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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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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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Just Drink 양조장 찾아 전국 술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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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주류업계의 이슈 중 하나는 속속 생겨나는 양조장이다.
이제는 누구나 술을 빚고 어디에서나 취향에 맞는 술을 선택해 마실 수 있다.
익히 듣던 소주와 맥주 브랜드는 잠시 잊어주길.
이곳에 가면 각 지역의 특색이 묻어나는 유니크한 술을 맛볼 수 있다.
EDITOR KIM SOO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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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 B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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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애호가가 모여 만든 브루어리 '몽트비어'

그 어느 때보다 수제 맥주 만들기가 쉬워진 요즘. 간단한 키트를 이용하거나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하면 꽤 먹음직한 맥주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지금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맥주 만들기에 누구보다 진심을 기울여온 사람들이 있다. 3만8000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온라인 카페 ‘맥주만들기 동호회’는 홈 브루잉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이 중 몇 명이 합심해 강원도 속초에 지역 양조장인 몽트비어의 문을 열었다. 몽트비어는 10년 이상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상업 양조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몽트’는 프랑스어로 산이라는 뜻. 설악산 울산바위를 마주하고 있는 이곳은 ‘자연이 빚은 맥주’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속초 대표 수제 맥주 브랜드이자 양조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더욱이 울산바위를 모티브로 만든 로고, 라벨, 잔은 지역을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맥주 양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곳인 만큼, 수제 맥주를 사랑하고 빚어보길 원하는 이들을 위해 직접 양조가 가능한 시설도 마련했다. 시즌 맥주를 포함해 향이 깊은 유럽 스타일의 숙성 맥주와 곁들이기 좋은 메뉴를 선보인다.

주소 강원도 속초시 학사평길 7-1
문의 033-636-9010
홈페이지 montbeer.modoo.at
Soola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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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과하주를 재현하다 '술아원'

냉장 시설이 없던 조선 시대. 무더운 여름이면 탁주가 발효돼 청주가 되는 과정에서 술이 상하거나 변질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도수가 높은 증류주를 넣어 찹쌀과 누룩을 발효하는 과정을 중단시켰고, 이것이 바로 과하주의 시초다. 고문헌 속에만 존재하던 조선 시대의 과하주가 오늘날 술아원을 통해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다. 발효 중 브랜디를 첨가하는 포르투갈의 포트와인과 제조 방식이 비슷해 한국의 포트와인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린다. 인공 감미료 없이 여주햇찹쌀, 경기미, 우리밀 누룩, 복분자 열매, 여주산 고구마 등 지역의 농산물만 사용하는 것도 특징. 또한 모든 직원이 우리 술 연구에 열중할 정도로 우리 술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술아원은 양조장 설립 이후 전통주 연구, 복원, 제조, 판매를 이어오며 2020년 여주 점봉동으로 확장 이전했다. 별도의 체험관과 연회장을 마련했으나 현재는 코로나19로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조만간 전통주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체험학습과 견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술아원의 목표는 모든 사람이 현대적 감각으로 복원된 우리 술을 즐기게 하는 것이다. 현재 과하주 5종, 핸드메이드 막걸리, 복분자 약주 등을 제조하며 올해 안에 쌀 증류주와 진을 출시할 예정이다.

주소 경기도 여주시 점봉길 93-12
문의 070-8776-0007
홈페이지 soolawon.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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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ect Life Brew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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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와 독일의 감성을 한곳에 '완벽한인생 브루어리'

남해를 방문하는 관광객 중 대다수가 독일마을을 빼놓지 않고 들른다. 독일마을 초입에 위치한 완벽한인생 브루어리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수제 맥주를 선보인다. ‘독일마을 안의 작은 남해’를 표방한 이곳은 남해군 최초이자 유일한 양조장이다. 약 1150m2 규모의 독일식 2층 건물에는 연간 30만 리터의 수제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과 150석 규모의 레스토랑이 들어섰다. 완벽한인생 브루어리에서는 다양한 재료를 더하고 각각의 이야기가 있는 맥주 7종을 선보인다. 남해산 백년초 열매를 활용한 ‘남해’ 백년초 에일, 파독 광부들의 정착지인 남해에서만 판매하는 ‘광부의 노래’ 스타우트 등이 이에 포함된다. 특히 이곳의 맥주는 양조 후 일반적으로 4주의 숙성 과정을 거치는 다른 브루어리와 달리 5주 숙성을 원칙으로 해 더욱 깊고 안정된 맛을 느낄 수 있다. 맥주와 잘 어울리는 페어링 푸드도 빼놓으면 아쉽다. 남해산 죽방렴 멸치를 활용한 오일 파스타 삼동면, 흑마늘 진액을 주재료로 한 석탄치킨과 같은 남해의 특산물을 활용해 만든 메뉴와 슈바인스학세, 슈니첼과 같은 독일 대표 음식을 제공한다.

