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섬섬옥수
제아무리 힘써도 나이를 속일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바로 목과 손. 그중에도 손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세월의 직격탄을 피할 수 없는 부위다.
글 장연주 사진 우창원
가늘고 하얀 손은 여성들의 로망이다. 아름다운 손은 과거 ‘섬섬옥수(纖纖玉手)’라 불리며 미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었다. 요즘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과거 유명세를 떨치던 한 할리우드 스타의 주름 가득 거친 손은 세월을 비켜간 듯한 그녀의 얼굴과는 대조를 이루며 화제가 된 바 있다. 많은 이가 간과하기 십상이나 사실 손은 얼굴만큼이나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하는 부위다. 특히 찬 바람에 수시로 노출되어 피부의 건조함이 극대화되는 겨울철 손의 보습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 손은 외부 유해 환경에 노출되기 쉬운데, 항상 보습 제품을 휴대하며 건조해진 피부에 수시로 수분을 공급해줘야 한다. 핸드 보습제는 크림 타입이 가장 일반적이고 이외에 로션, 세럼, 밤 타입이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이 건조하고 추운 계절에는 리치한 크림이나 밤 타입이 제격이다. 핸드 보습 제품을 고를 때에는 흡수성 역시 중요한 포인트다. 손에 발랐을 때 바로 흡수되지 않고 겉도는 느낌이 들면 일상생활에 불편을 끼칠 수 있기 때문. 손 관리 전문가들은 TPO에 따라 이에 맞는 제품을 선택할 것을 조언한다. 저녁에는 보습 및 영양 공급 기능성 핸드크림을, 사무실이나 실내에서는 고보습 핸드크림을, 외출 시에는 자외선 차단 기능의 제품을 사용해 관리해주면 좀 더 건강하고 촉촉한 손을 유지할 수 있다.
1. 100% 유기농 코코넛 오일 성분으로 손에 영양을 부여해준다. 아로마티카 내추럴 코코넛 핸드크림 70g, 9천5백 원. 2. 보습, 영양 공급, 재생 작용과 보호 기능이 손을 완벽하게 케어해주는 동시에 아름답고 편안하게 지켜준다. 시슬리 꽁뽀르 익스트렘므 뉴트리티브 핸드케어 75ml, 10만 원. 3. 강력한 녹차 에이징 효과가 복합적인 손 고민을 해결하는 핸드크림. 아모레퍼시픽 타임레스폰스 인텐시브 핸드 리뉴얼 크림 30ml×3, 8만 원. 4. 해초 성분이 극도로 건조한 피부까지도 즉각적으로 보호하고 진정시킨다. 라메르 핸드 트리트먼트 100ml, 11만 원대. 5. 아몬드 오일과 비타민 E가 수분을 공급하고 피부가 갈라지는 것을 방지해주며, 우유 성분이 피부 미백에 도움을 준다. 버츠비 아몬드 밀크 비즈왁스 핸드크림 57g, 3만 원. 6. 베타인 성분이 피부 각질층을 튼튼하게 해주어 손은 물론이고 거칠어지기 쉬운 큐티클까지 매끄럽게 케어해주는 크림. 닥터자르트 세라마이딘 핸드크림 75ml, 1만8천 원.
도움 주신 곳
닥터자르트 1544-5453, 라메르 02-340-2653, 버츠비 080-308-8800, 시슬리 080-549-0216, 아로마티카 02-516-4118, 아모레퍼시픽 080-023-5454
피부의 장벽을 세워라
겨울철에도 포기할 수 없는 촉촉하고 빛나는 피부. 겨울철 보습 크림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피부 속 건조함을 해결하는 데에는 페이스 오일만 한 것이 없다. 글 장연주 사진 우창원
아름다운 피부에 대한 욕구는 시대를 초월한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다양한 뷰티 아이템 중 과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아이템, 바로 오일이다. 세기의 미인 클레오파트라의 오일 사랑은 남달랐다. 페이스나 보디 등 부분을 관리하는 것을 넘어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일을 발랐다고 전해진다. 오일은 최근에도 여전히 셀레브리티의 뷰티 시크릿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헤어나 보디 오일보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페이스 오일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페이스 오일은 끈적이거나 미끌거리며 바르면 왠지 트러블이 생길 것 같아 불안하다는 이가 많았다. 제아무리 좋다 해도 오일이라는 제형 특유의 이미지를 깨기엔 역부족이었던 것. 하지만 최근 출시된 페이스 오일 제품들은 기존의 편견을 한 번에 털어버릴 정도로 제대로 진화했다.
