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의 새로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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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공항 옆 동네로 불리던 섬이 완전히 변했다. 단순한 경유지를 넘어 그 자체가 목적지인 관
광 스폿으로 변신 중인 영종도.
웅장한 리조트는 물론 아름다운 오션 뷰를 자랑하는 고요한 카페와 심장을 울리는 드라이빙 센
터까지 한데 어울린
종잡을 수 없는 이도시에선, 모든 순간이 이토록 특별하다.
EDITOR IENA
PHOTOGRAPHER LEE HAE RI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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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라스베이거스
이름부터 ‘엔터테인먼트’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이 예사롭지 않은 곳. 조용한 섬을 화려함으로 뒤바꿀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가 8년의 준비 끝에 드디어 개장했다. 이곳은 현재 개장한 면적이 약 46만1661㎡(약 14만 평)로, 무려 축구장 64면을 펼쳐놓은 크기에 해당한다. 그만큼 볼거리, 즐길 거리가 다양해 리조트 자체를 목적지로 떠나는 여행도 좋겠다.
인스파이어 리조트의 중심에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 ‘오로라’가 있다. 천장과 벽에 설치된 높이 25m, 길이 150m에 달하는 초대형 LED 전광판에는 나무와 풀, 새들이 날아다니는 생생한 디지털 이미지를 상영해 환상적 경험을 선사한다. 축구장보다 넓은 광장 중앙에는 지름 30m에 달하는 거대한 키네틱 샹들리에를 설치해,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최대 규모의 실감 콘텐츠 전시관인 ‘르 스페이스’ 또한 리조트의 자랑거리 중 하나.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미디어아트와 인터랙티브 전시를 통해 방문객에게 전에 없던 몰입감을 선사한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전시관으로 전 세계 유명 아티스트의 작품과 함께 혁신적인 디지털 아트를 감상할 수 있다.
이국적인 풍경이 돋보이는 유리 돔 형태의 워터파크 ‘스플래시 베이’도 잊지 말 것. 사계절 내내 이용 가능한 이 워터파크는 다양한 슬라이드와 어트랙션, 유수풀 등으로 구성해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다.
커다란 리조트를 둘러보느라 지쳤다면 이제 룸으로 갈 차례. 객실은 총 3개의 콘셉트 타워로 나뉘어 있는데, 자연을 모티프로 한 포레스트 타워와 활기찬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선 타워, 바다를 바라보는 오션 타워 등 취향에 맞춰 고를 수 있다. 어마어마한 규모에 맞춰 세계 각국의 요리를 선보이는 다양한 레스토랑이 즐비하니 식사를 위해 멀리나갈 필요도 없다. 특히 마이클 조던의 이름을 건 스테이크 하우스가 오픈해 미국 정통의 맛 좋은 스테이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중. 이 외에도 대형 콘서트가 열리는 아레나부터 카지노에 이르기까지 즐기기 위한 모든 준비는 끝났으니, 당신은 그저 짐을 챙겨 떠나기만 하면 되겠다.
주소 : 인천시 중구 공항문화로 127
영업 시간 : 시설별 상이, 홈페이지 참고
문의 : 032-580-9000
홈페이지 : www.inspirekorea.com/ko
사진제공 :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카페 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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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안 해변의 핫 플레이스
영종도의 숨은 보석, 마시안 해변에 새로운 핫 플레이스가 등장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웅장하고 깔끔한 외관의 카페 미음이다. 1km 밖에서도 존재감을 뽐내는 대형 카페로, 독특한 ‘ㅁ’ 모양 로고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카페 미음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오션 뷰. 3층짜리 건물의 3면을 모두 통유리로 마감해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 모습이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들어온다. 아침의 잔잔한 파도, 오후의 반짝이는 물결, 그리고 노을이 붉게 물든 저녁 바다까지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는 전망을 보노라면 그 자체가 힐링이다. 가능하면 일몰 시간에 방문해 바다와 노을이 어우러지는 환상적 전망을 즐겨볼 것. 카페 중앙에는 마치 중정을 연상시키는 ‘ㅁ’자 형태의 포토존이 자리해 인기가 좋다. 이 외에도 프라이빗한 소파 자리, 아늑한 계단석, 아담한 2인석, 루프톱 등 다양한 형태의 좌석이 포진했으니 마음에 드는 좌석에 앉아 느긋한 시간을 보내보자. 베이커리 퀄리티도 기대 이상이다. 특히 크루아상류는 꼭 맛봐야 할 추천 메뉴. 프랑스 최상급 버터 레스큐어를 사용해 촉촉하고 풍부한 맛이 입을 즐겁게 한다.
