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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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호

THE IDENTITY
THE IDENTITY

그 어떤 시계와도 비교되거나 혼동될 수 없는 그들의 특징.
아무리 감추어도 대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명품 타임피스가 빛날 수밖에
없는 이유.


진행 장윤정 사진 박재용


1. CARTIER
산토스 드 까르띠에 워치

산토스 드 까르띠에는 1904년에 첫선을 보인 이후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편안한 착용감과 탁월한 균형미, 그리고 오리지널 모델의 정체성을
고루 갖춘 모델로 전설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 모델은 새로운 몇 가지
를 추가했다. 스트랩과 케이스를 이어주는 날렵해진 라인과 DNA와도
같은 베젤 위의 스크루 디테일이 돋보이며, 손목에 완벽하게 밀착되는
인체공학적 디자인에 퀵스위치와 스마트 링크 기능을 더했다. 스마트
링크 시스템은 별다른 도구 없이 직접 브레이슬릿의 길이를 조정할
수 있는 까르띠에만의 기술력이다.
1천100만 원대.

2. JAEGER-LECOULTRE
리베르소 트리뷰트 스몰 세컨드

스틸 소재로 된 리베르소 트리뷰트 스몰 세컨드의 다이얼은 1931년
폴로 경기 시 시계를 보호하기 위해 탄생한 최초의 리베르소 모델에서
영감을 받았다. 미니트 트랙은 선레이 브러시 새틴 베이스 위에 반투명
래커를 입혀 은은한 블루 색조를 발산하는 다이얼의 페리미터를 따른다.
진기한 다이얼과 그 위에 부유하는 듯한 스몰 세컨드 다이얼은 폴리싱된
로듐 플레이팅 아플리케 아워 마커로 화려함을 더했다.
1천만 원대.
THE IDENTITY
3. BVLGARI
옥토 로마

기하학적인 팔각형이라는 불가리 워치의 대표적인 상징인 옥토 컬렉션의
특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새로운 옥토 로마(Octo Roma) 컬렉션. 팔각의
아이코닉한 옥토 케이스는 더 부드럽고 편안한 착용감을 위해 미세하게
다듬어졌지만 견고함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최신 트렌드에 어울리는
41mm 사이즈로 모던한 매력을 발산하고 동시에 매일 사용하기에도 좋다.
1천700만 원대.
4. HAMILTON
벤츄라 엘비스80 스켈레톤

1957년 시작된 벤츄라 시계는 진보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세계 워치메이킹 역사상 최초로 전기 배터리로 구동되는 시계였다. 1961년
영화 <블루 하와이>에서 엘비스 프레슬리가 벤츄라를 착용하고 나와 단숨
에 시계 애호가들의 이목을 끌었다. 2017년 새롭게 선보인 해밀턴 벤츄라
엘비스80 스켈레톤은 다양한 변주를 통해 벤츄라의 매력을 보여준다. 가장
주목할 것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초현실적인 디자인. 기하학적인
십자형 다이얼 사이로 80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갖춘 오토매틱 무브먼트의
매혹적인 모습과 앞면에 장식된 스타일리시한 디테일을 감상할 수 있다.
211만 원.
THE IDENTITY
5. CHOPARD
밀레 밀리아 레이싱 컬러 컬렉션

밀레 밀리아(Mille Miglia)는 이탈리아의 클래식&빈티지 자동차 레이스다.
쇼파드는 1998년 밀레 밀리아 행사의 공식 스폰서이자 타임키퍼로 선정된
이후 매해 새로운 밀레 밀리아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밀레 밀리아 레이싱
컬러 컬렉션은 험난한 카 레이싱을 견뎌낼 정도의 견고한 무브먼트와 외장,
그리고 스포티한 디자인이 핵심 콘셉트이며, 1960년대 유행했던 던롭 경주
타이어 디자인을 모티브로 한 컬러풀한 러버 밴드가 특징이다. 총 5가지
컬러로 선보이는 밀레 밀리아 레이싱 컬러 컬렉션은 다이얼 컬러당 300개
한정으로 최고급 레이싱 카처럼 정교하게 제작된다.
가격 미정.
6. BREITLING
내비타이머 01

1952년 첫선을 보인 이래로 항공 워치로서의 강력한 상징과 존재감을 간직
하고 있다. 이 시계는 내비게이션과 타이머의 기능을 결합시킨 완벽한 기계
식 시계로 비행 시에 필요한 모든 계산(거리환산, 곱셈, 나누기, 환율 계산,
평균속도 계산 등)을 할 수 있는 회전형 슬라이드 룰(다이얼 가장자리에
눈금을 만들고, 베젤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제작)이 적용되었다.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디자인이 조금씩 바뀌기는 했지만, 슬라이드 룰이 이 시계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게 되었고 이는 지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가격 미정.

