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끗 차이
무엇을 입느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입느냐다. 같은 슈트라도 좀 더 멋지게 입는 센스가 중요하다. 밋밋한 비즈니스 룩에 생기를 불어넣는 스타일링 노하우를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글 장연주 사진 우창원

“아빠 양복에는 잘생긴 장그래도 별 수 없더라.” 본디 꽃 미모를 자랑하는 드라마 속 주인공은 첫 회 헐렁한 양복을 입고 등장한다. 가뜩이나 험난한 직장생활의 연속인데 몸에 맞지도 않은 큰 양복을 입은 그는 신파 주인공이 따로 없었다. 후줄근한 슈트는 드라마의 내용 전개를 위한 장치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슈트도 누가 입느냐 보다 무엇을 어떻게 입느냐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각인시켜 준 순간이었다. 많은 이들이 비즈니스 룩, 즉 슈트는 모두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저 무난하고 튀지 않는 것이면 그만이라고 여긴다. 특히 배가 나오고 어깨는 내려앉아 표준 사이즈에 근접하기 힘든 나이가 되면 더욱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출퇴근길의 직장인들은 마치 스탬프로 찍어낸 듯 비슷한 스타일에 비슷한 가방을 들고 움직인다. ‘복사’와 ‘붙여 넣기’를 반복한 사진을 보는 것마냥.
비즈니스 룩에서 개성을 어떻게 살릴 수 있겠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다. 한편으로는 ‘너무 튀거나 부담스럽지는 않을까’에 대한 걱정도 있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꿔야 할지 모르는 이도 있다. 하지만 밋밋한 비즈니스 룩을 멋스럽게 입는 것은 다름 아닌 ‘디테일의 차이’에서 시작된다는 사실. 같은 듯 다르게 입는 비법도 바로 디테일에서 시작된다. 패션 전문가들이 꼽은 너무 유별나지 않으면서도 은근히 멋스럽게 슈트를 연출하는 팁을 소개한다.

패턴과 컬러의 조화를 생각하라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비즈니스 룩으로 차콜이나 네이비 슈트를 선호한다. 이는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심어주며 차분한 느낌을 주는 컬러이기 때문이다. 컬러감이 강한 슈트에 선뜻 도전하기란 쉽지 않다. 대신 셔츠나 타이는 슈트보다 컬러 선택의 폭이 넓은 편. 이때 셔츠와 타이, 그리고 베스트, 슈트, 재킷까지 패턴과 컬러 흐름에 신경 써야 한다. 과한 패턴이나 비슷한 컬러의 반복보다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정해 힘을 주면 좀 더 트렌디한 슈트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이정기(패션 디자이너)

바지 기장은스타일의 키 포인트
남성의 스타일 중에서도 그야말로 한 끗 차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부분이 바지 기장이다. 기본적으로 슈트의 가장 이상적인 팬츠의 길이는 10부다. 복숭아 뼈를 살짝 덮어주는 정도의 길이가 클래식하고 단정한 멋을 내기에 좋다. 혹시 약간 트렌디한 느낌을 원한다면 발목 위로 1~1.5cm 정도 올라오는 9부 스타일에 도전해 보자. 체형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좀 더 젊고 트렌디한 느낌을 줄 수 있다. 10부에서는 적당히 넉넉한 바지통을 고르고, 9부의 경우엔 슬림 핏을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안수명(스타일리스트)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슈트의 배색
요즘 과거에 비해 더욱 다양해지고 세분화된 직종에 맞춰 많은 이들이 각자의 개성에 따른 다양한 비즈니스 룩을 연출할 수 있게 됐다. 비즈니스 룩은 업무의 효율성이나 진행에 도움을 주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데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TPO에 맞는 스타일링을 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개성 넘치는 시대라지만 TPO에 맞는 룩을 챙기는 것은 전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예절이다. 기본은 지키되 상황과 자리에 맞고 좀 더 돋보일 수 있는 룩을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 또 비즈니스 상황에 따른 전략적인 스타일링 역시 중요하다. 예를 들어 나에게 이목을 집중시켜야 하는 중요한 프레젠테이션 자리에서는 시선의 흐름을 안쪽으로 집중시키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솔리드 슈트에 스트라이프 셔츠를 매치하고 임팩트 있는 패턴의 포인트 타이를 더하는 것이다. 반대로 내가 아닌 상대방에게 초점이 맞춰지는 자리라면 시선의 흐름을 좀 더 바깥쪽에 머물게 한다. 솔리드 타이를 매고 잔잔한 스트라이프 셔츠를 매치한 다음, 은은한 패턴이 들어간 슈트를 매치하면 시선을 외부로 분산시킬 수 있다.
트렌드를 아우를 수 있는 스타일링에는 노력과 훈련, 경험이 필요하다. 슈트의 배색 역시 마찬가지다. 만약 자신이 없다면 올바른 스타일링 방법을 조언해 줄 전문가의 제안을 받아볼 것을 추천한다. 박성준(빌라델꼬레아 이사)

