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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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호

쥬얼리 사진
SCENT OF BLOOMING
향기로운 꽃 내음이 날 것만 같은 주얼리. 아름다운 꽃 모티프 주얼리와 함께 봄의 향기에 취해보자.
진행 장연주 / 사진 우창원

1 관능적인 매력의 난초를 모티프로 탄생한 컬렉션으로 핑크 골드를 이용해 볼드한 U자 링을 완성했다. 환상적인 난초의 자태가 여성스러운 매력을 더한다. 까르띠에 까레스 드 오끼데 컬렉션, 가격 미정.
작은 난초 모티프를 반복해 표현했다. 착용하면 마치 레이스를 두른 듯한 느낌을 자아내는 네크리스로 총 462개의 다이아몬드가 화려한 빛을 낸다. 까르띠에 까레스 드 오끼데 빠르 까르띠에 네크리스, 가격 미정.

2 벚꽃의 색을 구현한 사쿠라 골드로 제작된 네크리스로 각기 다른 세 가지 컬러의 가닛이 은은하게 조화를 이루며 벚꽃의 꽃잎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타사키 비잔틴 컬렉션 네크리스, 270만 원대.
은은한 핑크 컬러의 사쿠라 골드로 제작한 꽃잎 모양의 뼈대에 붉은 컬러의 가닛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타사키 비잔틴 컬렉션 이어링, 240만 원대.

3 활짝 핀 장미 모양의 피아제 펜던트는 볼드하고 눈에 띄게 화려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화사한 느낌을 완성해주는 핑크 골드와 꽃의 중심부를 장식한 다이아몬드가 포인트다. 피아제 로즈 아주레 골드 펜던트, 670만 원대.
손톱 크기 사이즈로 귀에 달라붙는 스타일의 장미 모티프 이어링이다. 페미닌한 스타일링에 분위기를 더해줄 포인트 액세서리로 제격이다. 피아제 로즈 아주레 골드 이어링, 410만 원대.

4 청결하고 고귀한 꽃으로 알려져 있는 연꽃을 표현한 네크리스. 중앙의 0.3캐럿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화이트 다이아몬드가 세팅되어 섬세하고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 드비어스 인첸티드 로터스 라지 펜던트, 가격 미정.

도움 주신 곳 까르띠에 1566-7277, 드비어스 02-2118-6061, 타사키 02-3461-5558, 피아제 02-516-9855
전시작품 사진
지금 주목해야 할 전시6
꽃향기가 넘쳐나는 4월, 문화의 향기로 가득한 갤러리에서의 시간도 놓치지 말자. 오랜만에 내한하는 비디오 아트 대가의 전시부터 시선한 시각이 돋보이는 젊은 사진가의 첫 전시까지 우리의 삶을 저마다의 색다른 시선과 영감으로 포착한 전시 소식으로 가득하다. 올봄 놓치면 아쉬울 전시 6선을 엄선해서 소개한다.
장인지 / 사진 김정아(인물)

영상으로 재현한 아름다운 시(時) - ‘빌 비올라’ 전
두 발이 밧줄에 묶인 한 남자가 바닥에 무릎을 모으고 누워 있다. 천천히 그의 몸이 거꾸로 매달리기 시작하면서 폭포수처럼 물이 쏟아진다. 바라보는 쪽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오랜 시간 그 상태가 이어지다가 남자의 몸이 다시 떠오르며 화면 위로 사라진다. 적막 속 슬로모션으로 이어지는 이 영상은 빌 비올라(Bill Viola)의 대표작 ‘물의 순교자’다. 지난해 5월 런던의 세인트폴 성당에서 제단화처럼 선보였던 ‘순교자 시리즈(흙, 공기, 불, 물)’의 네 작품 중 하나다. 또 다른 작품 ‘도치된 탄생’은 검붉은 액체를 뒤집어쓰며 고통과 두려움 속에 정화되는 한 남자의 모습을 비춘다. 5m 높이의 대형 스크린 영상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빌 비올라의 작품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현대미술의 영상 시인’이라는 별칭처럼 그의 작품은 은유와 상징적인 이미지로 가득하다.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의 제자이자 미국의 비디오 아티스트인 비올라가 2003년, 2008년에 이어 국내 세 번째 전시로 찾아왔다. 최근 2년간 작업한 영상 작품 7점을 만날 수 있다. 백남준이 동양인으로서 서구의 테크놀로지를 예술로 승화시켰다면, 비올라는 동양적이면서 종교적인 색채가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백남준의 전위적이고 실험적이며 짧은 영상과 달리 빌 비올라의 작품은 느림의 미학이 빛난다. 가장 현대적인 매체인 미디어와 테크닉을 통해 탄생, 소멸, 죽음, 구원 등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주제를 정제되고 느린 호흡으로 다루며 언어를 초월한 묵직한 메시지는 오랜 시간 작품 앞에 머물며 명상하게 만든다.
일시 2015년 5월 3일까지
장소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 59-1 국제갤러리 2관, 3관(삼청로 54)

