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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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9월호

돌아온 마스터들
돌아온 마스터들

가을바람과 함께 우리 곁을 다시 찾은 두 명의 마스터.
[ 글 장윤정 ]


유난히도 더웠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찾아왔다. 여름을 이기고 온 것을 축하라도 하듯 올가을은 그 어느 때보다 굵직한 문화 이벤트가 진행되어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중에서도 이 시대를 대표하는 두 명의 마스터가 각각 자신의 이름을 걸고 무대를 연다. 먼저 ‘세계 3대 테너’ 중 최고로 꼽히는 현존하는 20세기 마지막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내한 소식을 알려 클래식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2014년에 이어 2년 만에 이뤄진 이번 공연은 그의 마지막이 내한 공연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내한 공연에서 그는 오페라 아리아는 물론 대중에게 익숙한 뮤지컬 넘버와 한국 가곡까지 열창하면서 한국 팬들을 사로잡았다. 그가 이번 무대에서는 어떤 깜짝 이벤트와 프로그램으로 한국 관객을 매료시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청명한 가을바람과 함께 우리 곁을 찾아온 또 다른 마스터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배우 윤석화다. 윤석화는 그녀의 인생과 꼭 닮은 마리아 칼라스를 모델로 한 연극 ‘마스터 클래스’와 함께 찾아올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지난봄에 오른 무대의 앙코르 성격으로 이뤄진 것이다. 지난봄 연극 ‘마스터 클래스’의 흥행은 침체된 한국 공연 문화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었다.

타협하지 않는 불꽃 같은 삶을 살다 간 마리아 칼라스의 모습을 연극 여제 윤석화가 완벽하게 부활시켰다. 지난 공연에서 연출을 맡은 임영웅 감독은 이번 공연에서는 예술감독을 맡았으며, 한국 무대감독 1호인 이종일 감독이 연출을 맡을 예정이다. 무대 인생 40년을 맞이하는 배우 운석화와 특별한 이들의 동행은 관객의 오랜 기다림에 걸맞은 최고의 공연을 다시 한 번 선보일 것이다. 플라시도 도밍고와 윤석화라는 이 시대 최고의 아티스트가 선보일 공연이 당신의 가을을 뜨거운 열정으로 물들일 것이다.

콘서트 ‘플라시도 도밍고 내한 공연’

ㆍ 일시 : 10월 2일 19:00
ㆍ 가격 : VIP석 33만 원, R석 24만 원,
ㆍ 장소 : 잠실실내체육관


연극 ‘마스터 클래스’

ㆍ 일시 : 9월 27일~10월 16일
ㆍ 가격 : R석 7만 원, S석 5만 원
ㆍ 장소 : 국립극장 달오름
그들이 만드는 초록 공간
그들이 만드는 초록 공간

머릿속에서만 그리던 정원을 현실로 불러오고 싶다면? 이들이 그 해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여기 전혀 다른 스타일의 가든 디자인을 선보이는 가든 디자이너 5인과 만났다. [ 글 장윤정 사진 김문수 ]


취향이 묻어나는 공간

박기철 (원예가 & 식물의 취향 대표)

운니동에서 ‘식물의 취향’이라는 가드닝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원예가 박기철. 그는 현재 개인 공간에서부터 기업, 브랜드, 갤러리, 백화점 등 상업 공간까지 식물을 필요로 하는 모든 공간의 식물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는 가장 바쁜 원예가 중 한 명이다.
“‘식물의 취향’이라는 이름에는 이중적인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식물 취향을 말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식물들이 좋아하는 그들의 취향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인간이 취향이 있듯이 각각의 식물에게도 좋아하는 취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의 말처럼 그의 아틀리에는 그와 그가 좋아하는 식물의 취향이 잘 드러나 있는 곳이다.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의 실내에 정말 딱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듯이 식물들과 원예용품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모든 식물을 사랑하지만 ‘야생초목’류를 조금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야생초목은 정말 매력적인 식물인 것 같습니다. 계절이나 환경에 따라서 꽃이나 열매를 볼 수 있는 기쁨을 선사하고, 작업자의 성향과 기법에 따라서 다양한 모습으로 연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죠. 물론 클라이언트의 공간을 작업할 때는 저의 취향을 강요하지 않아요. 일반적인 관엽식물에서부터 야생초목과 분재, 다육식물과 선인장까지 공간의 어울림과 환경에 맞는 식물을 선택해 유동적으로 작업을 하는 편입니다.”
그는 원예가로 활동하기 전에 광고 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근무를 했다. 식물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었던 그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특별하다기보다는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결심이었다고. 광고 회사에서 브랜드를 다룬 경험이 지금 제 브랜드를 운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 그린 인테리어가 주목을 받으면서 원예가의 손길을 원하는 곳은 점점 더 늘어가고 있다. 개인 공간부터 상업 공간까지 규모와 스타일도 다양하고 새롭게 도전해야 할 분야도 많아졌다.
“저에게 일을 의뢰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제가 하는 작업의 분위기와 특성을 잘 알고 일을 맡겨주십니다. 특정 작업을 언급하기보다는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 저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지지하고 존중했던 클라이언트분들이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그는 작업을 하면서 가장 기분 좋은 말이 ‘알아서 해주세요’라고. 무책임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만큼 자신의 취향을 인정해주는 것 같아서 더 힘이 난다고 말한다. 이러한 믿음은 그가 작업을 할 때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가 된다. 원예가라는 직함도 작업의 범위가 작은 꽃을 포함해 커다란 나무까지 식물과 관련한 모든 디스플레이 활동을 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말이다. 무심한 듯하지만 단정하고 세련된 그의 취향처럼 아름다움이 더욱 깊어져가는 공간이 기대가 된다.
그들이 만드는 초록 공간
삶의 흔적과 닮아가는 곳

