좋다. 한스 힐피커가 디자인한 시계 앞에 서서 목적지만 정하면 된다. 옛 산업 지대를 복원한 자리에 힙한 문화 예술 공간과 레스토랑 등이 들어선 웨스트 지역의 크라이스 5구역, 뮤지엄과 갤러리가 몰려 있는 취리히 호수 주변, 그리고 올드 타운으로 가는 기점 역시 중앙역이다. 이를테면 취리히의 산업과 제품 디자인에 관한 방대한 토픽을 큐레이팅하는 디자인 박물관 ‘무
제움 퓌어 게슈탈퉁(Museum für Gestaltung)’은 전시관이 여러 지역에 나뉘어 있다. 취리히 북쪽에 있는 토니- 아레알(Toni-Areal)과 올드 타운 인근 아우스텔룽스슈트라세(Ausstellungsstrasse) 그리고 취리히 호반에 있는 르코르뷔지에 파빌리옹(Le Corbusier Pavilion)에서 패션, 주얼리, 필름, 그래픽, 타이포그래피, 사진, 가구, 공예, 건축, 무대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시를 여는데 이 모든 전시관이 4번 트램으로 연결된다.
2 미식에서 쇼핑까지, 취리히 핫플이 모인 곳. 크라이스 5구역

4번 트램이 시작되는 크라이스 5구역은 2000년 이후 취리히에서 가장 트렌디한 곳이다. 산업화 시대가 저물고 남은 공장 지대에 크리에이티브한 젊은 기업들이 들어섰고, 평균연령이 낮아지자 레스토랑과 펍, 문화 공간 등이 따라온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조선소를 개조한 시프바우(Schiffbau)에는 극장과 재즈 클럽, 파인다이닝과 스타일리시한 펍이 들어섰다. 옛 철교를 쇼핑몰로 개조한 임 피아둑트(Im Viadukt) 역시 대표적인 핫플. 450m의 긴 철교를 따라 교각 아래 공간마다 공방, 갤러리, 고서점, 레스토랑과 바, 예술 스튜디오 등이 들어섰다. 유기농 식자재나 고급 와인을 갖춘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 역시 인기다. 쿤스트할레(Kunsthalle) 미술관과 미그로스(Migros) 현대미술관이 들어선 뢰벤브로이 아레알(Löwenbräu Areal)은 옛 양조장을 개조한 곳이다. 하지만 여기서 절대 놓치면 안 될 공간이 있으니 바로 세계에 업사이클링 붐을 일으킨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의 플래그십 스토어다. 19개의 녹슨 컨테이너를 쌓아 만든 건물에 층층이 진열된 가방을 고르며 계단을 오르다 보면 꼭대기 층에 취리히 전역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기다린다. 아웃렛 매장도 인근에 있다. 오직 하나밖에 없는 내 가방을 고를 기회를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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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취리히 아트 신을 업그레이드한 시립미술관 쿤스트 하우스

거리 이정표부터 공공 벤치 하나까지 허투루 만들지 않는 취리히에는 도심 곳곳에 세심한 디자인 감각이 녹아 있다. ‘예술은 시민을 위한 것’이라는 모토로 도시를 디자인한 취리히 아트 신은 최근 또 한 번 업그레이드되었다. 취리히 시립미술관 쿤스트하우스가 확장 오픈한 것. 쿤스트하우스는 피카소와 모네, 샤갈 등 거장과 더불어 피슐리 & 바이스와 플뢰리 등 현대 작가 그리고 스위스에서 가장 큰 자코메티의 작품을 소유한 한편, 젊고 혁신적인 갤러리와 소통하며 격의 없는 예술 세계를 선보이기로 유명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세상이 닫힌 사이 기존 쿤스트하우스의 컬러를 유지하면서 컨템퍼러리 트렌드를 반영해 확장 오픈하며 스위스 최대 아트 뮤지엄으로 변모한 것. 게다가 프로젝트를 지휘한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2023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선정되며 쿤스트하우스의 밸류는 한 번 더 업그레이드되었다. 이후 프레젠후버(Presenhuber) 갤러리와 레비 고비(Lévy Gorvy) 갤러리의 취리히 브랜치, 하우저 & 비르트(Hauser & Wirth)에서 서점과 전시장으로 오픈한 레미슈트라세(Rämistrasse) 등 기존은 물론 새로운 스폿이 빠르게 들어서며 쿤스트하우스는 취리히 아트 신의 새 핫플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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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역사와 낭만이 흐르는 구시가지 니더도르프

취리히 중앙역 뒤쪽으로 나오면 좁다란 구시가지인 니더도르프가 있다. 차량 진입이 금지된 좁은 골목 양쪽으로 작은 부티크와 고서점, 공예품 스튜디오들이 들어서 볼거리가 풍성하다. 100여 년 전 조각가 한스 아르프와 작가 후고 발이 동료 작가들과 함께 만든 카바레 볼테르(Cabaret Voltaire) 역시 이곳에 있다. 다다이즘이 촉발하며 세계 미술사를 새로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역사적 공간에서 모퉁이를 돌면 청년 시절 레닌이 살았던 옛집이 나온다. 취리히를 대표하는 쌍둥 이 첨탑이 있는 그로스뮌스터(Grossmünster) 서원 역시 이곳에 있다. 역사와 문화의 공기가 무겁게 다가온다면 이제 가벼운 산책이 필요한 시간. 리마트강 건너편 언덕의 린덴호프(Lindenhof) 광장에 이르면 겨울이 물러난 자리에 바짝 다가온 취리히의 봄이 한눈에 들어온다.
5 취리히의 봄을 알리는 축제 젝세로이텐

꽃망울이 터지는 4월이 오면 취리히 사람들은 축제를 벌인다. 16세기경 겨울이 끝났음을 알리는 의미로 춘분 후 첫 월요일에 그로스뮌스터 서원에서 타종하던 행사가 지금은 4월 셋째 주 월요일로 바뀌었지만, 그 흥겨운 에너지는 여전하다. 중세 의상으로 차려입은 사람들이 500필의 말과 30개의 음악대, 50여 개의 이동 무대를 대동하고 대형 눈사람 뵈외그(Böögg)가 설치된 광장까지 행진한다. 겨울을 상징하는 뵈외그를 솜과 폭죽으로 채워 불을 붙이고, 말을 탄 남자들이 전속력으로 그 주위를 달린다. 사람들은 뵈외그가 빨리 폭발할수록 맑고 더운 여름이 온다고 믿는다. 이제 취리히에 첫 꽃망울이 움트기를 고대하는 시기. 겨울 여행 말고 봄 여행으로 스위스를 찾아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