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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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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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안식처 서울의 비밀스러운 대여 공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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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하루는 언제나 복잡하고 숨 가쁘다.
그렇기에 때로는 이 도시 안에서 완벽하게 나만의 공간을 찾고 싶은 갈망이
어쩔 수 없이 생겨난다.서울 곳곳에 마치 숨겨진 보물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프라이빗한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당신만을 위한 은밀한 안식처로 안내한다.

EDITOR IENA
PHOTOGRAPHER LEE HAE 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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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시크릿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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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와인이 있는 도심 속 사색 공간

언뜻 북 카페처럼 보이지만 단지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니다. 덕수궁 돌담길을 내려다보며 펼쳐진 창밖 풍경을 배경으로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장소, 마이시크릿덴. 덴(den, 굴)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은 도심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작은 굴처럼 잠시 몸을 숨기고 진짜 나를 찾아갈 수 있는 은신처가 되어준다. 이곳의 매력은 그저 책을 읽고 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낮에는 대화가 금지된 채 잔잔히 클래식 음악만이 흐르는 서재가 되어 그 무엇도 당신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는 고요함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나른한 오후의 사색을 충분히 즐겼다면, 이제 색다른 밤의 모습을 만날 차례다. 조용하던 공간은 와인과 이야기가 넘치는 사교의 장으로 변신한다. 주변 맛집에서 배달한 음식을 그릇에 담아 내고, 그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 페어링을 제안하는 세심한 서비스는 여느 파인다이닝 부럽지 않다. 마치 도심 속 작은 파티가 벌어지는 듯한 이곳에서, 세상과 조금 떨어진 특별한 하루를 보내보길. 북 토크, 와인 시음회 같은 이벤트도 이곳에서의 ‘사색’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준다.

주소 : 서울시 중구 덕수궁길 9 현진빌딩 401호
문의 : 010-6833-0704
인스타그램 : @my.secret.den
사진제공 : 마이시크릿덴
후암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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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단 한 명을 위한 배스 타임

도심 한복판에서 나만의 반신욕을 즐기는 기분은 과연 어떨까. 후암동 언덕에 자리 잡은 후암별채는 오직 하루 한 사람만을 위한 철저히 개인적인 힐링 공간을 지향한다. 그래서일까. 들어서는 순간 도시의 소음과 사람들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은밀한 은신처 같은 분위기에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배스케이션(bath+vacation)’이라는 특별한 콘셉트로 꾸며져 있는 이곳은 오래된 동네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대비되는 세련된 욕실에 몸을 담그는 것 자체로 휴양 여행을 떠나온 듯 스트레스가 절로 풀린다. 조명, 차, 향기까지 힐링을 위해 세심하게 구성한 디테일도 감동적이다. 목욕이 끝난 후에는 독서를 하거나 평온한 음악 속에서 따뜻한 차를 한잔 내려 마시며 힐링의 순간을 끝까지 만끽하길. 철저히 단 한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므로 그 어떤 방해도 없이 이 모든 것을 누릴 자유가 있다.

주소 : 서울시 용산구 후암로35길 39
문의 : 010-6835-6552
인스타그램 : @huam_annex
사진제공 : 후암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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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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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복판에서 즐기는 프라이빗 파티

공간이도는 강남 한복판에 있지만, 이곳만큼은 번잡함이 허락되지 않는다. 외부와 완벽하게 단절된이 공간은 타인과 마주치는 불편 없이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도시 속 ‘나만의 성’ 같은 장소. 근사한 건물 외관은 물론, 갤러리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 또한 만족감을 더한다. 모던한 딥 그린 컬러로 마감한 공간에 배치된 가구는 하나같이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와인잔부터 접시까지, 모든 소품이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만큼 중요한 모임에도 제격. 공간이도의 또 다른 매력은 외부 음식과 주류를 자유롭게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콜키지 프리 정책 덕분에 마음에 드는 와인을 준비해 나만의 모임을 더욱 특별하게 연출할 수 있다. 빔 프로젝터, 노트북, 마이크 등 장비까지 완벽히 갖추고 있어 소규모 워크숍이나 프라이빗 파티를 위한 준비도 모두끝난 상태. 오직 둘만을 위한 프러포즈 패키지도 준비되어 있어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 수도 있다.

