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Infinite Rest, INCHEON
쉼에 대한 새로운 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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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봄이라지만 날씨는 겨울의 끝 같은 3월. 미묘한 계절의 틈새로 찾아온 환절기는 공간의 환기와 기분 전환이 필요한 때가 아닐는지. 지근거리에 드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어 마치 먼 곳으로 여행을 온 듯한 그곳, 인천으로 향한다.
EDITOR JE MIN JU
Haeden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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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미술 해든뮤지움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 인천 강화도. 이곳에 국내외 유수의 현대미술 작품을 한데 모아놓은 공간이 있다. 열린 미술관을 지향하는 해든뮤지움이다. 백남준, 이우환, 박서보를 비롯해 피카소, 샤갈, 아르망 등 세계적 수준에 오른 작가들의 작품이 뮤지엄 곳곳을 채운다. 하지만 이곳의 매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주변의 자연 지형을 고스란히 반영해 설계한 건축물도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이기 때문이다. 땅의 경사면을 그대로 살린 진입로, 수풀과 나무에 가려 숨은 듯한 인상을 풍기는 건물 등은 방문자가 직접 걸어서 찾아와야만 만날 수 있는 히든 플레이스로 작용한다. 외부 벽면을 거울로 마감한 미러 가든에는 폴란드 조각가 이고르 미토라이의 작품 ‘Torso di Ikaro’가 뮤지엄의 상징물처럼 우뚝 서 관람객을 반긴다. 입장료에 음료 한 잔 가격을 포함하고 있어 관람 전후 2층에 자리한 카페에서 원하는 음료를 주문할 수 있고,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쉴 수 있도록 야외에도 편의를 위한 좌석을 마련했다. 4월 2일까지 김환기, 장욱진, 이응노, 호안 미로 등의 작가가 참여한 기획 전시<동행>을 진행한다.
주소 :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장흥로101번길 44
운영 시간 :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무
문의 : 032-937-6911, haedenmuseum.com
Shiwoo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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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된 고택의 하룻밤 주인공 시우재
시우재는 시우(時雨), 즉 ‘적절한 시기에 내리는 비’라는 의미가 담긴 고택이다. 무려 120년이나 됐다. 지속적 관리와 보수를 거듭하며 120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담아낸 단단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인천 내에서도 독보적 한옥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한옥 특유의 고풍스러운 멋이 가득하지만, 한 걸음 더 들어가보면 현대에 어울리는 모던한 인테리어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머무르는 이들이 편안하게 쉴 수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 연수구에 자리하고 있어 지도상으로 얼핏 보면 도시 한복판에 있는 것 같지만, 일부러 일상과 거리를 두려는 듯 구불구불한 길을 들어서야 비로소 시우재의 입구에 다다를 수 있다. 매일 단 한 팀만을 한옥 한 채의 주인으로 받고 있으며, 매월 20일에 두 달 뒤의 예약 창을 열어둔다. 나이 제한 없이 최대 5인까지 수용하며, 목조 주택의 특성을 고려해 양초를 비롯한 화로나 가스 사용은 금지한다. 가꾸는 이의 정성에 머무는 이의 세심함이 더해져 시우재는 해를 거듭할수록 반듯한 고택의 미를 선사한다.