1 ‘He Encounter’, 비디오/사운드 설치, 92.5×155.5×12.7cm, 2012.
2 ‘Night Vigil’, 비디오/사운드 설치, 2.01×5.28cm, 2005/2009.
3 ‘Water Martyr’, 비디오/사운드 설치, 107.6×62.1×6.8cm, 2014.
빌 비올라와의 일문일답

집요할 만큼 슬로모션으로 피사체를 촬영한다.
1990년쯤 인간의 감정을 긴 시간 동안 늘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신체적 · 물질적인 것에 묶여 있어 보지 못하는 것뿐이지 우리가 경험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여섯 살 때 호수에 빠져 익사할 뻔했는데 가라앉으며 본 푸른 세상이 정말 아름다웠다. 구해주려는 삼촌을 밀쳐냈을 정도였다.(웃음) 당시의 현실을 넘어선 황홀한 경험을 작품에 재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순교자 시리즈’ 등 작품 속에서 고통과 변화라는 모티프가 반복되어 등장한다.
삶의 고통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필연적 고통에 대응하는 인간의 희생과 인내에 담긴 가치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리스어로 ‘순교자(Martyrus)’는 ‘증인’을 의미한다. 오늘날 매스미디어는 우리 모두를 타인의 고통을 지켜보는 증인으로 만들고 있다. 순교자들의 모습을 보면 고통과 역경, 죽음을 극복하면서까지도 가치나 신념을 지키려는 능력을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 얘기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행동이나 의지, 인내력, 희생의 가치다. 사람은 신념이나 가치를 위해서 고통과 역경을 극복할 수 있고 인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극적인 순간이 펼쳐지는 작품 속 공간이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인간의 이해 범위는 놀랍도록 광활하다. 현실과 다른 공간, 영혼의 공간도 상상할 수 있다. 그곳에서 위안을 받고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나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스승 백남준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백남준은 노인이나 청년, 어떤 이에게도 마음이 열려 있었다. 비디오 아트를 배우길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배울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재미있고 아름다운 사람이며 내 인생 최고의 사람이기도 하다.
전시작품 사진
섬세하고 밀도 있는 일상 사진 - ‘On Longing’ 전
김대웅은 주변 인물과 사물을 섬세한 시각으로 밀도 있게 담아내는 젊은 사진작가다. 트램펄린 위에 누워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는 여자아이, 커다란 안방 침대 위에서 등을 돌리고 앉은 아이의 뒷모습, 컴컴한 방 안에서 한국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외로움을 해소하는 유학생 등 현대사회에서 개개인이 느끼는 고독과 소외감을 포착하고 조명한 사진들과 까스활명수, 배추, 비닐에 담긴 꼬막 등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어머니의 음식 재료를 촬영한 정물 사진 시리즈를 선보인다. 작가가 오랜 유학 생활을 경험하며 느낀 기억과 감정의 산물이 담긴 사진들은 마치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단순히 일상의 자연스러운 순간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작가의 시선에 비친 또 다른 세계를 그려낸 점이 흥미롭다. 작가의 정서가 투영된 사진들은 관객들의 경험과 겹쳐지며 오랜 기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일시 2015년 4월 22일까지(일요일, 공휴일 휴관)
장소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947-7 삼탄빌딩 1층 송은 아트큐브(영동대로 421)

1 ‘Beyond Sustenance’, C-Type Print, 122×154cm, 2013.
2 ‘Silence Within’, C-type Print, 20.4×20.4cm, 2012.