1 차콜 재킷은 120만 원, 체크 셔츠는 10만 원, 베스트는 39만 원, 타이는 15만 원. 모두 나비 바이 이정기.
2 Lee Jung Ki
3 Prada
4 포용력과 중용의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회색 슈트, 깔끔한 느낌을 주는 은은한 블루 스트라이프 셔츠,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딥한 브라운 컬러에 포인트 디테일을 더한 타이. 모두 빌라델꼬레아, 가격 미정.

컬러도 마찬가지다. 특별하기보단 기본적인 스타일의 컬러가 제격이다. 그렇기 때문에 블랙 컬러의 클래식한 구두는 비즈니스맨이라면 반드시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할 필수 아이템이다. 무난한 디자인과 컬러의 슈즈일지라도 어떤 가죽을 사용했느냐에 따라, 가죽의 질에 따라 차이가 난다. 현란한 컬러나 소재의 슈즈보다 단단하고 좋은 가죽의 클래식한 구두가 진리다. 김태진(유니페어 MD)

포켓 장식은 신경 쓴 듯, 쓰지 않은 듯
한동안 남성들의 옷깃을 차지했던 부토니에. 최근에는 놈코어의 열풍에 힘입어 깔끔하고 기본적인 스타일의 액세서리가 대세다. 부토니에는 자칫 너무 차려입었다거나 부담스럽게 여겨질 수 있으니 행커치프나 세련된 펜 하나를 꼽아주는 것으로 마무리하자. 깔끔하면서 세련된 느낌을 주는 데는 이만한 액세서리가 없다. 이정기(패션 디자이너)

잘 고른 안경이 스타일을 살린다
얼굴에 맞는 안경은 멋진 액세서리가 될 수 있다. 얇은 금속 프레임의 안경은 클래식하고 샤프한 느낌을 준다. 골드 프레임은 재질의 특성상 따뜻함보다 차가운 성질을 지니고 있어 상대방으로 하여금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미팅에 제격이다. 뿔테의 경우에는 금속테보다 따뜻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감성을 기반으로 하는 미팅에 편안함을 더해준다. 박성준(빌라델꼬레아 이사)

