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ia in Busan
부산, 여름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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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감성과 콘셉트로 머무는 내내 파릇파릇한 영감을 전하는 곳이 있다.
무더운 현실도 잠시 잊게 만드는 부산의 판타지스러운 공간에 대하여.
EDITOR YOON SE EUN
Wet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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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묘하고 아늑한 빈티지 하우스 '웻에버'
오래되고 낙후한 건물을 콘텐츠와 레노베이션을 통해 재조명하는 ‘독립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27club. ‘웻에버’는 바닷가에 있는 한적하고 낡은 주택을 찾던 27club의 프로젝트로 완성한 스테이 공간이다.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골목에서 발견한 30년 된 3층짜리 건물은 1960~1970년대 아메리칸 무드의 빈티지 하우스를 모티브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등 평소 좋아하는 영화와 대중문화 콘텐츠의 오마주로 버무렸고, 웻에버(Wetever)란 이름처럼 눅눅하게 젖은 듯 기묘한 분위기의 바닷가 집이 되었다. 2개의 침실과 부엌, 거실 등을 갖춘 웻에버는 오랫동안 수집한 빈티지 소품과 직접 복원한 미드센추리 가구로 채웠고, 스크린과 빔 프로젝터·턴테이블·일회용 필름 카메라 등을 비치해 온종일 감성 가득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루프톱에는 광안대교를 조망할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를 놓았고, 아티스트의 작품을 전시하는 옥탑방도 소소한 재미를 더한다. 클래식한 무드의 벽지와 나무 바닥, 벽에 걸린 포스터,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책 등 웻에버에서 만나는 모든 것은 오묘하고, 머무름은 아늑하다.
주소 부산시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문의 인스타그램 @wetever_official
33G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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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로 떠나는 해외여행 '33게이트'
공항에 도착해 티케팅을 하고 게이트 앞에 앉아 비행기 출발 시간만 기다리던 순간들. 상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그 설렘을 공항이 아닌 카페에서도 느낄 수 있다. 부산 전포동 카페 거리에 자리한 ‘33게이트’. 입구에는 공항에서나 봄 직한 익숙한 안내판이 걸려 있고, 내부는 공항에 들어선 듯 놀라운 디테일로 가득하다. 라운지처럼 카펫을 깔고 실제 공항에서 이용하는 의자를 놓았다. 전 세계 공용 콘센트를 설치하고, 비행기 탑승 안내 방송도 한다. 1980년대 공항 게이트를 참고해 주문을 받는 바에는 항공편 안내부터 라스트콜까지 알려주는 전광판을 걸었다. 33게이트의 하이라이트는 비행기 티켓이다. 카페에 비치한 라벨 프린터로 원하는 이름이나 문구를 뽑아 티켓에 붙이면 나만의 항공권이 완성된다. 티켓에 적힌 행선지는 시즌마다 달라지고, 행선지에 따라 스페셜 메뉴를 선보인다. 8월은 방콕으로, 방콕 하면 떠오르는 땡모빤을 판매할 예정이다. 공항 콘셉트뿐 아니라 메뉴에도 진심인 33게이트는 특히 튀르키예의 카이마크를 모티브로 수제 크림과 꿀, 바게트로 만든 디저트 크림 화이트가 유명하다.
주소 부산시 부산진구 서전로37번길 20 A 마동 2층
영업시간 12:00~21:00(목요일 휴무)
문의 0507-1345-6918, 인스타그램 @33gate
Good Ol’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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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부치는 여행자의 편지 '굿올데이즈'
한때 부산의 중심으로 화려한 시절을 보낸 중앙동에 ‘굿올데이즈’가 있다. ‘좋았던 옛 시절’이란 뜻의 이름처럼 여행자의 오늘을 기록하고, 추억 할 수 있도록 돕는 호텔이다. 우표와 엽서를 웰컴 기프트로 준비하고, 룸에는 무언가를 읽고 쓰기 편한 책상과 연필·색연필·마스킹 테이프 등 세심하게 큐레이션한 문구류가 비치되어 있다. 투숙객들은 여행하며 느낀 감정과 좋았던 순간들을 엽서에 담는다. 콘시어지 데스크 뒤편에 우편함이 있어 미래의 원하는 달에 받을 수도 있다. 굿올데이즈의 아날로그 감성은 계속된다. 최근 도심에서 보기 힘든 풍성한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객실 뷰를 초록빛으로 물들이고, 음악은 턴테이블에 LP판을 올려 들으며, 커피는 원두를 갈아 핸드 드립으로 내려 마신다. 조금 느리고 불편하지만, 그렇기에 머무는 모든 순간을 기억할 수 있다. 1~2층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카페로 부산 풍경이 담긴 엽서와 문구류를 판매하며, 호스트가 추천하는 노포 소개 카드가 준비되어있어 나만의 부산 가이드북을 만들어도 좋다. 갓 구운 스콘과 그래놀라 등이 담긴 조식 바구니와 함께 룸에서 느긋한 아침도 즐겨볼 것.
