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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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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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ing Winters, Pyeongchang
빛나는 겨울, 다시 찾는 평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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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은 지금 그 어느 곳보다 분주하고 빛나는 계절을 나는 중이다.
이달부터 펼쳐지는 전 세계청소년을 위한 올림픽으로 다시 한번
겨울스포츠 성지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 하지만 이러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평창은 곳곳에서 다이내믹한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여행지임에 분명하다.
겨울을 대표하는 도시 평창의 낯선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던 장소들.
그곳에서 마주한 이 도시의 이면.

EDITOR JE MIN 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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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딥다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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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빠져드는 시간

지난여름, 모나 용평 내에 개관한 뮤지엄딥다이브. 이곳은 총 12곳의 테마 공간을 조성해 공간마다 특색 있는 미디어 아트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딥다이브’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몰입형 전시를 통해 새로운 경험의 세계에 보다 깊이 있게 빠져들도록 한 것. 12곳의 공간은 모션 캔버스, 라이트 홀릭, 블로섬, 매직 스톤, 워터폴, 레스팅 포레스트, 딥 오션, 스푼, 머더 네이처, 시크릿(비밀의 정원), 플래시, 에어 트램 등 그 테마를 어렴풋이 유추할 수 있는 이름으로 소개된다. 머더 네이처는 광활한 자연 속 용평의 풍경을 감상하며 새롭게 해석된 가상의 모나파크로 떠날 수 있는 장소. 상상 속 발왕산을 테마로 기획해 현실에선 경험할 수 없던 수려한 산세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하늘을 나는 열차에 탑승한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에어 트램과 신비롭고 화려한 바닷속의 대자연과 해양 생물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워터폴은 관람객 사이에서 손꼽히는 포토 스폿이다. 비밀의 정원은 장승효 미디어 아트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며 뮤지엄딥다이브에서의 긴 여정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꾸몄다. 숲과 물, 불과 빛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해 오직 평창에서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뮤지엄딥다이브에서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특별한 몰입의 시간에 빠져보길 권한다.

주소 :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올림픽로 787
운영 시간 : 10:00~19:00(입장 마감 18:00, 연중무휴)
문의 : 033-333-1122, www.museumdeepdive.co.kr
취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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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부부가 탄생시킨 사원

이토록 확실한 스토리텔링으로 무장한 스테이가 또 있을까. 호명리라는 마을에 취호가를 지은 부부는 자신들을 ‘호랑이 부부’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이 공간을 호랑이가 사는 숲 같은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완성했다. 서울에서의 불안정한 삶을 뒤로하고 귀촌을 선택한 두 사람은 전국 곳곳을 돌며 정착할 장소를 찾다 결국 평창군 진부면에 닿았는데, 흔들림을 겪던 마음이 평창에서 비로소 단단한 안정감으로 돌아왔다. ‘뜻을 취하는 호랑이의 사원’이라는 의미로 취호가라 이름 붙인 이곳에서는 웰컴 드링크로 위스키와 칵테일을 제공한다. ‘분위기에 취하고, 술에 취하며, 여행자의 마음속 깊은 뜻도 취하라’는 의미를 담아 다양한 취할 거리를 마련한 발상이 재미있게 다가온다.
전나무·구상나무·소나무 등 여러 나무와 풀, 돌 같은 자연 소재를 본래 모습 그대로 거칠게 두고, 그 공간을 객실에서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취호가의 특징. ‘들숨’, ‘날숨’ 두 곳의 객실로 시작한 취호가는 각각의 이름처럼 숨의 개념을 형상화해 들숨은 깊은 사색에 빠질 수 있는 검은색, 날숨은 다시 시작할 기회를 주는 흰색을 포인트 컬러로 택했다. 최근에는 네 사람을 위한 객실로 ‘평온’을 오픈했다. 취호가의 모든 공간은 평창의 밤과 별을 만끽할 수 있도록 외부 조명을 최소화해 이곳에서의 시간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든다.