1 (위부터) 정갈한 느낌을 주는 레드 스트라이프 셔츠. 볼리올리 29만 원. 세련된 느낌을 주는 블루 스트라이프 셔츠. 보스 35만 원. 연한 컬러의 핑크 스트라이프 셔츠는 부드러운 수입 원단으로 몸에 닿았을 때 느낌이 좋다. 스테디 스테이트 28만8천 원. 과하지 않은 블루 컬러의 반복 패턴이 특징인 셔츠. 볼리올리 39만 원.
2 은은한 패턴의 반복이 특징으로 피부에 닿았을 때 부드러운 면 소재가 편안함을 준다. 빌라델꼬레아 가격 미정.
3 블랙 블럭이 포인트인 커프스 링크와 입체적인 패턴이 특징인 커프스 링크. 블랙 스퀘어는 가격 미정, 실버 컬러는 38만9천 원. 모두 S.T. 듀퐁.
4 블랙 컬러의 클래식한 구두는 적당히 빠진 앞코가 슈트의 바짓단과 잘 어울린다. 유니페어 42nd 로얄 하이랜드 세종, 29만 원.
5 고급스러운 광택과 디자인의 만년필. 에드슨 다이아몬드 블랙 만년필은 230만 원, 엑스퍼트 디럭스 블랙 CT 만년필은 28만 원. 모두 워터맨. 레드 컬러의 아우트라인이 특징인 행커치프. S.T. 듀퐁 21만 원.
6 골드 프레임의 클래식한 디자인의 안경테와 오묘한 그러데이션 컬러가 돋보이는 혼 프레임(Horn Flame)의 안경테. 골드 프레임은 175만 원, 뿔테는 145만 원. 모두 레트로스펙스.

3 살바토레 페라가모
금방이라도 어딘가 여행을 떠날 것 같은 빅 백을 든남자 모델에게서 자유로운 무드가 넘친다. 여러 가지 물건을 모두 넣어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은 넉넉한 사이즈의 빅 백은 스타일은 물론 실용적인 면에서도 만점이다.

4 디올 옴므
디올의 런웨이에서는 부피감 있고 폭이 넓으며 모서리가 둥그스름한 백이 눈길을 끌었다. 이 백은 여러 부분에 수납공간을 갖춰 실용성을 더했는데 기존의 브리프케이스보다는 좀 더 캐주얼하고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준다.

도움 주신 곳 나비 바이 이정기 02-545-2585, 레트로스펙스·빌라델꼬레아 02-3676-9002, 볼리올리 02-310-1685, 스테디 스테이트 02-749-3916, 유니페어 1644-6190, 워터맨 02-554-0911, 휴고 보스 02-2014-9178

Color code
겨울의 매서운 바람을 뒤로하고 우리 곁을 찾아온 시즌 뉴 백과 슈즈. 무채색의 겨울을 몰아내 줄 화려한 컬러의 향연이 시작된다.
진행 장연주 사진 우창원

1 짙은 블루와 옐로, 피치가 컬러 블럭 형태로 배색돼 화사함을 더했다. 베이식한 스타일의 디자인으로 포멀한 룩이나 캐주얼 룩에 두루 잘 어울리며 스타일링 포인트 아이템으로 제격이다. 버버리 페이턴트 트리밍 핸드 페인티드 가죽 미디엄 비 백, 480만 원.
2 (위부터) 블랙 컬러 소가죽 소재의 샌들로 깔끔하면서도 베이식한 스타일에 제격이다. 샌들의 앞코는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뤄져 있으며 뒷굽은 굵기가 적당해 착용 시 안정감을 준다. 프라다 비텔로 럭스 샌들, 가격 미정. 단단한 소가죽으로 만들어진 기본 스타일의 백으로 양 옆에 달린 태슬 장식과 프런트에서 백 사이드로 이어지는 플랫한 스터드 장식이 포인트다. 숄더 스트랩이 있어 숄더백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프라다 글라체 카프 백, 가격 미정.
3 (위부터) 햇빛이 비췄을 때 나타나는 ‘음영’을 테마로 한 숄더백. 심플하지만 절묘한 컬러 블럭과 군더더기 없는 디테일이 특징이며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뛰어난 제품이다. 로저 비비에 유룩 백(U-Look Bag), 3백만 원대. 브랜드의 상징인 진주 장식이 지난 시즌에 비해 작아지고 힐 역시 기존보다 조금 얇아져 여성스러움을 더했다. 팔라쪼(Palazzo)의 모자이크에서 영감을 받은 아름다운 패턴이 특징이다. 로저 비비에 스틸레토 스피어, 130만 원대.
4 클래식한 디자인 슈즈에 위트를 더하는 데는 컬러만한 것이 없다. 기존 원 톤의 바라(Vara) 슈즈가 단정함을 대변했다면 투 톤 페이턴트 소재의 바리나(Varina)는 스타일링에 포인트가 된다. 살바토레 페라가모 바리나, 가격 미정.