오일의 진화는 계속된다
추워진 날씨에 눈에 보일 정도로 까칠해진 피부는 진정이 필요하다. 제아무리 좋다는 크림이나 로션도 신경 써 듬뿍 바르지 않으면 촉촉함은 금세 사라지기 십상이다. 이 계절 흐트러진 피부 컨디션을 잡아주는 데에 오일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 방울이면 된다. 다른 어떤 스킨케어 제품보다 즉각적이면서 만족스러운 효과를 낸다. 특히 최근 출시되는 오일 제품은 과거 오일 특유의 무거운 제형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버릴 만큼 가벼워졌다. 순도가 높은 오일은 피부 지질과 친화성이 높아 피부 속 흡수력이 뛰어나다. 특히 입자가 매우 작아 끈적임을 남길 새도 없이 스며든다. 또 오일 특유의 제형적인 한계를 뛰어넘어 오일의 장점만을 살린 제품이 눈에 띈다. 세럼이나 워터리 에센스로 변형된 오일은 물론이고 크림에서 피부 온도에 맞춰 멜팅되는 오일 크림까지 폭넓게 만나볼 수 있다.
성분 역시 예전보다 다양해졌다. 과거부터 꾸준히 사랑받아온 캐머마일, 아몬드, 올리브 등은 물론이고 샌들우드, 아보카도, 코코아, 일랑일랑 등의 다양한 성분의 오일 제품이 피부를 촉촉하게 해준다. 특히 최근에는 피부에 수분감을 충전해주는 기능과 더불어 항산화 효과를 지닌 오일이 대세. 스콸렌이나 베리, 꿀, 석류 등의 추출물을 더해 피부의 건강까지 신경 썼다. 일시적으로 피부를 반짝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속부터 단단하게 차오르는 건강함 넘치는 윤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요즘의 페이스 오일이다.
잘 쓰면 보배
최근에는 단순히 한 분야에서만 뛰어난 것은 매력이 없다. 모든 분야에서 ‘멀티플레이어’ 스타일이 주목받는 시대다. 페이스 오일은 뷰티 제품 중에서도 진정한 멀티플레이어로 꼽힌다. 같은 오일 제품이라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보배가 될 수도 있고 그저 화장대 위 수많은 화장품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오일은 부스터가 될 수도 있고 에센스가 될 수도 있으며, 보습 크림이 되기도 하고 마사지 크림이 되기도 한다. 때론 마스크 대용으로도 사용할 수도 있다.
아침저녁 세안 후 소량을 얼굴 전체에 펴 바르면 피부 결이 정돈되고 피부 속 수분이 오래 유지된다. 요즘 같은 건조하고 찬 바람 부는 날씨에는 기초 단계에서도 오일을 활용할 수 있다. 에센스나 크림에 한두 방울 섞어 사용하면 촉촉함이 더해지며 수분감이 오래 유지된다. 파운데이션에 소량 섞어 바르면 발림성이 좋아질 뿐 아니라 촉촉함이 오래간다. 또 자연스러운 윤기를 돌게 해 건강하고 돋보이는 피부를 완성해준다. 오일 한두 방울을 손바닥에 떨어뜨리고 이를 잘 비벼 덥혀준 후 겨울철 각질이 일어나기 쉬운 부위, 예를 들어 코끝이나 콧방울, 입가 등에 바르면 각질을 즉각적으로 정돈해준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평소보다 넉넉히 바른 다음 손으로 꾹꾹 눌러 얼굴 구석구석을 천천히 마사지해도 좋다. 몸의 신진대사가 저하되는 겨울철, 순환과 배출을 도와준다. 오일을 이용해 귀 뒤부터 목, 쇄골까지 이어지는 림프 마사지를 꾸준히 해주면 얼굴 전체의 톤이나 결은 물론이고 턱, 목선까지 살릴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쓰임새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이가 ‘본디 피부가 지성이라 사용이 꺼려진다’는 고민을 토로한다. 그 어떤 화장품일지라도 피부 타입에 맞게 사용하는 것은 기본. 오일 역시 이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피부 속 유수분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지 확인하고 사용 빈도나 사용량, 제품 종류를 조절해야 한다. 특히 아무리 지성 피부라 할지라도 얼굴 전체가 지성인 경우는 극히 드문 편. 상대적으로 건조하기 쉬운 볼이나 턱 선 등에 부분적으로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지성 피부의 경우에는 피지 조절 효과가 있는 오일을 선택하면 좀 더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오일 제품을 고를 때에는 반드시 성분을 확인해야 한다. 100% 식물성 오일은 입자가 작아 흡수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다. 여기에 믿을 만한 유기농 재료를 이용한 제품이라면 더 좋다. 미네랄 오일과 같은 광물성 오일이나 계면활성제 등이 섞인 제품은 트러블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으니 피해야 한다.