주소 :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호명길 313-31
문의 : 0504-0904-2547, www.chwihoga.com, 인스타그램 @chwiho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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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에 월백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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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의 작은 아지트

환한 달빛이 배꽃에 비치어 한층 더 하얗게 보이는 것을 표현한 “이화에 월백하고”는 고려 후기 인물인 이조년의 평시조 첫 문장으로 잘 알려진 문구다. 이를 고스란히 카페의 이름으로 삼은 지동리의 작은 카페 ‘이화에 월백하고’. 이곳은 평창을 대표하는 카페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장소다. 청옥산 자락, 육백마지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작은 공간이지만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 덕에 오픈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을 정도. 단, 대중교통으로는 쉽게 닿을 수 없는 곳에 위치하므로 직접 운전해서 가야 한다. 일본 교토를 떠올리게 하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카페는 주인이 좋아하는 것들로 공간을 가득 채워 한 사람의 취향을 알아가는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다. 목공 작업을 하는 주인 내외가 직접 나무를 깎고, 손 글씨를 새기는 등 나무로 만든 다양한 소품을 판매하며, 코르크를 버리지 않고 모아 의자 좌판으로 사용하거나 브리콜라주 방식으로 완성한 작품을 공간 곳곳에서 발견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카페 본연의 역할이기도 한 커피 역시 입맛 까다로운 애호가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핸드 드립 커피로 만날 수 있다. 사계절 언제나 주변 산세와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을 보여주지만, 특히 눈이 내린 다음 날에는 배꽃보다 더 하얗고 소담한 모습을 드러낸다.

주소 : 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고길천로 859
운영 시간 : 13:00~18:00(매주 월·화·수요일 휴무)
문의 : 033-334-8642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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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에서 만나는 역사 이야기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조의궤>의 오대산사고본 원본이 원래 소장처이던 오대산으로 돌아왔다.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이하 박물관)의 탄생과 함께다. 조선 시대 지방 외사고 중 하나인 오대산사고에 보관 중이던 실록과 의궤는 당대 기록 유산의 정수를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유산.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실록 전량과 의궤 일부가 일본으로 반출되었고, 2006년과 2017년에 실록이, 2011년에 의궤가 각각 환수되어 국내로 돌아왔다. 환수 이후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되었던 두 유산이 박물관 설립과 함께 드디어 본래의 자리를 찾은 것.
지난해 11월에 문을 연 이 박물관은 기존 월정사 성보박물관이 운영하던 왕조·실록·의궤박물관을 새롭게 단장한 것으로, 지상 2층 규모로 조성했다. 상설 전시실에서는 실록과 의궤의 제작 과정부터 국외 반출, 그리고 환수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여정을 살펴보며 문화유산의 중요성과 그 의미를 짚어볼 수 있도록 해 마땅히 기억해야 할 우리의 역사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공간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여행의 밀도를 높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 여행지에 새겨진 그 땅의 기록을 살펴보는 일은 이 새로운 장소에 대한 애정을 더욱 솟구치게 한다는 사실을.

주소 :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176
운영 시간 : 09:30~16:50(11~4월), 09:30~17:30(5~10월)
(입장 마감 종료 30분 전, 매주 화요일·1월 1일·설날 및 추석 당일 휴관)
문의 : 033-333-7610, sillok.gogung.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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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strian Elegance on the Slopes
오스트리아식 낭만 스키 여행, 베스트 스폿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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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 하나로 거대한 설산을 활강하는 알펜스키의 탄생지로 스키 스포츠의 상징이자 전설적인 선수들을 배출한 것으로 유명한 곳. 우아한 스키 여행지의 대명사인 오스트리아는 영국 및 아랍 왕실 등 세계 로열패밀리와 귀족들이 즐겨 찾는 스키어의 천국이다. 알프스 자락에 쌓이는 최상의 설질과 오랜 겨울 액티비티 문화로 축적된 고유한 매력과 풍경을 지닌 오스트리아로 당신을 초대한다.
EDITOR KIM K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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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평화로운 알프스 호숫가의 비경 첼암제