주소 경상남도 남해군 삼동면 독일로 30
문의 055-867-0108
Baehyejungdo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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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를 이어온 정성 어린 빚음 '배혜정도가'

1대 배상면, 2대 배혜정, 3대 김백규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쳐 전통을 이어가는 곳. 배혜정도가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막걸리의 고급화 시장을 개척한 탁주 양조원이다. ‘최상의 재료가 최고의 맛을 낸다’. 배혜정도가는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업계 최초 브랜드 쌀인 경기미로 빚은 막걸리 ‘부자 시리즈’를 비롯해 다양한 프리미엄 탁주를 생산하고 있다. 배혜정도가에서 생산하는 전통주는 대부분 쌀을 찌지 않고 생쌀을 갈아 만든 100% 생쌀 발효법으로 빚는다. 그 결과 영양성분이 고스란히 살아 있으며 맛과 향이 풍부하고 목 넘김이 부드러운 술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많은 이가 막걸리를 누룩으로 빚는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누룩으로 빚은 술은 흔치 않다. 배혜정도가의 술을 처음 맛보면 누룩의 풍미와 향이 생소하게 느껴진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개량 누룩은 익숙해질수록 은은한 향과 고소한 맛을 선사한다. 최근에는 막걸리 외에도 프리미엄 증류주인 로아, 이담 등도 선보이는 중. 경기도 화성에 자리한 배혜정도가 양조장에서는 공장 견학, 술빚기 체험, 시음 등이 가능한데 현재는 코로나19로 일시 중단해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주소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서봉로 835
문의 031-354-9376
홈페이지 www.baedo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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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iness land, Bhutan
행복의 종착지, 부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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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이라는 나라를 처음 알게 된 건 교과서에서였다.
언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아도이곳을 정의하던 한 문장만큼은
뇌리에 박혔으니, 그 각인된 문구는 바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행복지수로 두루뭉술하게 알던 명칭이 ‘국민총행복’이라는 것은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는데,

부탄 정부가 도입한 이 철학은 다른 나라들이 소득이나
생산에 관한 수치를 따질 때, 보이지 않는 행복의 힘에
시선을 돌린 부탄인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많은 것이 오래도록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부탄에서의 시간은
행복한 한때를 넘어 행복의 진짜 의미를 찾는 보다 큰
발견의 시간이다.


EDITOR JE MIN 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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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지붕 아래, 부탄을 만나다

남아시아 대륙 국가 중 한 곳인 부탄은 세계의 지붕이라 부르는 히말라야산맥 바로 아래 자리하고 있다. 북쪽으로는 중국 티베트와 근접하고, 동남쪽으로는 홍차로 유명한 인도 아삼 지방과 맞닿아 있다. 완연한 내륙 국가인 부탄은 국토 대부분이 2000m 이상의 고지이며, 그래서 평야보다는 산악 지대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히말라야산맥은 현재도 계속 이동 중이라고 알려진 인도판의 영향으로 해발고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데, 그래서 주변의 주요 국가들은 산맥이 솟으며 만들어내는 비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누리며 살아간다. 특히 히말라야산맥이 마치 요새처럼 감싸고 있는 부탄은 그 가운데서도 숨어 있는 풍광이 무궁무진한 곳으로 자주 소개된다. 그 이유는 부탄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오랫동안 통상 수교 거부 정책을 고수하면서 인도와의 국경에 여행 금지선을 설정하는 등 외국인의 출입을 통제했기 때문. 날것 그대로의 자연이 보여주는 경이로움이 가히 폭발적임에도 불구하고 드러내지 않는 것을 선택한 땅. 부탄에는 ‘미지의 세계’나 ‘은둔의 나라’와 같은 수식어가 줄곧 따라 붙어왔다.
조금씩 세상을 향한 문턱을 낮추고 있지만, 부탄은 여전히 ‘적당함의 미학’ 을 고수 중이다. 허가받은 여행사를 통해 ‘미니멈 데일리 패키지(Minimum Daily Package)’를 신청한 여행자에게 별도의 체류비를 받고 입국을 허락하기 때문이다. 이 체류비는 지속 가능 관광 로열티라는 이름으로 다양하게 쓰이는데, 일부는 부탄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존하는 환경부담금으로 사용한다. 오지 사이사이, 숨은 듯 자리한 부탄의 주요 명소는 이러한 노력 덕분에 세계 여행자에게 더 애타는 곳이 된 듯하다. 쉽게 갈 수 없기도 하거니와, 비로소 당도한 땅에서는 아낌없이 그 실체를 마주할 수 있기에. 불교 왕국의 찬란한 유적, 여전히 소박하고 순수한 문화, 천혜의 자연환경 등 모든 것이 부탄에서는 처음 모습 그대로다.