한자리에서 만나는 남북한 건축 - ‘한반도 오감도’ 전
김일성광장이 서 있는 평양 도심 사진과 서울 세종대로 사진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두 곳 모두 높은 건물로 둘러싸여 있어 비슷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세종대로에는 상업 건물이, 김일성 광장에는 도서관과 미술관, 박물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자본주의가 팽배한 도시 서울과 사회주의 도시 평양의 자화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분단 이후 70년간 서로 다른 건축물과 공간을 만들어온 남북한의 모습을 한자리에서 조망하는 전시 ‘한반도 오감도’가 열린다.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에서 한국관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받은 전시다. 시인이자 건축가였던 이상의 시 ‘오감도’에서 영감을 받은 이번 전시는 남북을 아우르는 건축의 양상을 담은 영상, 포스터, 사진, 리서치 자료 등 4백여 점을 선보인다. 지난 반세기 동안 상반되면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재건된 서울과 평양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각기 다른 이념과 이상을 담은 건축물에서 다른 듯하면서도 서로 닮아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데, 괜히 마음이 짠하다.
일시 2015년 5월 10일까지
장소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1-130 아르코미술관(동숭길 3)

3 서울 세종대로. ‘Suitable Landscape No. 15’, 2014. / ⓒ 신경섭
4 평양 김일성광장. ‘Architectural and Cultural Guide Pyongyang’, 2012. / ⓒ 필립 모이저
전시작품 사진
회화의 재발견 ‘그림 그림자 오늘의 회화’ 전
회화는 캔버스라는 정지된 화면 속에 작가가 인식한 시간과 사고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다. 회화의 매력은 작가의 손끝에서 형상화된 거칠고 불규칙한 물감이 정지한 채 머무르는 어떤 에너지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회화의 매력과 의미를 조명한 전시가 열린다. 뉴미디어와 설치 작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분위기 속에 회화에 집중한 전시 소식이 이례적이다. 국내외 작가 12인의 다채로운 표현과 다양한 실험을 담은 40여 점의 회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폴란드 화가이자 영화 감독인 빌헬름 사스날(Wilhelm Sasnal)은 단순함이 주는 세련미와 절제된 감정의 미학을 오롯이 보여준다. 일상의 인물이나 사물, 대중매체나 인터넷의 이미지를 특정한 기법 없이 섬세한 물감 텍스처와 과감한 생략과 구도만으로 독특한 세련미와 아름다움을 재현한다. 박진아의 작품에서는 회화의 본질인 기록성을 엿볼 수 있다. 캔버스 위에 일기를 쓰듯 평범한 일상의 순간을 담담하게 담아내는 박진아의 작품은 스냅사진을 보는 듯하다.
일시 2015년 6월 7일까지(월요일 휴관)
장소 서울시 중구 태평로2가 150 플라토 미술관 (세종대로 55)

1 빌헬름 사스날의 ‘무제(캐스퍼와 앙카)’, Oil on Canvas, 180×220cm, 2009./ ⓒ Wilhelm Sasnal, Courtesy Sadie Coles HQ, London
한·중·일의 자화상 - ‘미묘한 삼각관계’ 전
동북아시아를 바라보는 서구 중심의 시선에서 벗어나 현재의 아시아를 진단해보는 전시가 열린다. 1970년대 출생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한·중·일 작가 3인이 각국의 자화상을 담은 영상·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 작가 양아치는 가상성에 대해 꾸준히 모색하는 작가다. 신작 ‘바다소금극장’은 작가의 상상을 여러 대의 모니터로 보여주는 영상에 담았다. 극장처럼 컴컴한 공간에 들어서면 선장이었던 작가의 아버지가 풍기던 비릿한 바다 냄새를 비롯해 꿈속을 헤매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중국의 설치미술가 쉬 전은 상하이의 슈퍼마켓을 그대로 전시장에 옮겨왔다. 판매원이 실제로 돈을 받고 판매하는 물건은 모두 텅 빈 포장뿐이다. 껍데기만 있는 상품은 예술을 비롯한 모든 것이 시장 질서에 편입되는 중국의 현재 모습을 풍자한다. 고이즈미 메이로의 영상 작품 ‘구술역사’에서는 시민 170명에게 1900년에서 1945년 사이의 일본 역사에 대해 질문한다. 클로즈업된 그들의 입에서 쏟아지는 대답은 대부분 왜곡되거나 엉뚱한 내용들이다. 순국으로 포장된 제국주의의 폭력성과 사무라이, 가미카제라는 단어를 영웅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불편하고 위험한 일본 사회의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세 작가의 작품을 보다 보면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일시 2015년 5월 10일까지
장소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 37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덕수궁길 61)