주소 : 주소 인천시 연수구 동곡재로 74-33
문의 : 0507-1316-0120, 인스타그램 @shi.woo.jae
Thanks to T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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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의 안온한 쉼 차덕분
영종도 구읍뱃터가 내려다보이는 건물 8층에는 이다지도 차(茶)에 진심일 수 있을까 싶은 공간이 자리한다. 이름마저 차가 들어간 ‘차덕분’이다. 한 잔의 차로 인해 뜻밖의 감정을 느끼거나, 특별한 인연을 만나거나, 혹은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낼 때 ‘차 덕분’이라는 표현을 통해 그 공을 차에 돌린다. 이곳이 인천을 찾은 여행자 사이에서 알려지기 시작한 건 티 오마카세라는 독특한 콘셉트의 찻상 덕분. 한 공간 내에 별도로 운영 중인 차실 ‘무언’에서는 시즌제로 진행하는 티 오마카세를 통해 직접 개발한 디저트와 차를 차림에 맞춰 단계별로 제공하는데, 차를 음미하는 남다른 깊이를 느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입소문 타기 시작했다. 현재는 새로운 시즌을 준비 중이라고. 요즘은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11시까지 ‘아침 첫 차’라는 콘셉트로 늙은 호박과 단호박차, 흑미뚱딴지녹차, 레몬그라스생강차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인천의 푸른 바다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창가 자리는 선점하기 쉽지 않은 명당 좌석. 사방이 에메랄드빛으로 물든 서해를 바라보며 즐기는 차 한잔은 안온한 휴식이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주소 : 인천시 중구 은하수로 12 뱃터프라자 802호
운영 시간 : 평일 09:30~20:00, 주말 09:30~21:00
문의 : 0507-1385-2486, 인스타그램 @thanks_to_tea
CoSMo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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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예술의 총제적 경험 코스모40
수십 동의 공장 건물이 즐비하던 공업단지가 허물어진 후 빈 땅에는 희망의 새싹처럼 건물 한 동이 다시 피어났다. 공장 단지의 정제 시설이던 ‘40’동이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 본래의 터전이 지닌 역사를 잊지 않으면서 새로운 용도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등장한 ‘코스모40’은 그렇게 2018년 개관한 이후 인천을 대표하는 공간으로서 아이덴티티를 지켜오고 있다. 코스모40은 단순히 기존 공간을 리커버리했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건축적 미학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다양한 자재와 색감을 통해 공간마다 각기 다른 영감을 제공하기 때문. 각 층에서는 전시, 공연, 퍼포먼스, 워크숍, 마켓, 커뮤니티 이벤트 등 다채로운 시도가 매번 펼쳐진다. 1층에서 2층까지 이어지는 메인 홀은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를 수용할 수 있도록 개방성을 살린 층고가 눈에 띄며, 건물을 지탱하는 기둥에 빛을 더해 특유의 바이브를 완성했다. 카페 코스모라운지에서는 스페셜티 커피를 비롯해 수제 크래프트 맥주와 크루아상 파티스리 등의 식음료를 즐길 수 있으며, 먹고 마시고 보고 느끼는 모든 것이 곧 새로운 경험으로 녹아드는 공간을 지향한다.
주소 : 인천시 서구 장고개로231번길 9
운영 시간 : 평일 10:00~20:00, 주말 10:00~21:00
문의 : 032-575-2319, cosmo40.com, 인스타그램 @cosmo.40
HawaiiBucket list 6
진짜 하와이를 느껴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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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키키 해변에서 즐기는 서핑부터 거북이와 함께 하는 스노클링, 빅아일랜드에서 누리는 호캉스, 로미로미 마사지, 로맨틱한 선셋과 화산 위를 날아오르는 헬기 투어까지, 진짜 하와이를 경험하고 싶다면 여섯 가지 버킷 리스트를 기억하자.
EDITOR WOO JI KYUNG
1 서핑 천국에서 서핑하기
하와이는 서퍼들의 파라다이스다. 이른 아침부터 서퍼들이 서프보드를 들고 달려가는 곳은 와이키키 해변. 과거 하와이 왕족의 전유물이던 와이키키는 서핑의 역사가 시작된 곳으로 카노스(Canoes), 카이저스(Kaiser’s), 록파일스(Rockpiles) 등 서핑 스폿이 포진해 있다. 와이키키 해변의 명물인 듀크 카하나모쿠 동상 뒤편에 위치한 카노스는 초급 서퍼들이 서핑을 하거나 레슨을 받기 좋은 곳으로, 롱보드가 잘 어울린다. 반면 카이저스는 여행자보다 로컬에게 인기가 많은 곳으로, 중급 서퍼들이 쇼트보드를 타기 좋은 파도가 친다. 록파일스는 쇼트보딩과 롱보딩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인데, 바닥이 산호로 이뤄지고 조류가 있어 상급 서퍼에게 적합하다.