잘츠부르크 공항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아름다운 호숫가 마을 첼암제(Zell am See). 산과 호수, 빙하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요지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 첼암제는 첫눈이 내리는 10월이 오면 이미 축제 분위기로 들썩인다. 매년 10월부터 다음 해 6월 무렵까지 겨울이 이어지며 연중 절반을 차지하는 스키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 알프스 자락에 내려앉는 순도 100%의 자연 눈으로 빙하 스키, 프리 라이딩, 파노라마 스키 등 다양하게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슬로프가 형성되는 첼암제에서는 스키패스 한 장으로 인근 마을의 스키 슬로프까지 함께 누릴 수 있다. 2000m 높이의 슈미텐회에(Schmittenho¨he)산에서 중급코스를 경험하고 싶은 스키어라면 첼암제 도심과 인근 슈트도르프(Schuttdorf)에서 곤돌라와 의자식 리프트를 타고 곧장 이동할 수 있다. 좀 더 아찔한 경사를 원한다면 8km가량 떨어진 카프룬(Kaprun)의 키츠슈타인호른 빙하에 올라보자. 3030m 높이에서 최상의 설질을 자랑하는 슬로프를 활강하는 짜릿한 경험이 기다린다. 저녁이면 인근 타우에른 스파(Tauern Spa)에서 꽁꽁 언 몸을 녹이며 휴식을 취하기에도 딱이다. 오롯이 오스트리아식 겨울 낭만을 즐길 하루 스케줄을 원한다면 첫 번째로 고려해볼 만한 곳이다.
2 알프스 최초의 스키 학교가 열린 곳 키츠뷔엘

유럽 최고의 스키 리조트가 있는 겨울 여행지를 뽑을 때 늘 1순위로 거론되는 키츠뷔엘. 중세 광산 마을이던 이곳은 오스트리아식 옛 문화가 잘 보존된 전통 마을인 동시에 185km에 이르는 긴 피스트를 자랑한다. 스키 대회 중 가장 경사가 큰 하넹캄 레이스가 열리는 곳이 키츠뷔엘이기는 하지만 당황하지 말자. 하넹캄이 열리는 슬로프를 제외하면 키츠뷔엘의 피스트 대부분이 목초지에 형성된 터라 중급 스키어들이 최상의 설질을 만끽하기에 좋다. 또한 마을과 주변 지역을 둘러싼 35km 길이의 순환로에 형성된 오프피스트에서는 실력에 상관없이 누구나 스키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이런 다양한 지형의 영향으로 키츠뷔엘에는 일찌감치 스키 학교가 들어섰다. 명망 높은 스키 스쿨 ‘로테 토이펠(Rote Teufel)’과 더불어 오스트리아에서 최초로 스키 강좌를 운영한 곳이 키츠뷔엘이다. 올 겨울에도 다양한 슬로프에서 수강생들의 레벨에 맞춘 세계 최고 수준의 스키 강좌를 진행하고 있으니, 알프스에서 진정한 스키의 묘미를 만끽하고 싶다면 놓치지 말자. 단, 키츠뷔엘의 슬로프 최고 높이는 1965m로 알프스 인근 타 지역에 비해 비교적 낮은 편이다. 최상의 설질을 경험하고 싶다면 1월이나 2월이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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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겨울 액티비티와 문화를 동시에 만끽하는 티롤의 중심 인스브루크