주소 :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153길 41 지하 1층
문의 : 02-542-0444
인스타그램 : @gonggan_2do
사진제공 : 공간이도

메시지 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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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영감을 부르는 예술적 공간

단순한 공간 대여 이상의 영감과 교류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요즘 뜨는 핫 플레이스 옥수동, 그중에서도 터줏대감 격인 극동아 파트상가로 달려가보자. 오래된 건물에 마치 비밀 요새처럼 자리 잡은 ‘메시지 룸’은 각종 문화 예술 이벤트가 가능한 렌털 공간. 거대한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나타나는 이탈리아 거장들의 대형 작품과 하얀 벽, 높은 천장은 그곳에선 어떤 창조적 시도든 할 수 있다고 허락해주는 듯하다. 원래 청담동에서 사랑받던 갤러리가 옥수동으로 자리를 옮겨 탄생한 만큼 창작과 예술의 흐름을 적극 반영하는 것이 특징. 성민기 대표는 이곳을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를 받아들이는 유기체처럼 운영한다. 이벤트가 열릴 때마다 방문객의 의견을 반영해 문틀을 바꾸거나 벽체를 고치고, 심지어 천장까지 재배치하는 식.
이 때문에 방문할 때마다 조금씩 진화하는 공간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약 198m²(60평)의 넓은 공간은 와인 시음회부터 패션 프레젠테이션, 독립 영화 상영까지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무대가 된다. 갤러리 특유의 분위기 덕분에 그 자체가 하나의 전시처럼 느껴지는 건 물론,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 퍼포먼스 처럼 보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메인 공간 앞에 자리 잡은 도심 속 작은 정원도 이곳만의 매력이다.

주소 : 서울시 성동구 독서당로 191 옥수극동아파트상가 B동 1층
문의 : 070-8065-3307
인스타그램 : @messageroom.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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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INTO THE NATURE’S BEAUTY ――――――――――――――――――――――――――――――――――――――――――――――――――――――――――
마그마가 빚은 카파도키아

사람의 손길로는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을 것 같은 장엄한 풍경 앞에 서면 우리는
경이롭다는 표현에 기댄다. 지구와 자연의 경이를 얘기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곳.
튀르키예 중남부, 아나톨리아 분지에 위치한 카파도키아다.
EDITORKIM K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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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산이 빚어낸 낮은 땅, 카파도키아

자연의 위력 앞에서 인간은 늘 무력해지고, 자연은 인간이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아름다움을 빚어놓기도 한다. 약 300만 년 전, 지상으로 뜨겁게 끓어오른 화산이 폭발하며 함께 분출된 마그마는 인근 지역으로 드넓게 흘러내리며 굳어갔고, 지중해 부근의 거센 비바람을 맞으며 깎이거나 씻긴 마그마는 일부러 빚어 내기도 힘든 각양각색의 기암괴석을 만들어냈다. 최근 몇 년간 인스타그램에 유난히 많이 포스팅된 여행 사진 중 하나는 거리에 조명이 켜지기 시작하는 무렵의 카파도키아를 배경으로 곳곳에서 하늘로 솟아오른 듯한 신비로운 바위들, 그리고 하늘을 가득 메우다시피 떠오른 알록달록한 열기구들이 어우러진 풍경일 것이다. 히타이트어로 ‘낮은 땅’을 뜻하는 카파도키아(Cappadocia)는 이름 그대로 분지에 자리 잡고 있다. 얼핏 눈에 보이는 건 온통 바위뿐인 곳에 실제로 그 이름처럼 바위 아래에, 그리고 땅 밑으로 옛사람이 살던 터전이 지하 동굴과 동굴 도시의 유물로 남아 있다.
2 세계 8대 불가사의

카파도키아를 찾은 유래에 관한 설은 분분하다. 어린 목동이 잃어버린 양을 찾으러 나섰다가 발견했다고도 하고, 마당에서 놀던 닭들이 자꾸 사라져 찾으러 나선 어느 농부가 발견했다고도 하는데, 어느 쪽이 사실이건 카파도키아를 발굴한 건 불과 1960년대 초반의 일이다. 이곳에는 기원전 10세기경 고대 이집트 왕국과 겨루었던 히타이트 제국을 시작으로 페르시아 왕조, 로마제국, 실크로드 시대를 관통하는 오랜 역사가 차곡차곡 쌓여 있다. 특히 로마 시대에는 동로마 사람들이 아랍의 간섭과 박해를 피해 이곳으로 몰려와 땅 밑으로 숨어들었다. 지금까지 찾아낸 지하 도시만 해도 150여 개에 이른다. 그중에는 6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도시도 있지만, 그 옛날에 어떻게 땅 밑에 이리 큰 도시를 건설할 수 있었는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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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카파도키아를 즐기는 방법