[ 문의 ] 까르띠에 1566-7277, 불가리 02-6905-3340, 브라이틀링 02-3448-1230,
쇼파드 02-6905-3390, 예거 르쿨트르 02-6905-3998, 해밀턴 031-5170-2196
필름 안의 필름
필름 안의 필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그 내면을 살피다 보면 색다른 모습에
놀라게 된다. 사진도 마찬가지. 사진으로 현상되기 전, 필름의 모습에서
우리는 꾸며지지 않은 날것의 아름다움을 만난다. <라이프>지를 상징
하는 사진가 존 로엔가드(John Loengard)는 바로 이러한 필름의 민낯에
매료되었다. 20년간 지속된 그의 특별한 프로젝트를 집중해서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장윤정


필름 그 자체가 훌륭한 피사체가 된 전시가 올가을 찾아왔다. 1961년부터 2000년
까지 <라이프>지에서 활동했던 존 로엔가드의 ‘셀러브리팅 더 네거티브(Celebrating
the Negative)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전시가 바로 그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20년이
넘는 그의 열정이 바탕이 된 것이다.
로엔가드는 만 레이, 에드워드 웨스턴, 워커
에반스,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리처드 애버던과 같은 19, 20세기의 전설적인 사진가
들이 촬영한 사진 이미지들의 네거티브 필름들을 추적해 이를 다시 촬영하는
프로젝트를 1970년대 후반부터 1994년까지 근 20년간 지속해 왔다.

그는 사진가들의 서재 어딘가에 깊숙이 감춰져 공개된 적 없던 필름을 빛 앞에서
하나의 아름다운 오브제로 드러내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는 이 프로젝트에서
네거티브 필름을 하나의 매력적인 오브제로 삼고,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더불어
필름이 지닌 예술성과 고유한 가치를 최대한 보여주고자 했다. 이렇게 완성된
사진 속에서 라이트박스의 흰빛을 배경으로 그 속에 디테일을 가감 없이 드러
내는 필름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듯 사진의 중심 화면을 장악한다.


1. John Loengard / Arnold Newman, Igore Stravinsky, 1946 /
Hands: Arnold Newman / 1994
필름 안의 필름
로엔가드는 “나는 이 필름들이 처음으로 봉투에서 꺼내져 빛 앞에 놓이는 순간,
그 위용을 사진에 담고 싶었다. 내 사진 속에서 필름을 다루는 누군가의 손짓,
제스처는 필름 속 이미지와 맞물리며 미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적어도
나의 생각은 그렇다”라며 네거티브 필름을 촬영하는 프로젝트의 의미를 밝혔다.

일명 ‘필름에 대한 오마주’라 할 수 있는 존 로엔가드의 ‘셀러브리팅 더 네거티브
프로젝트’는 디지털 시대가 밀어낸 사진의 아날로그 기술과 형식, 그 중심에 서
있는 네거티브 필름의 예술적 가치와 고유성을 일깨우고자 하는 작가의 야심 찬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로엔가드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1970년대 후반부터 80~90년대는 미국에서
디지털 기술의 빠른 유입으로 네거티브 필름이 점차 진부한 산업품 취급을
받던 시기로 이러한 현상에 대한 반발이 그를 이 프로젝트에 더욱 집중하게
만들었다.

현재 시점에서 그의 프로젝트는 다소 시대에 뒤처진 듯 보일 수도 있지만,
어딘가 어둠 안에 고이 보관되어 있을 네거티브 필름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에
대한 가치, 보존과 관련된 이슈를 재고하는 일은 현재까지도 여전히 시의적절하다.

총 40점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는 각 사진들과 함께 촬영 당시의 상황을
상세히 소개하는 패널이 함께 걸려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더불어 전시 기간
동안 연계 교육 프로그램이 대상별로 진행되어 전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2. John Loengard / Richard Avedon, Ronald Fischer, Beekeeper, 1981 /
Hands: Richard Avedon / 1994
3. John Loengard / Andre Kertesz, Satiric Dancer, 1926 /
Hands: Noel Bourcier / 1993
4. John Loengard / Man Ray, Woman with Long Hair, circa 1929 /
Hands: Lucien Treillard / 1994
[ PROFILE ] 존 로엔가드

1934년 뉴욕에서 태어난 존 로엔가드는 하버드 대학 재학 시절부터 대학신문
<하버드 크림슨>에서 활동하던 유망한 사진가였다. 학생 신분으로 <라이프>
지로부터 사진 촬영을 의뢰 받기도 했다. 비록 당시 사진은 잡지에 실리지 못
했지만 이 작업은 이후 <라이프>지와 오래도록 이어질 인연을 시작하는 계기
가 되었다. 대학 졸업 후 로엔가드는 1961년 <라이프>지에 입사하기 전까지
5년 동안 프리랜서 사진가로 활동했다.