주소 부산시 중구 중앙대로41번길 5
문의 010-5126-3278, 인스타그램 @goodoldays_hotel
F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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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공장에서의 아트 투어 'F1963'
1963년부터 45년 동안 와이어를 생산하던 공장이 2016년 부산 비엔날레를 계기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기존 공장의 형태와 골조는 최대한 유지하며 레노베이션한 결과 설비 라인이 촘촘하게 들어서 있던 곳은 전시와 공연이 열리는 홀이 되었고, 대형 크레인이 매달려 있던 자리엔 북 타워가 세워졌다. 이 거대한 재생 건축물은 이제 와이어 대신 다양한 문화와 체험을 즐기는 공간으로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F1963 도서관에선 미술·건축·디자인·사진 등 분야별 예술 서적과 도록·작품집 등을 볼 수 있고, 한국 현대사진을 대표하는 구본창 작가 개인전으로 개관한 국제갤러리 부산점은 동시대 유명 미술 작가들의 주요 작품을 전시한다. 8월 14일까지는 일상의 풍경을 추상회화로 옮겨 담는 이희준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이 외에도 클래식 공연이 열리는 ‘금난새 뮤직 센터(GMC)’, 전시장이자 공연장으로 활용 가능한 실험적 공간 ‘석촌홀’, 현대자동차가 만든 디자인 체험 공간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등을 운영 중이다. 문화생활을 즐긴 후 쉬어 가기 좋은 카페, 레스토랑, 펍까지 둘러보면 부산 아트 여행이 완성된다.
주소 부산시 수영구 구락로123번길 20
영업시간 09:00~21:00(매장마다 다름)
문의 051-756-1963, www.f1963.org, 인스타그램 @f1963_official
Eco-friendly Island, Maldives
적도와 인도양이 교차하는 푸른 몰디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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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더위가 찾아온 2022년. 매년 급변하는 기후에 당황하는 건 우리뿐만이 아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작은 나라. 하지만 연간 100만 명이 찾는 인도양의 아름다운 섬나라, 몰디브는 자연과 공존하는 방법에 보다 공을 들인다.
탄소 중립국으로 변신을 선언한 몰디브에서 즐기는 에코 투어리즘.
EDITOR KIM KAI
날것 그대로의 인도양
인도와 스리랑카 서남쪽 바다에서 적도까지 길게 뻗은 산호초 군락에 자리한 몰디브. 26개의 환초에 1192개 섬으로 이루어진 몰디브는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청록색 물결 찰랑이는 투명한 바다에 새하얀 리조트가 들어선 풍경은 일부에 불과하다. 우리에게는 다소 먼 인도양 일대 인간 문명의 역사가 보존되어 있는 데다, 환초 주위에 형성된 습지와 수생 식물 군락지는 해양 생물의 천연 서식지로 풍부한 생태계가 살아 있다. 여행자가 접근하기 좋은 곳은 아무래도 수도 말레가 위치한 북부 환초 지역. 특히 말레가 위치한 카푸(Kaafu) 환초에는 여러 종의 맹그로브 식물과 수천 마리의 맹그로브 게가 서식하는 후라(Huraa) 맹그로브 자연보호 구역과 몰디브 토착종인 검은 거북이 자주 목격되는 카시두(Kaashidhoo) 습지대가 있다. 지역의 생물 다양성을 인정받아 2021년 2월 보호 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역사 애호가들의 귀가 솔깃할 스폿도 있다. 이슬람 국가인 몰디브가 고대 불교 국가였던 시절의 유적지가 발굴된 것. 60개가 넘는 산호 석조 구조로 이루어진 거대한 수도원 단지, 쿠루힌나 타라간두(Kuruhinna tharaagandu)는 몰디브에서 가장 큰 고고학적 유적지로 꼽힌다. 몰디브 주요 국제공항인 벨라나 공항 또는 수도 말레에서 쾌속정으로 단번에 이동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데다, 몰디브 역사와 자연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카푸 환초의 메리트다. 역시 북부에 있는 하 알리프(Haa Alif) 환초에서도 몰디브의 생생한 자연과 역사를 만날 수 있다. 여러 종의 해양 생물이 서식하며 중요한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는 바라(Baarah) 습지가 500년 전 몰디브를 침략한 포르투갈을 몰아내는 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 민족 영웅으로 칭송받는 보두 타쿠루파누(Bodu Thakurufaanu)는 습지의 맹그로브를 은신처 삼아 밤마다 게릴라전을 치렀고, 그렇게 환초를 하나씩 되찾으며 결국 15년 만에 포르투갈로부터 몰디브를 해방시켰다. 기나긴 인간의 역사에서 몇 안 되는 승리의 순간을 안겨준 보두 타쿠루파누와 하 알리프 환초는 그래서 몰디브 사람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곳이다.