자연이 빚어낸 기묘한 풍경 때문에 카파도키아는 조지 루카스의 영화 <스타워즈>의 배경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사실이 아니다. 실제로 조지 루카스는 이곳에서 촬영하고 싶어 했지만 튀르키예 정부의 허가를 받을 수 없었다고 한다. 다만 버섯 모양 으로 솟아오른 바위들이 있는 파샤바 계곡은 1980년대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만화 <스머프> 시리즈의 배경이 되었다. 드넓은 카파도키아 지역은 바위 골짜기마다 모양새나 구조물이 판이하고, 그래서 즐길거리도 조금씩 다르다. 일단 높은곳에서 카파도키아를 조망하고 싶다면 우치히사르성이 적합하다. ‘비둘기 계곡(피전 밸리)’으로도 불리는 우치히사르에서도 성은 카파도키아에서 가장 높은 지점에 자리한다. 인근 지역을 오가는 대중교통 편이 많아 접근하기도 편리하다. 하이킹이나 트레킹을 좋아한다면 카파도키아는 걸어서 탐험하기에도 적격이다. 고분이어서 대체로 평탄한 데다 바위 계곡마다 달라지는 풍경을 마주하며 하이킹하기에도 그만이다. 가장 인기 많은 곳은 ‘요정의 굴뚝’이라고도 불리는 지역으로 레드로즈 밸리, 피전 밸리, 메스켄디르 밸리 등이 죽 이어진다. 액티비티를 좋아한다면 동일한 코스를 ATV 바이크로누비는 아찔한 경험 역시 놓칠 수 없다. 단, 바위 사막에 가까운 카파도키아는 여름이면 기온이 어마어마하게 상승할 수 있으므로 하이킹에는 반드시 현지 가이드를 대동해야 한다. 하루이틀 서늘한 동굴 호텔에 묵으며 로마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기분을 느끼며 잠들거나 저녁마다 반짝이는 불을 밝히며 하늘로 솟아오르는 열기구에 탑승하는 경험, 아랍식 루프톱에 앉아 열기구와 바위 계곡이 어우러지는 절경을 감상하는 즐거움 역시 카파도키아이기에 가능하다.
4 튀르키예다운 하루를 보내려면

지구가 아닌 외계 어딘가인 듯한 풍경을 즐기며 신나게 여행하다 지쳤다면 하루쯤 튀르키예 사람들처럼 먹고 마시며 여행의 속도를 조절해봐도 좋을 터. 느긋한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괴레메(Göreme) 마을을 찾아가길 권한다. 원래 그리스 사람들이 살던 곳인데, 1920년대 초반 튀르키예 독립전쟁 이후 그들이 쫓겨가며 튀르키예 마을로 자리 잡은 곳이다. 암석 사이사이로 숨은 듯 들어선 집과 교회 등 괴레메 야외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오면, 거리 가득 들어선 노점상과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화덕에서 약간 태우듯 익힌 옥수수와 향신료를 입혀 구운 양고기 꼬치, 갓 짠 석류 주스는 노점 리어카에서도 충분히 맛볼 수 있고, 레스토랑에 들어간다면 중동과 지중해, 중앙아시아, 유럽 음식 문화가 고루 섞인 듯한 튀르키예 스타일 만찬과 달콤한 디저트가 기다린다. 튀르키예의 모든 물건을 살 수 있는 이스탄불의 바자(시장)에 가지 않아도 튀르키예식 쇼핑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점 또한 알아둘 것. 페르시아 특유의 화려한 도자기와 그릇, 독특한 문양의 러그, 터키석으로 장식한 기념품을 이스탄불보다 싼값에 살 수 있다.
하루가 끝나갈 무렵에는 카페의 루프톱이나 호텔의 선셋 디너를 예약할 것. 화려한 석양이 열기구나 도시의 조명과 오버랩되는 풍경을 감상하며 즐기는 맛있는 만찬은 카파도키아를 오래 기억하게 할 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