2 쉬 전의 ‘ShanghArt Supermarket’,설치, 가변 크기, 2007/2014. / ⓒ MarkNiedermann
3 양아치의 ‘바다 소금 극장’ 영상, 입체, 평면, 설치 다수, 가변 크기, 2015.
꽃게 사진
꽃피다, 꽃게
꽃게 철은 봄과 가을이다. 엄밀히 말해서 봄에는 암꽃게가, 가을에는 수꽃게가 제철이다. 봄철 꽃게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속을 가득 채운 진한 노란빛의 알. 고소하고 달콤한 그 맛은 없던 입맛도 돌게 하는 봄철 미각의 최고봉이다.
장연주 사진 우창원, 이수현

나른한 봄, 식욕도 달아나버리고 입안이 깔깔한 때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봄을 맞아 입맛을 돋우어줄 풍성한 먹거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특히나 봄은 다양한 해산물이 제철을 맞는 때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주꾸미, 쫄깃한 간자미, 고소한 멸치, 부드러운 도다리, 그리고 ‘바다의 여왕’이라 불리는 암꽃게까지.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은 바로 암꽃게다. 산란기를 맞아 알이 꽉 찬 서해의 암꽃게는 봄철 입맛을 돋우는 일등 공신. 꽃게는 대체로 3월 말부터 산란기에 접어드는데, 3월 하순부터 6월까지는 알이 꽉 차 통통하고 실하다. 반면 수꽃게는 7월에서 8월까지 충분하게 영양분을 섭취한 후 살이 올라, 9월과 10월 즈음에 제철을 맞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게 요리를 즐겼다. 고려를 방문한 송나라의 사신 서긍은 그의 저서인 <고려도경>에 “고려 사람들은 해산물을 좋아한다. 신분이 높고 낮음을 떠나 모두 좋아한다”고 적었다. 조선 후기 정약용이 집필한 <자산어보>에도 게가 등장하는데, 게의 모양이나 생태, 잡는 법 등을 자세하게 적었다. <규합총서>에는 게의 보관법이나 젓갈 담그는 법, 굽는 법 등이 나와 있다. 조선 시대의 문헌 속에는 꽃게탕과 관련한 이야기도 있다. 특히 정조 시대에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정조가 유난히 꽃게탕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사실 게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즐겨 먹는 식재료 중 하나다. 중국 사람들 역시 게를 좋아했다. 당나라의 시인 이태백의 시에도 게가 등장한다. ‘월하독작(月下獨酌)’ 4편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게의 집게발 안주는 신선의 약이요. 술지게미 언덕은 봉래산이라. 모름지기 빛 고운 술까지 마셨거늘. 달빛 타고 높은 누대에서 마음껏 취해볼 거나.” 필시 이태백은 은은하게 비추는 달빛 아래서 게 요리를 안주 삼아 술을 들이켜며 이 시를 썼을 터. 동진(東晉)의 필탁(畢卓)도 “한 손에는 게 발을 들고 한 손에는 술잔을 들고 주지(酒池)를 헤엄칠 수 있다면 일생 무엇을 더 바라리오”라며 게 요리 안주에 대한 예찬을 아끼지 않았다.