옛 합스부르크 왕가의 수도인 인스브루크는 ‘알프스의 수도’로 통한다. 알프스 한가운데 자리 잡은 티롤주의 주도로, 역사적 뿌리가 깊은 이 도시는 스포츠만을 위해 개발한 곳이 아니기에 더욱 매력적이다. 스바로프스키 크리슈탈벨텐과 티롤러 란데스무제움 등 그 자체만으로 관람객을 끌어모으는 문화적 저력을 보유한 데다 알프스의 높은 봉우리들이 도시를 촘촘하게 둘러싼 듯 한 입지 덕에 ‘유럽 최고의 겨울 여행지’ 목록에 늘 상위권을 차지하는 인스브루크. 동계 올림픽을 세 번이나 개최한 만큼 도심 곳곳에 산으로 곧장 연결되는 케이블카와 슬로프를 설치해 도시에서 순간 이동하듯 순식간에 겨울산 중턱으로 이동할 수 있는 마법 같은 도시다. 중급 스키어라면 파체르코펠(Patscherkofel)산으로, 가루처럼 흩어지는 자연설을 가르며 알프스의 날카로운 경사를 경험하고 싶다면 노르트케테(Nordkette)로 행선지를 잡으면 된다. 오밀조밀 인류의 문명이 다져놓은 인스브루크 도심을 내려다보며 활강하는 묘미는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하다. 스키 플러스 시티 패스(SKI plus CITY pass)만 있으면 22개 도시 명소와 13개 스키장, 대중교통과 스키 리조트 셔틀까지 꽉 찬 인프라를 누릴 수 있으니 참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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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키 파티가 열리는 스키 성지 장크트 안톤

스위스, 독일과 국경을 맞댄 오스트리아 서쪽 아를베르크(Arlberg) 지역의 장크트 안톤은 세계 최고의 스키 리조트 중 하나다. 스키에 단단하게 발을 고정한 채 타는 알파인스키, 이름 그대로 알프스 산자락에서 시작한 고전적 스키 플레이가 스포츠로 안착했다고 알려진 곳이 바로 이 일대. 알프스 자락에서 최초로 케이블카가 설치된 곳이라거나 노르딕 스키와 오스트리안 스키를 재구성한 아를베르크 활강 스키 기술과 강습을 창안한 오스트리아 스키어 하네스 슈나이더(Hannes Schneider)가 탄생한 곳이라는 등 장크트 안톤은 스키 러버 사이에서 늘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고도 2809m 팔루가(Valluga)의 가파른 경사면부터 나서라인(Nasserein) 주변의 완만한 마을 경사면까지 최고의 자연 설질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주변 지역까지 인공 제설 시스템을 가동하며 타운 전체를 광대한 스키 리조트로 가꾸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몰려드는 스키어가 저녁마다 화려한 파티를 벌이는 문화가 알려지며 스키 파티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유러피언 스키어들의 윈터 파티가 궁금하다면 모저비르트(MooserWirt), 크라치 캉구루(Krazy Kanguruh) 바 스케줄을 체크해보자. 2024년 겨울 파티는 이미 시작되었다.
5 럭셔리 오스트리안 스키 레히

세계 로열패밀리와 부호들에게 특히 사랑받는 스키 타운으로 알려진 레히.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레히강 양쪽으로 고대 목재 샬레로 지은 작은 부티크 호텔과 돔형 교회 등 전형적인 알프스 마을 풍경을 간직한 곳이다. 오스트리아 서쪽, 아를베르크 지역의 중심에서도 장크트 안톤으로 둘러싸인 레히는 장크트 안톤보다 지대가 높고, 알프스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만큼 마을 어느 곳으로도 스키 슬로프가 연결된다. 사방으로 시야가 뚫린 만큼 어느 방향으로든 가리는 곳 없이 알프스의 겨울 풍경을 조망하는 베스트 스폿임은 물론이다. 알프스의 가파른 경사를 활강하고 싶은 스키어라면 최상의 슬로프를 경험할 수 있으며, 슬로프가 아닌 곳에서도 스키를 즐길 수 있을 만큼 적설량이 풍부해 자유롭게 오프피스트를 만끽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곳이다. 인근 취르스(Zu¨rs), 추크(Zug), 오베를레히(Oberlech) 등 마을을 둘러보는 반나절 하이킹 프로그램도 좋지만, 레히는 다른 알프스 지역에 비해 특히 눈이 많다. 원거리 하이킹이나 긴 슬로프에서 스키를 타고 싶다면 가급적 가이드를 대동해야 진정한 알파인 파우더 스키를 경험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