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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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호

TheBC_2022_09_여행리조트
Gwangju Art Moments
아티스틱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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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의 도시 광주에는 하나의 예술처럼 아름다운 공간들이 있다.
시간을 품은 한옥 숙소부터 감각적 오브제와 플레이팅으로 유명한 카페,
역사적 현장에 들어선 복합 문화 공간까지 광주에서 발견한 아티스틱한 모든 순간에 대해.



EDITOR YOON SE 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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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kmok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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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곁들인 한옥 스테이 식목일

식목일에 처음 만나 연을 맺은 부부는 우연히 찾아낸 오래된 집을 1년간 고치고 다듬어 ‘식목일’이란 이름의 스테이 공간을 열었다. 토관이나 적벽 돌, 육각 타일 등 1967년에 지은 집이 원래 품고 있던 것들을 자연스레 녹여내려 고민했고, 그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침실과 주방 겸 거실, 대청, 그리고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침실과 거실을 이어주는 대청에는 다기가 준비되어 있어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차를 음미하기 좋다. 큰 창이 있는 욕실에선 반신욕을 즐길 수 있는데, 특히 눈이나 비가 올 때 창을 살짝 열어놓으면 더없이 감성적 공간으로 변한다. 하지만 식목일의 매력은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또 다른 일상을 경험한다는 것. 번잡한 거리가 아닌, 해 질 녘이면 밥 짓는 구수한 냄새가 풍기는 조용한 구도심 주택가 골목에 자리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여행의 강박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일탈 을 즐길 수 있다. 바로 옆에는 작은 와인 숍 ‘식목 일 바틀’도 있다. 내추럴 오가닉 와인을 메인으로 컨벤션 와인 등 다양한 와인 리스트를 구비하고 있는데, 맘에 드는 와인을 골라 마당에 놓인 테이블에서 아늑한 저녁 시간을 보내도 좋다.

주소 광주시 북구 중가로113번길 14-17
문의 0507-1328-7257, 인스타그램 @sikmokil_stay
TD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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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플레이팅의 미학 TDA.G

지난봄 ‘TDA.G’는 벚꽃을 형상화한 디저트로 화제를 모았다. 초콜릿 나무에 솜사탕으로 만든 풍성한 벚꽃을 올리고 딸기 조각을 더해 플레이팅한 디저트는 정갈하게 다듬은 분재를 닮았고, 미쉐린 레스토랑의 마지막 코스를 떠올리게 했다. TDA.G는 플레이팅의 미학이 무엇인지 보여 주는 카페다.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맛은 물론 보는 즐거움까지 갖춘 카페를 지향하며, 기계처럼 찍어내는 게 아닌 남다른 디저트를 고민한다. 피낭시에, 마들렌 같은 구움 과자도 새롭게 만들려고 애쓴다. 오픈 바에서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 리고, 디저트를 플레이팅하는 모습도 퍼포먼스처럼 즐길 수 있다. 이처럼 카페가 커피나 디저트를 파는 공간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TDA.G 의 운영 마인드는 커피와 논 커피 음료에서도 드러난다. 호주의 듀크스(Dukes) 커피를 맛볼 수 있는데, 달콤한 디저트와 페어링하기 좋은, 기본에 충실한 클래식한 커피를 선보이며, 에이드 역시 흔하지 않은 재료로 만든다. 플레이팅 콘셉트는 시즌마다 달라지며, 가을에는 식용 꽃을 활용한 플라워 케이크 등 TDA.G만의 감성을 담은 디저트를 준비 중이다.