2 빅아일랜드에서 호캉스 즐기기
프라이빗한 해변과 수영장을 누비며 진정한 호캉스를 즐기고 싶다면 오아후보다는 이웃 섬 빅아일랜드를 추천한다. 빅아일랜드 페어몬트 오키드 하와이(Fairmont Orchid, Hawaii) 리조트는 럭셔리 리조트의 정석 같은 곳. 야자수와 몬스테라, 알로카시아가 무성한 열대 정원과 골프 코스에 둘러싸인 이 리조트는 중앙에 거대한 수영장이 자리하고 수영장 너머로는 파우오아 베이(Pauoa Bay)가 펼쳐진다. 에메랄드빛의 파우오아 베이는 물이 맑고 잔잔해 수영을 즐기기에도, 카약을 타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웅장한 리조트 내에는 레스토랑만 6개가 있는데, 해안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늘어선 레스토랑과 바에서는 선셋 디너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수영장을 24시간 오픈해 고요한 밤에 별을 보며 수영하는 여유를 누릴 수도 있다.
3 거북이와 스노클링하기
하와이의 바다는 가만히 바라보기보다는 첨벙 뛰어들어야 진짜 매력을 알 수 있다. 스노클링을 하다 바닷속에서 유영하는 거북이와 마주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으므로. 바닷속을 헤엄치던 거북이가 수면으로 올라와 고개를 내밀고 숨을 쉰 후 유유히 하강하거나, 옆에 누가 있건 말건 해조류를 먹으며 식사에 열중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특히 오아후의 터틀 비치(Turtle Beach)나 마우이의 카팔루아 베이(Kapalua Bay)는 거북이와 마주칠 확률이 높다. 마우이 남쪽 해안에서 5km 남짓 떨어진 초승달 모양의 섬 몰로키니(Molokini)도 거북이와 수영하기 좋은데, 요트 투어를 통해 다녀올 수 있다. 오아후의 카팔루아 베이 비치에서는 운이 좋으면 몽크실을 만날 수도 있다. 이름처럼 하와이에서만 서식하는 바다표범으로, 생김새가 수도승을 닮았다고 해서 몽크실이라 부른다.
4 로미로미 마사지
아는 사람만 아는 하와이 전통 마사지 ‘로미로미(Romiromi)’는 여행의 완벽한 쉼표가 되어준다. 하와이 유일의 5성급 스파로 유명한 곳은 몽타주 카팔루아 베이(Montage Kapalua Bay)의 스파다. 몽타주 카팔루아 베이 산책로 끝자락에 위치한 스파는 인피니티 풀과 폭포가 있는 사우나까지 갖추고 있다. 야외 독채 스파에서 파도처럼 리드미컬한 로미로미 마사지를 받고 인공 폭포가 있는 사우나와 인피니티 풀을 오가노라면 피부는 물론 마음까지 촉촉해진다. 마사지를 받기 전 인피니티 풀에서 수영부터 즐겨보자.
5 선셋 감상하기
하와이에선 매일 저녁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노을 극장이 펼쳐진다. 어느 해변에 있건 해 지는 시간을 기억할 것. 오아후에선 거대한 럭셔리 크루즈를 타고 디너와 선셋을 함께 즐길 수도 있다. 훌라 댄서들의 환영을 받으며 ‘스타 오브 호놀룰루’에 승선해보자. 칵테일 한 잔 들고 선상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해변에서 맞는 석양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웰컴 드링크부터 샐러드, 랍스타와 스테이크, 디저트까지 맛보는 코스 요리도 낭만을 더한다. 하늘이 푸른빛을 띠다 점점 어두워지면 와이키키의 야경이 빛나는 밤, 크루즈선은 라이브 밴드와 훌라 댄서들의 공연으로 열기가 후끈 달아오른다.
6 화산 위를 날아오르는 헬기 투어
빅아일랜드에서 헬기 투어를 하면 지구상에서 가장 활발한 활화산 킬라우에아(Kilauea)와 마우나로아(Mauna Loa)를 전지적 기장 시점으로 내려다볼 수 있다. 두 곳 모두 용암이 분출되면 화산 아래 있는 마그마에서 용암이 다시 채워지는 개방계 활화산으로, 화산활동으로 이루어진 섬의 자연을 잘 보여준다. 힐로 공항 활주로에서 헬기에 탑승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1983년 이래 끊임없이 분화하고 있는 킬라우에아 화산이 발아래로 드라마틱한 모습을 드러낸다. 불이 난 것처럼 연기가 피어오르는 분화구 풍경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왜 하와이 사람들이 이 분화구를 ‘영원한 불의 집’이라 부르며 신성한 장소로 여기는지 알 것 같은 장면이다. 헬기 아래로 하마쿠아 연안의 해안선과 폭포의 숨 막히는 비경도 아이맥스 영화처럼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