TIP - 어렵지 않아요, 꽃게 손질법
1. 수세미와 솔을 이용해 꽃게를 깨끗하게 씻는다.
2. 배 아래쪽의 암수를 구별하는 배딱지를 뜯어내고 그 부분을 솔로 깨끗히 씻는다.
3. 등과 배 중간 부분에 손가락을 넣어 등딱지를 분리해준다.
4. 유해 물질이나 부패균으로 오염되기 쉬운 양쪽 아가미를 뜯어낸다.
5. 살이 없는 다리 끝 부분을 정리하고, 몸통은 요리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4등분해 사용한다.
꽃게 사진 - 암/수
양파 같은 매력의 꽃게
게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전 세계적으로는 4천5백 종이 분포되어 있고 우리나라에만도 180종 정도가 서식한다. 국내에서 잡히는 게는 크게 서해와 동해의 게로 나뉜다. 동해는 다리가 대나무처럼 생긴 대게나 홍게 등이 유명하다. 동해에 비해 서해는 비교적 수심이 얕아 크기가 작은 게들이 주로 서식하는 편이다. 서해안에서는 꽃게가 많이 잡힌다. 특히 연평도 근처는 꽃게의 주 어획지다. 이곳에서 수확하는 꽃게가 전체 어획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 이 외에 털게나 참게도 우리나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종류다. 하지만 무엇보다 ‘한국의 게’ 하면 떠올리는 것이 바로 꽃게다.
꽃게는 20~30cm 정도의 얕은 수심에 모래가 깔려 있는 곳에 산다. 몸통은 보통 8~9cm의 길이에 마름모꼴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처음에는 곶(串)게라고 불렸다. ‘곶’은 과거 조상들이 뾰족한 꼬챙이를 일컫던 말로 꽃게의 등껍질 양쪽에 붙어 있는 두 개의 뿔이 마치 뾰족한 꼬챙이 같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진 것. 처음 ‘곶게’로 불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르기 편하도록 지금의 이름인 ‘꽃게’로 바뀌었다.
꽃게는 변색의 귀재다. 살아 있을 때는 초록빛과 파란빛이 도는 회색이지만 바닷속에서는 이보다 더 다양하게 자유자재로 몸의 색을 바꾼다는 사실. 몸속의 단백질과 색소를 결합해 보호색을 만드는데, 이는 스스로를 천적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런 재주도 뜨거운 김과 열을 만나면 무용지물이 된다. 열에 익히면 본연의 카멜레온 같은 색과는 전혀 다른 선명한 붉은빛을 띠는데, 이는 꽃게의 몸속 카로티노이드 성분 때문이다. 꽃게의 단백질과 붙어 있던 카로티노이드가 열을 받아 따로 떨어지면서 본연의 색을 내는 것이다.
꽃게는 무엇보다도 영양적인 면에서 매우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고단백·저지방 식품이며 껍질 속의 키틴 성분과 붉은색의 카로티노이드 색소는 활성산소 제거에 도움을 준다. 효능도 탁월하다. 본디 성질이 차기 때문에 몸이 뜨겁고 열이 많은 사람들의 열기를 식혀준다. 어혈도 풀어줄 뿐 아니라 뼈와 인대가 상한 사람에게는 특효약이다. 위의 기능을 강화해 음식물의 소화를 촉진하고 출산 후의 통증을 치료하며, 여성의 생리 장애를 고쳐준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봄철 꽃게 알에는 세포를 활성화하는 핵산이 많이 들어 있어 노화 방지에도 효과적이다.

제철 맞은 꽃게, 맛있게 즐기기
요즘에는 꽃게 철이 되면 활꽃게는 물론 급속 냉동한 꽃게까지 마트나 시장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사실 그 옛날 꽃게는 맛보기 어려운 식재료였다. 주로 서해안에서 잡히고 그 지역에서만 주로 소비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관과 운송 기술이 좋아진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도심 시장에서도 꽃게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제철 맞은 꽃게를 맛있게 즐기려면 일단 싱싱한 게를 골라야 한다. 싱싱한 꽃게는 삶거나 쪄 본연의 맛을 즐기는 게 가장 좋다. 이때 가능한 한 센 불에서 빠르게 익혀야 살이 탱탱하다. 꽃게 본연의 풍미를 더하려면 껍데기째 요리하길 권한다. 좋은 꽃게를 고르고 싶다면 일단 다리 10개가 확실히 붙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드는 것을 선택한다. 봄철의 암꽃게는 게장을 담그기에 좋고 수꽃게는 탕이나 찜으로 제격이다.
꽉 들어찬 꽃게의 살은 비록 발라 먹기 귀찮은 면이 있지만 막상 먹으면 이보다 부드럽고 달콤할 수 없다. 특히 알을 밴 꽃게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알이 가득한 게의 배 부분을 위쪽으로 두고 차곡차곡 쌓아 찜통에 찌거나 채소와 다른 해물들을 함께 넣고 얼큰하게 찌개를 끓여 즐기기도 한다. 4등분으로 잘라 양념을 해서 무치거나 끓여서 식힌 간장을 넣어 게장을 만든다. 게살을 발라내 고기와 두부 등의 재료와 한데 섞어 만든 완자를 다시 꽃게 우린 육수에 넣고 된장과 고추장을 풀어 얼큰하게 끓이는 요리도 있다.