주소 : 인천시 중구 마시란로 119
운영 시간 : 10:00~20:30(금·토·일요일 21:00까지)
문의 : 032-751-7001
인스타그램 : @cafe.mieum
사진제공 : 카페 미음
예술과 혁명의 도시 멕시코시티 Spot 5 ――――――――――――――――――――――――――――――――――――――――――――――――――――――――――
Revolution of the Modern Period Mexico City
중남미의 역사를 뒤흔든 멕시코혁명 이후 100여 년이 지난 지금,
멕시코는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당선되며 또 다른 의미의 혁명을 이뤄냈다.
근대를 관통하는 혁명과 도시의 건물을 캔버스 삼아 그 혁명을 예술로 박제한 아티스트,
그리고 그들의 사랑 이야기가 흐르는 멕시코시티는 단연코 지금 가장 뜨거운 도시다.
EDITOR KIM KAI
1 다시 혁명이 시작되는 곳
지금 중남미에서, 어쩌면 국제 외교가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일 것이다. 멕시코 역사상 최초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다. 여전히 남성 중심의 문화가 강하게 지배하는 멕시코에서 2024년 이후의 역사는 어떻게 흐를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여성 대통령 이전까지 멕시코를 정의했던 아이콘 역시 여성이었다. 중남미의 근대를 연 멕시코혁명을 수도인 멕시코시티 곳곳에 그려낸 멕시코의 벽화 거장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가 아닌 그의 연인 프리다 칼로(Frida Kahlo) 말이다. 스물한 살 차의 연인이 처음 만난 곳은 아르헨티나 거리와 카르멘 거리 사이에 있는 국립예비대학교. 지금은 멕시코시티의 박물관이자 문화센터로 사용되지만, 20세기 초 멕시코를 휩쓴 벽화 운동의 발상지로 꼽히는 곳이다. 프리다 칼로가 예비대학교 학생이었을 때, 디에고 리베라는 학교 벽에 ‘창조’라는 벽화를 작업 중이었다. 물론 이때의 첫 만남은 그저 그런 해프닝으로 지나갔지만.
2 멕시코의 역사와 예술을 품은 도시
근대의 제국주의는 남미와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의 많은 지역에 큰 상처를 남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당시의 아름다운 건축양식까지 함께 남겼다. 멕시코시티 중심부에 있는 소칼로 광장에 자리 잡은 바로크풍의 교회 역시 혁명이 한창이던 1920년대 이후 교육부 건물로 쓰이며 멕시코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공서 중 한 곳이 되었다. 당시 멕시코의 대표적 벽화가였던 디에고 리베라는 자신이 직접 목도한 멕시코 혁명의 현장을 6년에 걸쳐 건물 내벽에 생생하게 그려냈다. 이곳은 프리다 칼로와 두 번째로 만난 그의 벽화 덕에 지금도 멕시코를 찾는 여행자들이 반드시 방문하는 필수 코스가 되었다. 벽에는 무려 200여 편의 벽화가 예술 작품이자, 동시에 역사를 기록한 역사화로 생생하게 남아 있다. 혁명의 한가운데를 지나던 도시와 사람들 모습 말고도 멕시코에서 가장 유명한 ‘죽음의 축제’ 풍경, 거친 태평양을 넘어와 멕시코의 뜨거운 농장에서 일하던 아시아 노동자들의 모습까지 세밀하게 담겨 있는 벽화는 그림만으로도 친절하지만, 도슨트와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보다 보면 그 역사의 깊이와 결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3 아스테카를 밀어낸 스페인 양식의 대통령 궁