1.유기농 블렌딩 페이스 오일. 아로마티카 유기농 로즈 앱솔루트 너리싱 페이셜 오일 30ml, 3만8천 원.2. 8가지의 아로마 꽃 추출물과 항산화제, 오메가 등을 농축한 오일. 달팡 8-플라워 넥타 아로마틱 케어 15ml, 23만5천 원. 3. 해초 발효 원액, 미라클 브로스의 이중 구조로 이뤄진 안티에이징 오일. 라메르 리뉴얼 오일 30ml, 29만 원대. 4. 7가지 천연 식물성 오일을 함유한 탄력 부스팅 오일. 록시땅 이모르뗄 디바인 오일 30ml, 13만 원. 5. 위쌍 허니라는 천연 원료를 재탄생시켜 끈적이지 않고 가볍고 빠르게 흡수되는 오일. 겔랑 아베이 로얄 페이스 트리트먼트 오일 28ml, 13만8천 원. 6. 재생 효과가 뛰어난 농축 오일 에센스. 버츠비 리페어 세럼 29.5ml, 5만4천 원. 7. 달맞이꽃 오일, 로즈힙 오일 등이 함유된 가벼운 사용감의 페이스 오일. 쥴리크 스킨 밸런싱 페이스 오일 50ml, 8만1천 원.
오일 셀프 마사지
페이스 오일만 있으면 집에서도 에스테틱 못지않게 마사지할 수 있다. 단 10분이면 충분하다.
1 귀 뒤를 시작으로 쇄골까지 아래로 쓸어내린다.
2 턱 중앙에서 시작해 턱 라인을 따라 올라가며 귀 뒷부분까지 쓸어 올린다.
3 콧방울 옆에서 광대뼈 아래를 따라 귀 옆 중앙까지 쓸어준다.
4 눈가는 가볍게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쓸어준다.
5 이마 중앙에서 관자놀이 옆 눈썹 위 방향까지 쓸어준다.
6 위의 5단계를 천천히 두 번 정도 반복한다.
도움 주신 곳
겔랑 02-3014-2965, 달팡 02-3440-2706, 라메르 02-3440-2653, 록시땅 02-3014-2965, 버츠비 080-308-8800, 아로마티카 02-516-4118, 쥴리크 02-3446-1881
뿌리는 힘이다
흙 속에 몸을 파묻고 땅의 기운을 고스란히 머금은 뿌리채소. 비록 흙투성이에 모양은 투박할지라도 맛과 영양만큼은 그 어떤 채소보다 풍부해 겨울철 보약으로 불린다.