주소 광주시 동구 동명로26번길 40
영업시간 12:30~21:00
문의 010-2712-2984, 인스타그램 @tda.g_cafe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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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a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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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터 람스 컬렉터의 공간 모노라보르

시작은 ‘백설 공주의 관’이라 부르는 브라운 (Braun)의 턴테이블 SK5였다. 처음 본 SK5에 황홀함을 느낀 이진원 대표는 그때부터 독일 현지에서 발로 뛰며 브라운 제품을 수집했다. 그렇게 완성한 컬렉션 수백 점을 혼자만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카페 ‘모노라보르’를 열었고, 디터 람스 (Dieter Rams)가 디자인한 1950~1980년대 브라운 제품과 조명, 테이블, 체어 등 미드센추리 모던 거장들의 작품으로 카페를 꾸몄다. 그중 독일 여행 중 만난 할아버지에게 구입한 브라운의 휴대용 LP 플레이어 ‘TP1’에는 첫 직장에서 받은 월급 3개월 치를 모아 장만한 할아버지의 지난 시간이 담겨 있는데, 쉽게 만들고 쉽게 버리는 요즘 제품과 달리 디자인에 스토리까지 품고 있어 특별하다. 이 외에도 디터 람스 마니아와 현직 디자이너들이 즐겨 찾을 만큼 알찬 컬렉션을 전시 하고 있으니, 손이 아닌 눈으로만 감상할 것. 커피와 티, 에이드 등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도 준비 되어 있다. 특히 애플 라테, 애플 크럼블 등 부모 님의 40년 된 사과 농장에서 공수한 사과로 만든 메뉴는 꼭 맛봐야 한다. 큰 창 너머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도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이다.

주소 광주시 북구 일곡마을로 148 2층
영업시간 12:00~21:00(월요일 휴무)
문의 0507-1368-2501, 인스타그램 @monolabor


Asia Culture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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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오늘을 잇는 복합 문화 공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옛 전라남도청 자리에 개관한 ‘국립아시아문화 전당’은 아시아 문화 예술의 거점이자 다양한 장르의 공연, 전시, 교육, 행사 등이 열리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5·18민주화운동의 투쟁과 숭고한 희생을 기리며 역사적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공간 대부분을 지하에 조성했다. ‘빛의 숲’이란 콘셉트로, 지하지만 빛이 내부로 자연스레 스며들면서 자연과 어우러지는 공간이 완성됐고, 지상에는 현재 복원 사업이 진행 중인 민주평화교류원 등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건물과 누구나 쉬어 갈 수 있는 정원과 광장을 배치했다.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복합전시관을 비롯해 월드 뮤직 페스티벌, 브런치 콘서트, 빅도어 시네마 등 대중적 프로그램이 정기적으로 열리는 예술극장과 아시아 문화 예술 관련 도서 6만여 권,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수집한 자료 20만 점 이상을 소장한 도서관이자 박물관, 기록관 역할 까지 하는 라이브러리파크 등 흥미로운 공간이 끝없이 이어진다. 배롱나무로 가득한 계단식 광장인 열린마당, 피크닉을 즐기기 좋은 잔디 위 쉼터 하늘마당 등 곳곳에 자리한 도심 정원에서 광주의 가을을 만끽해보자.

주소 광주시 동구 문화전당로 38
영업시간 06:00~22:00(내·외부 시설마다 다름. 월요일 휴관)
문의 1899-5566, www.acc.go.kr, 인스타그램 @asiaculture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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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tanbul is the New 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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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의 새로운 매력

튀르키예(Tu¨rkiye) 최대 도시이자 한때 동로마제국과 오스만제국의 수도였던 이스탄불(Istanbul)이 ‘뉴 쿨(New Cool)’이란 키워드로 다시 전 세계 여행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고 현대와 전통이 뒤섞인,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히는 이스탄불의 새로운 매력에 대하여.
EDITOR YOON SE 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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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클래식한 이스탄불