박민정(블루멘박 대표)

블루멘박의 박민정 대표는 서른 살이 훌쩍 넘어서 유학을 결정했다. 사람들은 무모하다고 했지만 당시 그녀는 무작정 좋아하는 꽃을 독일에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고. 결과적으로 그녀의 선택은 현명했다. 독일에서 직접 만난 다양한 식물이 지금의 블루멘박, 아니 박민정 스타일을 완성시켰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독일의 플로리스트 교육 과정이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플로리스트 과정이 꽃 자체에 집중한다면 독일은 꽃을 공간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로 생각하는 편이라고. 그 덕에 꽃에 대해 좀 더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독일에서 공부한 2년 동안 공간을 바라보는 시각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한국처럼 꽃을 다루는 수업도 있지만, 독일의 플로리스트 과정은 단지 꽃 자체에만 집중하지는 않아요. 숲속에 있는 오두막을 어떻게 꾸며야 할지 배우는 수업도 있어요. 즉석해서 눈에 보이는 들풀을 이용해 꽃다발을 만들기도 하고요. 이러한 수업을 통해 정확히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공간과 어울리는 플라워 데커레이션을 할 수 있는지 배웠습니다.”
박민정 대표는 독일의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공간을 다루는 법을 몸으로 직접 익힐 수 있었다고 말한다.
“내추럴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꾸미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스타일이죠. 사람도 조금은 빈틈이 있어야 편안하잖아요. 정원이라는 것이 생활하는 사람과 함께해야지 떨어져 있어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아틀리에는 그녀의 모습과 매우 닮아 있다. 브라운 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공간을 꾸미고 있는 가구와 소품은 모두 제각각 구입했지만 디테일이 절묘하게 잘 어울린다. 이는 모두 그녀의 취향과 안목의 결과다. 나무로 만든 소품에 자연스럽게 마음이 끌린 그녀는 작은 마당에 과실수를 심고, 나무로 만든 가드닝 도구들, 나무로 만든 보석함, 그리고 나무로 만든 재봉틀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박민정 대표는 공간 디자인을 제안할 때 클라이언트와 최대한 많은 대화를 한다. 박민정 대표의 스타일도 있지만 그것은 자신의 스타일일 뿐이라고. 직접 정원을 가꿔야 할 사람의 스타일에 맞는 정원이 정말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생각하고, 이러한 정원을 찾아주는 것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다. 그녀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공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아름다워지는 공간이다. 식물이라는 것이 일회성으로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의 손때가 묻어가면서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정원이다.
그들이 만드는 초록 공간
그들이 만드는 초록 공간

서수현(가든 디자이너)

영국 스타일의 가든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서수현 가든 디자이너. 원예과를 졸업할 때만 해도 세부 전공을 정하지 못했던 그녀는 영국의 아름다운 정원 문화를 보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고 한다.
“내추럴하고 친환경적인 영국 정원에 마음이 끌려 영국 유학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영국은 정원 문화가 발달되어 있는 곳입니다. 많은 영국 사람이 자신의 집 정원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대부분이 아파트 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 주거 환경으로서는 부러울 뿐이죠.”
실제로 영국에는 유료로 입장해야 하는 정원이 약 5천 곳에 달한다고. 공개를 하는 방법도 흥미롭다. 자신의 정원을 공개하고 싶은 사람들은 <옐로 북>에 오픈 일시와 입장료 등을 싣고, 사람들은 그중 구경하고 싶은 정원을 선택해 가는 것이다.