교육부 건물에서 재회한 리베라와 칼로는 스물한 살의 나이 차를 딛고 1년 뒤 결혼한다. 세계적인 라이징 아티스트로 주목받던 리베라와 함께 칼로는 미국으로, 유럽으로 외유하다 다시 멕시코로 돌아오는데, 귀국 후 첫 작업 역시 벽화였다. 교육부 건물 옆, 소칼로 광장에 위치한 대통령 궁이 다음 캔버스가 되었다. 이 건물에는 더 뼈아픈 역사가 담겨 있는데, 스페인이 멕시코를 침략하던 당시 아스테카의 왕이었던 몬테수마 2세를 밀어내고 지어 올린 스페인풍 건물이다. 이 건물에 리베라는 스페인 정복기 이전 멕시코 인디언들의 모습부터 근대에 이르는 방대한 멕시코 역사를 그려 넣었다. 역사라기보다 정체성을 남기고 싶었던 리베라는 멕시코의 상징인 선인장 위에 앉아 뱀을 물고 있는 독수리도 잊지 않았다. 원주민들이 옥수수로 토르티야를 만드는 모습, 피라미드를 축조하던 인부들, 카를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운동 당시 풍경, 심지어 잠시 외도 상대였던 칼로의 언니까지 벽화에 등장하는데, 죄책감에 눈동자는 그려 넣지 않았다는 뒷이야기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4 칼로의 생애가 담긴 푸른 집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프리다 칼로의 일생을 담은 영화가 붐이었다. 멕시코 특유의 강렬한 햇살 아래 쨍한 파랑으로 칠한 칼로의 집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실제 칼로가 태어난 집은 이제 그녀의 모든 것을 담은 박물관이 되었다. 그녀가 살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여전히 쨍한 파랑으로 빛나는 집은 멕시코시티 남부, 코요아칸에 있다. 학창 시절 발생한 교통사고로 전신이 마비되어 누워 있는 동안 팔만 움직여 그린 스케치, 목탄으로 쓱쓱 완성한 자화상 등 습작을 포함해 리베라와 결혼 후 함께 즐겨 그리던 수박 그림,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 등 둘의 흔적 역시 곳곳에 남아 있다. 특히 리베라의 엄청난 독서량을 보여주듯 방대한 분량의 책과 벽화 습작이 보존되어 있는데, 둘이 처음 만났던 국립예비대학교 벽에 그린 ‘창조’의 습작본 역시 남아 있다. 여행의 재미와 스킬을 한 끗 올려주는 디테일을 놓치지 말자. 건물 곳곳에 켜켜이 쌓인 한 사람의 생애가 무겁게 느껴진다면 멕시코의 푸른 생명력이 가득한 정원에 잠시 앉아 쉬어도 좋고.
5 멕시코시티 곳곳에 살아 숨 쉬는 칼로와 리베라
멕시코의 문화 아이콘이라고 칭할 만큼 예술과 역사, 건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흔적을 남긴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의 자취는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리베라의 후원자이자 팬이었던 어느 부호의 아내가 자신이 살던 으리으리한 전통 가옥을 미술관으로 만든 돌로레스 올메도 미술관(Museo Dolores Olmedo)에는 보유 작품만 137여 점. 멕시코에서 개인 컬렉션으로는 최대 규모다. 알라메다 공원 옆 디에고 리베라 벽화 박물관(Museo Mural Diego Rivera)에는 초기 작품이 대부분이지만, 프라도 호텔에 걸렸다가 1980년대 중반 대지진으로 이곳에 옮겨온 ‘알라메다 공원에서의 어느 일요일 오후의 꿈’이 시선을 압도한다. 멕시코를 정복한 스페인 침략자와 첫 원주민 대통령인 베니토 후아레스 등 역사적 인물을 비롯해 멕시코인의 인생관을 보여주는 해골 여인 카타리나, 그리고 연인이자 동지인 프리다 칼로의 모습까지 멕시코의 역사와 문화, 정체성을 담은 대작이다. 두 채의 건물에 각각 리베라와 칼로의 스튜디오를 만든 산 앙헬의 스튜디오(Museo Casa Estudio Diego Rivera Y Frida Kahlo)는 한 장소에서 둘을 동시에, 그리고 따로 보도록 조명해두었다. 칼로의 언니와 밀회한 장소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생생한 역사의 배경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