글 장연주 사진 우창원
뿌리는 식물의 근원이자 심장이다. 흙으로부터 영양분을 찾아내 잎과 열매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마치 인간의 혈액을 순환시키는 원동력인 심장과도 비슷하다. 뿌리의 역할은 이뿐만 아니다. 흙 속에 단단히 자리를 잡아 식물이 쓰러지지 않게 지지하는 다리와 같은 역할도 한다. 이토록 중요한 뿌리지만 정작 대부분의 사람들은 흙 속 뿌리의 사정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저 생생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열매와 줄기에 매혹되어 흙때 묻은 뿌리는 돌아볼 새도 없이 지나쳐 버린다. 과거 귀족들은 겉으로 보기 아름다운 열매와 줄기는 모두 차지하고 투박하고 못생긴 뿌리채소만을 남겼다. 식물의 뿌리는 언제나 농부나 가난한 자들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홀대받던 뿌리채소가 어느 순간부터 식탁 위 주역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맛도 맛이지만 무엇보다 영양이 풍부해 건강 식재료로 각광받게 된 것. 몇 년 전 영국에서는 비트의 수요가 82%나 폭발적으로 증가한 적이 있다. 과거 영국에서 비트는 ‘이상한 보라색 채소’로 불리며 인기가 없어 샐러드 말고는 활용할 곳 없는, 존재감 없는 채소로 여겨졌다. 하지만 혈압을 조절하고 스태미나를 향상시켜준다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웰빙 식품으로 재조명되고 열풍을 불러일으키기에 이르렀다. 최근 미국 농무부(USDA)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뿌리채소의 풍부한 영양소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또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 컨설팅 기업은 올해 식음료업계의 키워드로 뿌리채소를 꼽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다양한 종류의 뿌리채소가 인기를 끌고 있다. 관련 조리법은 물론이고 뿌리채소 관련 가공 제품까지 다방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대인의 새로운 건강 식재료
‘뿌리채소’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이들은 채소와 뿌리의 조합에 쉽사리 이미지가 연상되지 않을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채소라고 하면 녹색의 잎과 줄기를 떠올리지만 사실 채소는 어느 부위를 먹느냐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는 사실. 일단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바로 상추나 깻잎과 같은 잎채소다. 또 호박이나 오이같이 열매를 먹는 열매채소도 있다. 이 외에도 셀러리나 아스파라거스처럼 줄기 부분을 먹는 줄기채소가 있고 무순과 같이 싹을 먹는 씨앗채소도 있다. 브로콜리나 컬리플라워는 꽃채소라 불리며 당근이나 감자, 연근 등은 뿌리채소로 분류된다.
그중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바로 뿌리채소다. 이는 양분을 저장하기 위해 크고 통통해진 저장 뿌리를 일컫는데 다른 채소에 비해 영양분이 집약되어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을 비롯해 다당류는 물론이고 채소 각각의 특별한 영양 성분 역시 섭취할 수 있다. 또 몸을 따뜻하게 해줄 뿐 아니라 식이섬유와 철분이 풍부해 독소 배출도 돕는다. 이 같은 뿌리채소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생활로 건강을 위협받는 현대인들의 겨울 건강식으로 제격이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채소들은 영양분을 고스란히 뿌리에 저장하고 겨울을 준비하기 때문에 특히 이맘때 수확하는 뿌리채소는 다른 때보다 영양이 풍부한 편이다. 뿌리채소는 자신의 고유 색에 따라 함유하고 있는 영양소가 다르다. 뿌리채소는 크게 주황색, 붉은색, 흰색 계열로 나뉘는데 각각의 색에 따라 효능 또한 다르다는 사실. 주황색의 당근에는 베타카로틴이 포함되어 있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어 눈 건강을 도우며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더덕이나 도라지, 인삼 등의 흰색 채소에 함유되어 있는 사포닌 성분 역시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비트에 포함된 베타시아닌은 혈압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다양한 뿌리채소를 섭취하면 색상별 효능 성분들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추운 겨울, 무너지기 쉬운 몸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양한 뿌리채소의 세계
뿌리채소의 종류는 다양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무나 우엉, 당근, 마, 감자 등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해외에서 색다른 종류까지 수입돼 우리의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뿌리채소는 <동의보감>에서도 다룰 정도로 영양소가 풍부하고 약리적인 효과까지도 인정받고 있다. 초겨울 수확 철을 맞는 무는 보약이라 불릴 정도로 영양이 풍부하다. 오죽하면 ‘무가 나올 때면 의원이 문을 닫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 <동의보감>에 소개된 무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아 음식의 소화를 도우며 오장의 나쁜 기운을 씻어준다’고 한다. 무는 품종에 따라 다양한 맛과 모양을 보인다. 우리가 흔히 보는 김장용 무는 둥글고 기다란 형태이며 조선무라 부르기도 한다. 주로 샐러드 재료로 이용되는 래디시는 다른 무들에 비해 크기가 작고 빛깔이 아름답다. 20일 만에 재배가 가능해 ‘20일 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칼슘, 칼륨, 비타민 C 등의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으며 면역력을 강화시켜 겨울철 감기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이 외에도 간에 좋은 비트, 순무양배추라 불리며 슈퍼푸드로 꼽히는 콜라비, 서양의 고추냉이라 불리는 호스래디시, 비타민 A의 보고인 당근 역시 무의 종류 중 하나다.