도움 주신 곳 로저 비비에 02-3448-8131, 버버리 02-3485-6536, 살바토레 페라가모 02-2140-9642, 프라다 02-3218-5331

피부도 다량 미세 먼지가 침착된 경우 가려움이나 따가움 등을 동반한 피부 염증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아토피 환자의 경우, 황사가 심하거나 미세 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가려운 증상이 심해진다. 물론 평소 질환이 없는 사람들도 미세 먼지에 노출되면 따끔거림이나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황사나 미세 먼지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
그렇다면 황사와 미세 먼지를 대비하는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정재우 교수는 황사와 미세 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최대한 외출을 삼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외출할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자. 방한용으로 나와 있는 천으로 된 일반 마스크보다는 식약처에서 인증한 황사 마스크가 미세 먼지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마스크 내에 공기 속 숨은 미세 먼지를 걸러내는 필터가 내장되어 있는 것을 구매하는 것이 정답이다. 이미 한 번 사용한 마스크는 차단 효과가 떨어져 재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또 조깅 등 호흡을 통하여 황사나 미세 먼지가 폐로 들어오기 쉬운 실외 운동도 삼가해야 한다. 미세 먼지 농도가 높은 날의 한 시간 산책은 80시간 이상 흡연한 것과 마찬가지일 정도로 호흡기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황사와 미세 먼지가 심한 날에는 담배와 술을 금하는 것도 예방법 중 하나다. 흡연은 호흡기 점막을 마르게 하고 음주는 탈수를 일으키기 때문에 황사와 미세 먼지로 인한 질환을 더욱 부채질하는 격이다.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야외에서 눈이 따끔거리거나 이물감이 있을 때는 눈을 비비거나 만지지 않는 것이 각막을 손상시키지 않는 방법입니다. 이때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은 안약으로 눈을 씻어줘야 합니다.” 정재우 교수의 조언이다.
외출 시에는 피부가 많이 노출되지 않는 옷을 착용하는 것도 황사나 미세 먼지에 대처하는 방법 중 하나. 집으로 돌아온 다음에도 해야 할 일이 많다. 머리카락이나 손등처럼 노출 부위에 먼지들이 달라붙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샤워를 하거나 손과 발을 꼼꼼하게 씻는 것은 필수다. 미세 먼지가 피부에 그대로 쌓일 수 있으므로 모공 속까지 꼼꼼하게 클렌징하고 피부 진정 성분을 이용해 민감해진 피부를 달래주는 것이 좋다.
아토피 환자의 경우 피부에 자극이 가지 않게 미세 먼지를 닦아내고, 아토피용 보습제로 충분한 수분 공급을 해줘야 한다. 옷에 묻은 미세 먼지와 유해 물질에 실내가 오염될 가능성이 높아 외출복을 곧바로 벗어 세탁하는 것도 잊지 말자. 물을 수시로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기관지 내 흡입된 유해물질이 잘 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실외에서 전시된 과일이나 채소를 구매한 경우에는 깨끗이 씻어야 하며, 야외에서 조리하여 판매하는 음식의 경우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황사나 미세 먼지를 삼겹살 같은 기름진 음식 섭취로 씻어 내릴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의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 아니므로 그리 참고할 조언은 못 된다. 대신 집 안의 청정 환경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황사와 미세 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창문을 닫아 외부 공기가 실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공기청정기 등을 이용해 실내 공기를 정화시키는 것도 호흡기를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도움말 정재우(중앙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