석양이 질 때면 이스탄불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가르며 흐르는 골든 혼(Golden Horn)의 수면이 금빛으로 변한다. 반짝이는 물길은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잇는 보스포루스(Bosporus)해협과 만나고, 이 천혜의 자연환경이 이스탄불의 역사를 만들었다. 로마·비잔틴·오스만 세 제국의 수도로서 보낸 1500년의 세월 동안 여러 국가와 종교와 문화가 뒤섞였고, 그 덕에 다른 도시에선 볼 수 없는 오묘하고 장엄한 풍경이 완성 됐다. 찬란했던 지난 역사를 품은 건축물마다 다양성의 매력을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의 술탄아흐메트(Sultanahmet) 지구는 이스탄불을 이해할 첫 여행지로 제격이다. 구시가지의 랜드마크이자 비잔틴건축의 정수로 불리는 아야소피아(Aya Sofya)는 이스탄불의 복잡한 과거만큼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건축물이다. 서기 537년 성당으로 처음 건립된 후 오스만제국 아래 모스크로 바뀐 아야소피아는 한때 박물관이었다가 지금은 다시 모스크로 사용 중이다. 아기 예수를 안은 성모마리아를 그린 모자이크와 코란의 구절이 공존하는 아야소피아는 이스탄불을 꼭 닮은 공간이다. 6개의 거대한 첨탑과 파란색 타일로 유명한 블루 모스크(Blue Mosque)와 오스만 시대 건축가 미마르 시난(Mimar Sinan)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쉴레이마니예(Su¨leymaniye Mosque), 22명의 술탄이 머무른 곳이자 오스만제국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방대한 규모의 톱카프 궁전(Topkapi Palace) 등 구시가지 곳곳을 탐험하며 도시의 숨은 매력을 찾아보자. 모스크의 돔과 첨탑으로 이어지는 이스탄불의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감상하려면 갈라타 타워(Galata Tower)를 추천한다. 14세기에 지은 뒤 수 세기 동안 도시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던 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구시가지는 물론, 보스포루스해협과 신시가지까지 이스탄불의 전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1. 돔과 첨탑으로 이어지는 이스탄불 구시가지의 스카이라인.
2. 이스탄불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이자 14세기부터 거리를 지켜온 건축물,갈라타 타워.
3. 현대미술관, 박물관, 공연장, 도서관 등이 들어선 복합 문화 공간 산트랄리스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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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부터 파인다이닝까지

이스탄불은 오랜 역사가 빚어낸 미식의 도시다. 현지 음식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노점부터 메흐메트 귀르 스(Mehmet Gu¨rs) 등 유명 셰프의 파인다이닝까지, 이 도시에서 즐길 수 있는 미식의 스펙트럼은 생각보다 넓고 다채롭다. 이스티클랄 등 이스탄불 주요 거리에는 도넛 모양의 빵 시미트, 구운 감자에 각종 소스와 토핑을 올린 쿰피르, 고기부터 생선까지 다양한 재료로 만드는 케밥 등 전 세계 여행자의 입맛을 사로잡은 별미가 즐비하고, 원두 가루가 가라앉은 전통 방식의 커피는 달콤한 디저트와 제법 잘 어울린다. 여기에 달걀과 고추, 양파 등으로 맛을 낸 토마토 수프 메네멘과 ‘천상의 맛’이라 일컫는 신선한 우유 크림 카이마크, 전통 페이스트리 뵈레크 등 아침 식사 단골 메뉴도 색다른 체험이다. 루프톱이나 테라스에서 보스포루스해협 을 바라보거나 이스탄불의 환상적인 스카이라인 또는 야경을 감상하며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도 현지의 맛을 업그레이드해줄 좋은 선택이다. 늦가을부터 제철인 멸치 함시(Hamsi)와 마르마라해협에서 잡은 파란 농어 뤼페르(Lu¨fer)로 만든 요리 역시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이스탄불의 맛이니 꼭 경험해볼 것.

1. 미로처럼 이어지는 골목길마다 수천 개의 상점이 자리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시장 그랜드 바자르. 화려한 제품 사이에서 흥정하는 재미를 놓칠 수 없다.
2. 현지 음식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노점들.
3. 보스포루스해협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식사하기 좋은 해안가 레스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