1 히말라야산맥이 마치 요새처럼 감싸고 있는 부탄의 도시는 대부분 산악 지대에 자리한다.
2 부탄 동부 지역의 중심 도시 붐탕에서 열리는 민속 축제. ‘테르참’이라 불리는 춤은 부탄에서 신성한 의식과도 같다.
3 부탄의 수도 팀부에서 만날 수 있는 보살 조각상. 그 뒤로 히말라야산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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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찾은 부디스트의 안식처

부탄 정부의 허락을 받은 영예로운 여행자가 되었다면, 다음 할 일은 가장 부탄다운 곳을 찾아 나서는 일일 테다. 무엇보다 인접한 티베트의 영향으로 불교 왕국의 왕성함이 여실히 남아 있는 부탄에서는 불교문화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화려한 사원 탐방을 놓칠 수 없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 부탄 불교 유적 가운데 으뜸으로 불리는 ‘탁상사원’이다. 부탄의 정치·문화·상업이 어우러진 도시, 파로(Paro)에서 만날 수 있는 이 사원은 인도의 왕자인 파드마삼바바가 호랑이를 타고 도착한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지며 호랑이 굴(Tiger’s Nest)로도 불린다. 무엇보다 탁상 사원이 유명한 이유는 가파른 절벽 위에 아찔하게 건축된 자체로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사원 초입에서부터 해발 3140m의 고지까지 트레킹을 감수해야 하며, 30분가량 이어지는 계단 코스도 거쳐야 한다.

굽이친 길의 끝에서 마침내 만나는 사원은 미지의 땅에서 찾은 부디스트의 안식처 같은 오라를 풍긴다.

1,2 부탄 불교 유적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탁상 사원. 가파른 절벽 위에 아찔하게 지은 것 자체로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3 대승불교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탄의 수도승이 수행 중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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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미에 담긴 부탄의 부탄스러움

현재 부탄의 수도는 팀부(Thimphu)로 1955년부터 수도 역할을 하고 있다. 팀부에는 타시초 종(Tashichho Dzong) 사원이 있는데, ‘찬란히 빛나는 궁전’이라는 뜻의 이 건축물은 부탄의 행정과 종교를 총괄하는 곳 이기도 하다. 타시초 종의 특이점은 못을 단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축조되었다는 점. 부탄 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은 이곳은 현재 부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원으로 알려져 있다. 팀부가 수도가 되기 이전에는 푸나카(Punakha) 지역이 약 250년간 부탄의 중심지로 위상을 떨쳤다. 그래서 푸나카에도 많은 사원이 잔존한다. 그중 부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으로 꼽히는 푸나카 종 사원은 ‘위대하고 행복이 가득한 궁전’이라는 뜻으로, 빼어난 건축미 덕분에 부탄 국왕의 결혼식 장소로 쓰이기도 했다.
부탄에는 ‘행복한 사람’과 ‘아직 행복하지 않은 사람’만 존재한다는 말이 있다. 부탄을 여행하는 동안 이 문장을 내내 되새겨보는 건 어떨는지. 무엇을 보고, 어디를 다녀왔는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본질적인건 여행자의 만족, 즉 행복일 테니 말이다. 좁은 문을 통해 들어선 부탄에서 만난 작고 아름다운 세상은 그렇게 여행자에게 일 인분의 행복을 충실히 가르쳐준다.
4 부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으로 꼽히는 푸나카 종 사원은 ‘위대하고 행복이 가득한 궁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5 ‘찬란히 빛나는 궁전’이라는 뜻의 타시초 종 사원. 흰 성벽 위로 황금색과 붉은색 지붕이 시선을 사로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