‘뿌리채소’ 하면 고구마와 감자를 빼놓을 수는 없다. 감자는 칼륨과 비타민 C 함량이 높은 식품이지만 보관에 따라 영양소가 독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풍부한 섬유질을 포함하고 있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사랑받는 고구마 역시 대표적인 뿌리채소로 비타민 C가 풍부하며 몸속 활성산소도 없애주고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연근은 따뜻한 성질을 지니고 있으며 비타민 C가 풍부하고 진정 작용을 해 신경의 피로를 없애 스트레스와 불면증 개선에 도움을 준다. 또 아미노산이 풍부한 식품이라 여드름이나 기미 등의 피부 건강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연근과 더불어 우리에게 익숙한 우엉은 식이섬유가 많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항암 작용을 한다고 알려진 인삼의 사포닌 성분이 우엉 껍질에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껍질째 조리해 먹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이 주성분인 토란은 열과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어 예로부터 결림과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를 토란으로 찜질하기도 했다. 또 수면을 유도하는 천연 멜라토닌 성분을 함유해 불면증 치료에 쓰이기도 한다. 마에는 디아스타아제가 풍부해 음식의 소화율을 높이고 장 속의 균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위벽 보호 기능이 있어 위염이나 위궤양 같은 질환을 앓는 사람이 꾸준히 먹으면 좋은 효능을 볼 수 있다.
뿌리의 힘을 제대로 느끼려면
뿌리채소가 건강 식재료로 인기를 얻으면서 과거보다 다양한 종류의 뿌리채소를 집 근처 슈퍼마켓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기존 국내에서 생산하던 기본 뿌리채소는 물론이고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품종까지. 하지만 아무리 좋은 뿌리채소라도 어떻게 손질하며 보관하고 조리하는지에 따라 그 효능은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 뿌리의 힘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다양한 뿌리채소에 대한 정보를 알고 이에 맞는 손질법과 조리법을 따라야 한다.
뿌리채소를 고를 때에는 일단 표면이 단단하고 무른 부분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뿌리채소는 껍질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판매하기도 하고 껍질을 모두 다듬어 알맹이만 팔기도 하니 사용 용도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다듬어놓은 뿌리채소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조리해 먹는 것이 좋다. 그러니 번거롭더라도 껍질째 판매하는 상품을 선택해 보관 기간을 늘리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독성이 있어 손질 시 유의해야 하는 토란과 같은 경우에는 주의를 기울일 것. 연근은 변색되기 쉬우므로 썰자마자 식촛물에 담가 사용하며 데칠 때도 식초를 한두 방울 넣으면 하얗고 깨끗한 색을 유지할 수 있다. 우엉은 껍질에 감칠맛이 있기 때문에 다듬지 않은 것을 구입해 살짝 씻어 칼등으로 살짝 긁어내는 정도로만 손질해야 맛과 풍미를 살릴 수 있다.