암꽃게와 수꽃게 구별하기
물이 오른 봄의 꽃게를 제대로 즐기려면 일단 암수부터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봄에 알을 가득 품은 암꽃게는 맛과 영양 모두 뛰어나다. 하지만 가을이 되면 암게는 이미 알을 낳은 상태라 살이 푸석푸석하고 맛이 없어진다. 대신 가을에는 통통하게 살 오른 수꽃게가 제격이다. 철에 따라 맛있는 꽃게를 고르기 위해서는 암수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구별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게의 배 중간 하단의 배딱지 모양이 둥근 형태이고 주름이 많으면 암꽃게고, 길쭉하고 주름이 없으면 수꽃게다.
서해는 지금 꽃게 전쟁 중
따뜻해진 날씨와 함께 4~6월까지 제철을 맞는 꽃게 조업은 사실 그다지 즐겁지만은 않은 일이 되었다. 봄철 어민들의 효자 노릇을 하던 꽃게를 중국 어선이 싹쓸이 조업으로 닥치는 대로 잡아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북한이 봄 꽃게 철이 되면 서해의 어업 구역을 중국에 넘겨 외화를 벌고 있어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본디 꽃게 개체 수 보호를 위해서 7월과 8월을 금어기로 정해 어획을 금하고 6cm 정도의 꽃게의 수확을 금지한다. 하지만 이 역시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는 대형 마트들의 물량 전쟁 때문이다. 최근 어떤 대형 마트는 모자라는 물량을 채우고자 잡아서는 안 되는 6.4cm 이하의 어린 꽃게를 잡아 유통 · 판매했다가 걸려 처벌을 받기도 했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산 꽃게’ ‘서해 꽃게’는 만나기가 어려워지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우리의 미각을 즐겁게 하는 꽃게를 계속 즐기기 위해서는 특별한 조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요즘 마트 수족관에는 꽃게의 몇 배는 되어 보이는 킹크랩이 가득이다. 하지만 사실 꽃게만큼이나 우리의 입맛에 제격인 것은 없다. 그 어떤 종류의 게보다 살이 차지고 감칠맛이 있다. 뭐니 뭐니 해도 봄기운을 가득 담아 통통하게 살 오른 봄철 꽃게가 최고다. 양념을 더하지 않아도 고소하고 담백하며 짭조름한 맛은 집 나간 봄철 입맛도 돌아오게 하기에 충분하다. 활기찬 봄의 기운을 가득 담은 봄의 여왕, 꽃게. 이제 맛있게 즐길 일만 남았다.


꽃게를 새롭게 즐기고 싶다면,
매번 찌고, 삶고, 끓여서 먹던 꽃게를 조금 새롭게 즐기고 싶다면 특별한 맛으로 입맛을 유혹하는 전 세계의 유명 게 요리를 참고해보자.

뿌빳뽕커리
바삭하게 튀긴 게를 코코넛 밀크와 채소를 넣고 끓인 카레에 버무려 낸다. 기름에 튀긴 게를 껍데기까지 통째로 먹는데, 바삭하고 고소하면서 달콤한 맛까지 더해져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태국 요리다.

크랩케이크
크랩케이크는 게살을 주재료로 해 빵과 우유, 마요네즈, 달걀 등을 첨가한 대표적인 피시 케이크의 일종이다. 전통적으로 메릴랜드 주와 볼티모어를 포함하는 체서피크 만 일대 지역과 관련이 있는 음식으로 단품으로 먹거나 빵 위에 얹어 먹는다.

그란치오파스타
게살을 이용한 파스타로 크림소스가 잘 어울리며 때에 따라서는 로제소스를 사용하기도 한다. 크림 파스타에 게살을 발라 넣어 부드러운 맛을 더하고 브로콜리와 같은 채소를 더해 식감을 살린다.

칠리크랩
싱가포르의 명물 요리로 알려진 칠리크랩은 큰 게를 토마토와 칠리소스를 얹어 요리한 것으로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걸쭉한 칠리크랩소스에 빵을 찍어 먹거나 밥을 비벼 먹는 것이 칠리크랩을 제대로 즐기는 법이다.

1. 암꽃게 / 2. 수꽃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