“유학 시절 주말이면 <옐로 북>에 실린 정원으로 현상학습 겸 나들이를 갔어요. 그중에서 지금도 기억에 남는 정원이 우럴튼 올드 홀 가든(Wollerton Old Hall Garden)입니다. 작은 정원이 마치 방처럼 연결되어 있는데, 놀라운 점은 정원들이 각기 다른 콘셉트로 꾸며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식물만으로도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고 한다. 이처럼 영국을 비롯한 서양에서는 정원 문화는 물론 가드닝 기술이 발달해 있지만 국내는 아직까지 해야 할 것이 더 많은 단계라고 말한다. 우선 정원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없기 때문에 정원을 만들고 관리하는 일에 서투른 것이 현실이다.

“영국은 정원을 만들고 관리하는 방법도 체계적이고 분업화되어 있습니다. 가든 디자이너가 공간에 어울리는 정원을 디자인하고 어떤 식물을 심어야 할지 계획을 하면 시공사가 공사를 시행하고 가드너는 완성된 가든을 보존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세 분야가 잘 맞아떨어져야 아름다운 가든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 경계가 아직 모호하기 때문에 가든 디자이너가 모든 것을 이끌어갈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점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 모든 것을 직접 하기 때문에 자신이 만든 정원에 더욱 애착을 가질 수 있다. 서수현은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이제는 좀 더 새로운 정원을 만드는 일에 일조하고 싶다고 말한다. 현재는 가든 전문 업체인 플로시스와 함께 다양한 가든 문화를 선보이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여기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가드닝 수업은 물론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천안 연암대의 가드닝 학과에 출강을 하고 있다. 국내 가드닝 문화가 발전할수록 단지 꽃과 나무를 심어놓은 정원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정원을 만나는 날이 빨리 올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들이 만드는 초록 공간
천천히, 하지만 새롭게

이구름.정우성(가든 디자이너 & 슬로우파마씨 대표)

부부가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본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다. 슬로우파마씨의 이구름, 정우성 대표 역시 같은 곳을 바라보며 모습도 취향도 점점 더 닮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처음부터 같은 일을 꿈꾼 것은 아니다. 이구름 대표가 취미로 하던 소소한 작업들이 점차 규모를 더해가면서 정우성 대표와 함께 호흡을 맞춰나가게 되었다.
“어머니께서 오래전부터 화원을 운영하셨어요. 그 영향 때문인지 언니는 꽃집을 운영하고 있고 저는 남편과 함께 가든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슬로우파마씨의 이구름 대표는 한국과 해외에서 광고 디자이너로 근무를 하다가 우연히 가든 디자인 일에 접어들게 되었다. 학창 시절부터 실험을 좋아해서 특이한 실험 기구를 모으는 취미가 있었는데, 하루는 ‘비커에 선인장을 심어보면 어떨까’ 하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비커 선인장을 만들었다. 이렇게 하나둘 만든 비커 선인장을 지인들에게 선물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상품으로 판매하게 되었다.

“정원을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것이 현실이잖아요. 특히 젊은 층은 더 그렇고요. 작은 비커 안에 나만의 정원을 만들어 준 거죠. 보기에도 예쁘고 관리하기도 쉬워서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저도 사람들이 정원에 대한 열망이 이렇게 높은 줄 몰랐습니다. 제가 더 놀랐던 것 같아요.”
비커 선인장을 시작으로 그녀의 감각적인 디자인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지금은 가든 디자인까지 영역을 넓혔다. 미술을 전공하고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일하던 정우성 대표 역시 지금은 아내와 함께 가든 디자이너로서 디자인 사무실이 아닌 화원과 작업실로 나란히 출근을 하고 있다.
“물론 실외 정원이 좋죠. 사람은 물론 식물에게도요. 하지만 현실에서 실외 정원을 갖는 것이 그리 쉽지 않잖아요. 실내 정원은 이런 목마름을 풀어주는 오아시스 같은 것 같아요.”

이구름 대표는 처음 비커 선인장을 선보였던 것처럼 정해진 답을 향해 가기보다는 조금은 더디게 갈 수도 있지만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슬로우파마씨만의 컬러를 확실히 찾고 싶다고 한다. 비커가 식물이 살기에 최적의 환경은 아니지만 어떻게 하면 식물이 비커에 적응해서 생장할 수 있는지 찾아낸 것처럼 슬로우파마씨만의 가든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싶다.