뿌리채소를 준비했다면 이제 맛있게 요리할 차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뿌리채소를 즐기는 방법은 바로 조림이다. 거의 모든 뿌리채소를 조림 반찬으로 만들 수 있는데 오랫동안 끓이고 졸이면 특유의 씁쓸한 맛은 줄고 단맛은 배가된다. 최근에는 일본식 매크로바이오틱(Macrobiotic) 조리법이 유행하면서 양파나 콜라비, 당근, 연근, 우엉 등을 절여 먹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매크로바이오틱 조리법은 제철 재료를 뿌리부터 껍질까지 음양 조화에 맞게 조리하는 법을 말한다. 아삭한 식감과 특유의 풍미가 특징인 뿌리채소는 식재료 고유의 맛과 식감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는 매크로바이오틱 조리법과도 잘 어울린다. 일부 뿌리채소는 오랫동안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되어왔다. 그중 대표적인 예는 인삼이다. 겨울철 몸이 으슬으슬할 때는 따뜻하게 우려낸 생강차로 몸을 덥혔으며, 소화가 잘 안될 때는 무를 먹기도 했다.
뿌리채소, 주연이 되다
뿌리채소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보다 맛있고 건강하게 뿌리채소를 즐기고자 하는 이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뿌리채소를 활용한 건강 음료가 유행. 비트나 당근, 마 등의 재료들을 넣어 착즙한 주스는 편안하게 뿌리채소의 영양을 섭취하고자 하는 이들 사이에서 건강 음료로 사랑받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이런 뿌리채소 혼합 주스의 매출은 2013년 230억 원에서 2014년 320억 원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이후로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한 음료 브랜드는 작년 말 뿌리채소 15종을 담은 음료를 선보였는데 이 제품은 출시 3개월 만에 월평균 17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히트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비트나 고구마, 무 등을 섞어 만든 샐러드나 우엉칩을 올린 두부샐러드 등 건강에 건강을 더한 음식들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과거, 사이드 메뉴나 반찬 재료로만 쓰이던 뿌리채소가 메뉴의 주연으로 우뚝 섰다는 사실. 최근 유명 레스토랑에서도 뿌리채소를 메인으로 한 다양한 아이디어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 덕에 소비자들은 보다 다양한 건강 요리를 즐기게 되었다. 겨울철 추운 날씨에 움츠러들기 쉬운 몸을 제대로 감싸주는 데는 뿌리채소만 한 게 없다. 뿌리채소, 그 맛과 효능을 제대로 즐길 때 살을 에는 한겨울 추위 따위는 금세 떨쳐버릴 수 있을 것이다.
뿌리채소 회춘 주스
회춘 주스는 레드비트, 더덕, 우엉 등을 주재료로 만드는 영양 주스다. 베타카로틴과 사포닌 등을 다량 함유해 면역력과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 회춘 주스를 만드는 과정은 이러하다. 살짝 데친 레드비트 30g과 배 1/4조각, 식촛물에 살짝 데친 우엉 10g을 넣는다. 이후 저당 발효유나 요구르트로 농도를 맞춰주고 취향에 따라 꿀이나 레몬즙을 추가하고 갈아주면 완성된다.
뿌리채소밥
뿌리채소의 영양을 다양하게 느끼기 위한 가장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은 바로 뿌리채소밥이다. 따라 하기 쉽고 간단하므로 겨울철 건강을 지켜주는 영양식이다. 먼저 고구마, 당근, 감자, 우엉, 연근, 양파 등 다양한 뿌리채소를 먹기 좋은 크기로 깍둑썰기한다. 밥 물은 평소 넣는 양보다 조금 적게 잡는다. 준비한 뿌리채소를 넣고 취사한다. 지어진 밥에 간장 양념장을 조금 넣고 비벼 먹으면 된다.
뿌리채소 모둠 샐러드
뿌리채소의 아삭함과 신선함을 느끼고자 한다면 샐러드가 제격이다. 먼저 다양한 종류의 뿌리채소를 준비한다. 연근은 얇게 썰어 찬물에 담가 전분기를 빼고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나머지 당근, 파스닙, 비트, 래디시는 뿌리 부분만 먹기 좋게 채 썰고 양파는 얇게 채 썰어 찬물에 담가 아린맛을 빼고 마늘은 슬라이스해 살짝 튀긴다. 준비한 모든 재료를 잘 섞고 참깨 드레싱이나 연겨자 소스 등을 뿌려 고루 섞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