1 인도양 산호초 군락에 자리한 몰디브.
2 몰디브 최초 자연 정원, 마티킬히 에코 가든.
3 1981년에 침몰한 난파선. 지금은 다이버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다이빙 스폿이다.
적도 아래 그 섬, 아두 시티를 방문하는 이유
보통 대륙 연안에서 시작해 먼바다로 길게 이어지는 산호초 군락. 인도와 스리랑카 인근 아라비아해에서 시작해 멀리 인도양으로 뻗어나가는 환초에 자리한 몰디브는 가장 남쪽에 있는 환초가 적도를 살짝 넘는다. 그 남단에 위치한 다소 독특한 스폿이 아두 시티(Addu City)다. 몰디브에서 가장 먼저 사람이 정착한 곳이고, 특별한 위치 탓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두 시티 일부 섬이 영국의 공군기지로 사용되었다. 몰디브가 유명 관광지가 되면서 공군기지는 관광객이 드나드는 공항으로, 육군 병원은 다이빙 센터로 탈바꿈했다. 일찌감치 인간의 발길이 닿았음에도 여전히 자연 생태계를 잘 보존하고 있는 점도 아두 시티의 특이점이다. 몰디브 최초의 자연 정원인 마티킬히(Mathikilhi) 에코 가든은 틸라피아(Tilapia)를 포함한 열대성 물고기와 독특한 동식물의 서식지다. 미네랄과 영양소가 가득한 천연 진흙 목욕을 즐길 수 있는 이색 체험도 가능하다. 좀 더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일단 버기를 한 대 빌리자. 이디갈리 킬히(Eydhigali Kilhi) 습지와 히타두(Hithadhoo)섬의 보호 지역인 코아티(Koattey)가 있는 아두 자연 공원 부두와 산책로를 배회하다가 아름답고 붉은 맹그로브 숲에서 카누를 타며 즐기는 석양 뷰는 덤이다. 새들이 이동하는 경로에 위치한 덕에 세계 조류학자들이 몰려드는 이곳에서 희귀 조류를 관찰하거나 적도 아래를 흐르는 바다에서 화려한 색상의 산호초 사이를 유영하며 상어, 쥐가오리와 함께 스노클링을 즐기는 기회도 놓치지 말자. 아두 시티에서는 숙박 옵션도 특별하다. 호텔이나 리조트를 선택하는 것도 좋지만, 로컬 라이프를 경험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추천한다. 현지인 가족과 어울리며 아두인들의 소소한 일상을 체험하고, 지역 식재료를 이용한 전통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사실 호텔도 평범하지는 않다. 마을에 단 하나 있는 호텔에서 묵는다면 적도를 넘은 것을 축하하는 증서를 발급하는 깜짝 이벤트가 기다린다.
1,3 눈부신 해양 생물들로 가득한 몰디브 바다는 스노클링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2 끝없이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를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길 수 있다.
해양 생태계 보존에 진심인 포시즌스 리조트 몰디브
지금까지 몰디브 관광의 거점이 되어온 리조트들은 친환경 제품과 태양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몰디브 에코 투어리즘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 생물권 보전 지역인 아름다운 바(Baa) 환초에 자리한 포시즌스 리조트 몰디브는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공을 들인다. 포시즌스 쿠다 후라에서는 2001년부터 해양 보존 팀 ‘머린 세이버’와 함께 산호 번식 기부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산호 조각을 특별 제작한 프레임에 심어 산호 서식지를 자연스럽게 퍼뜨리고, 참가자들은 자신이 심은 산호 조각이 자라는 모습을 머린 세이버 홈페이지에서 약 6개월마다 관찰할 수 있다. 포시즌스 란다 기라바루에서는 세계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바다거북 구조 활동과 더불어 해양생물학자 가이 스티븐스(Guy Stevens)와 함께하는 열대산 큰 가오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관찰 시즌이 시작되는 6월경 리조트 인근에서 가오리 무리가 발견되면 신청자에 한해 리조트에서 스피드보트를 제공하니 가오리들과 함께 바다를 유영하는 신비로운 기회를 놓치지 말자. 후손들에게 건강한 바다를 물려주어 지속 가능한 여행을 실천하려는 리조트들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1 포시즌스 쿠다 후라의 시 사이트싱 프로그램.
2 포시즌스 란다 기라바루에서는 해양생물학자, 환경 운동 단체와 함께 열대산 큰 가오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3인도양을 품은 포시즌스 쿠다 후라
1 해양 생태계를 관찰·연구하는 포시즌스 란다 기라바루 머린 디스커버리 센터.
2 인도양을 품은 포시즌스 쿠다 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