“무슨 일이든 하고 싶으면 시작해보자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가든 디자이너로 첫발을 내디뎠으니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지금 계획은 씨앗을 뿌려 움튼 새싹이 자라면 다시 씨를 거두는 진짜 가드닝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아트워크 작업도 하고 싶습니다.”
슬로우파마씨의 가드닝이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기대가 되는 것은 새로움이 갖는 미덕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도움 주신 곳 플로시스 02-445-8890 www.flosys.co.kr
환절기다! 호흡기를 살펴라
환절기다! 호흡기를 살펴라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면 주위에서 빈번하게 콜록거리는 기침 소리를 듣거나 코가 막혀 답답함을 호소하는 이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워낙 흔한 병이라 소홀할 수도 있는 호흡기 질환, 미리 알고 주의한다면 큰 병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글 김희성 사진 이용인 ]

9월을 두고 잔서지절(殘暑之節)이라 했다. 늦더위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제아무리 늦더위가 기승이라 해도 낮과 밤의 일교차는 생기게 마련이다. 일교차가 10도 이상이면 우리 몸이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으니 더욱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환절기에는 큰 일교차로 면역력이 떨어지고 갑작스럽게 차갑고 건조해진 공기로 코와 목이 예민해지는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호흡기 질환이 생기기 쉽다.


감기부터 폐렴까지

중앙대학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재우 교수는 환절기에 빈번하게 걸리는 호흡기 질환으로 감기, 천식, 알레르기 비염, 폐렴 등을 꼽았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감기는 콧물과 재채기, 기침, 발열 등을 동반한다. 때로는 전신이 나른해지기도 한다. 급성비염, 부비동염, 인후염, 후두염 등은 모두 발생 부위에 따라 감기를 세분화한 명칭이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라면 환절기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콧물, 코막힘, 재채기와 코가 간지러운 증상이 특징이다. 때로는 눈이 가려운 알레르기 결막염 증상이 동반하기도 한다. 항히스타민제와 비강 스프레이 약제로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 간혹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느끼기도 하는데, 감기는 근육통과 발열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수일 내에 호전된다.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와 달리 전신 증상이 없다. 평소 코막힘, 재채기, 코 간지러움 증상이 자주 발생하거나 특정 계절에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항원(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동물 털 등)에 노출되면 반복적으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와는 확연히 다른 질병이다. 호흡기 질환 중 하나인 천식이 악화되는 조건은 차고 건조한 공기다.
따라서 천식은 환절기에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기침, 가래, 호흡곤란이나 날숨에 색색거리는 소리가 나는 천명음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천식 약제인 흡입기를 사용하여 치료받거나 심한 경우에는 전신 스테로이드제를 처방받기도 한다. 폐렴은 폐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으로 감기와는 원인이 다르다. 바이러스, 박테리아, 진균 등 그 원인이 다양하다. 폐렴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중한 질병이다. 감기 증상이 아주 심하다고 느낀다거나 3일 이상 열이 날 때는 폐렴을 의심할 수 있으니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가자.

기침을 살펴보라

기침, 참 흔한 증상이다. 기침은 유해 물질이 기도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고 폐와 기관지 내에 있는 이물질이나 가래를 내보내는 정상적인 신체 방어 기능이다. 그러나 오래도록 지속되는 심한 기침은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고통스럽다. 고통스러운 데에 그친다면 다행이지만, 기침은 심각한 질환이 보내는 경고일 수도 있기 때문에 장기간 지속된다면 정확한 원인을 알아보고 반드시 치료받아야 한다.
8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면 만성기침으로 본다. 만성기침의 원인은 앞서 설명한 천식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으며, 위산이 역류되는 경우도 흔한 원인이다. 비염이나 축농증이 있는 경우 코에서 목 뒤로 분비물이 넘어가며 자극을 하여 기침을 유발하는 후비루 증후군 역시 만성기침의 원인이다. 이 외에도 기관지 확장증, 폐결액, 폐암 등의 질병을 앓는 경우 장기간 기침을 하게 된다. 정재우 교수는 기침의 경우 워낙 흔하다 보니 자가 판단하거나 민간요법, 효과가 불분명한 치료를 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당부하며, 기침의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고 그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것을 가장 좋은 치료라고 강조했다.

손 씻기와 환기

현대인들은 대부분 집단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호흡기 질환을 사전에 피하기란 쉽지는 않다. 그러나 호흡기 질환이 기승을 부리는 환절기에는 가급적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얼굴이나 눈, 코, 입을 만지는 습관을 없애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으니 외출 시 자녀들에게 당부해두는 것도 좋겠다. 외출했다 돌아오면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 역시 호흡기 질환 예방의 왕도다. 또한 현대인이 대부분 생활하고 있는 아파트는 밀폐된 환경이다. 실내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이 많다. 실내에서 흡연을 삼가고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는다고 해도, 요리를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일. 조리하는 것만으로도 오염도가 올라간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환기를 자주 하고, 젖은 수건 등을 이용해 실내 습도를 5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호흡기 질환 예방에 좋다. 다만 환절기에는 여러 가지 외부 알레르기 원인 물질이 공기와 함께 실내로 들어올 수 있으니,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창문을 닫는 것이 오히려 좋다. 침대 매트리스를 비닐로 싸서 사용하기, 침구는 뜨거운 물로 주 1회 정도 세탁하기 등도 호흡기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 정재우(중앙대학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