<라이프>지에 게재한 더 셰이커, 조지아 오키프에 관한 사진 에세이를 비롯해
로엔가드가 촬영한 사진 상당수는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고전으로 여겨진다.
그는 1978년 <라이프>지가 월간 잡지로 재발행되는 데 큰 역할을 했고, 1987년
까지 이 잡지의 사진 편집자로 재직했다.

그가 이끌었던 1986년 <라이프>지는 발간 이후 처음으로 미국 잡지 편집자 협회
가 수여하는 ‘엑설런스 인 포토그래피 (Excellence in Photography)’를 수상했다.
2000년까지 선임기자로 <라이프>지에서 활동한 로엔가드는 2004년 <타임>사가
주관하는 ‘평생 공로상’의 5번째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며, 2005년 <아메리칸 포토
매거진>은 그를 ‘사진 분야에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꼽았다.


INFORMATION
―――――――――――――――
존 로엔가드 사진전
기간 10월 20일까지
장소 한미사진미술관
입장료 성인 6천 원


5. ©Joe McNally, 2010
뜨거운 석양, 찬란하게 물든 열정, 이건명
뜨거운 석양, 찬란하게 물든 열정, 이건명

다양한 세대의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
국내 최고의 실력파 배우들이 모여 전 세대를 아우르며 즐길 수 있는 작품
<아이언 마스크>는 특히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중심이자 갈등을 증폭시키며
이를 다시 풀어내는 달타냥에 이건명이 캐스팅었다는 거부할 수 없는
모멘텀이 있다.


장윤정


    SYNOPSIS

    과거 프랑스 왕실에는 쌍둥이가 태어나면 한 명은 왕위를
    계승하고 다른 한 명은 철가면을 씌워 지하 감옥에 영원히
    가두어 버리는 법이 있었다. 1600년대 파리, 프랑스 왕실에
    쌍둥이가 태어난다. 그 중 한 명은 왕이 되어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외면하고 향락에 빠져 산다. 그리고, 루이 14세의
    쌍둥이 형제 필립은 철가면을 쓴 채 지하 감옥에 갇혀 생사
    를 알 길이 없다. 한편, 은퇴한 삼총사는 각자 조용한 여생을
    보내고 있다. 반면 달타냥은 루이 14세의 경호대장으로
    바쁘게 생활한다. 난세가 영웅을 만들듯 루이 14세의
    난폭한 정치는 이들을 다시 한자리에 모이게 한다.
    아라미스, 아토스, 포르토스, 달타냥은 함께 모여 왕을
    제거할 계획을 세우지만, 달타냥은 왕의 경호를 맡은
    사람으로서 이를 끝내 거부하는데….


세계적인 문호 알렉상드르 뒤마의 명작 <아이언 마스크>는 드라마틱한 전개와
생생한 묘사로 19세기부터 지금까지 약 200년간 사랑받아온 소설로, 1998년에
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어 공전의 흥행을 기록하기도
했다. 매혹적인 콘텐츠가 다시 한번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이번엔 뮤지컬이라
는 가장 역동적인 장르로 선보이며, 국내에서 10년간 공연되며 장기 흥행한
뮤지컬 <삼총사>의 오리지널 제작사가 앞선 2017년 11월 체코 초연을 성공적
으로 마치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그리고 올가을,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공연된다.


뜨거운 석양, 찬란하게 물든 열정, 이건명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는 17세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루이 13세를 둘러
싼 음모를 밝혀낸 후 세월이 흘러 총사직을 은퇴한 삼총사(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와 총사 대장이 된 달타냥이 다시금 모여 루이 14세를 둘러싼 비밀을
밝혀내는 모험을 담고 있다. 원작의 탄탄한 구조에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가진
매력을 더해 보고 즐길 수 있도록 유쾌한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음악에 특별함을 더했는데,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에 오른 노래 ‘올 포
러브(All For Love)’의 작곡가 브라이언 가이 아담스(Bryan Guy Adams)가
작곡을 맡아 웅장하면서도 서정적인 선율로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아름다운
음악을 선보인다. 체코 초연 당시 관객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탄탄한 스토리,
호쾌한 액션, 그리고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넘버까지, 흥행의 3박자를 모두
갖춘 뮤지컬로 평가받았다.

이쯤이면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의 깊이를 더해줄 삼총사와 달타냥의 캐스팅
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우리나라 뮤지컬계 중견 배우들이 총집합했다고 할
만큼 화려한 캐스팅으로 완숙한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리고 극의 스토리를
이끌어갈 달타냥 역에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 이건명이 캐스팅되었다.
뮤지컬 <광화문연가> <그날들> <로빈훗> 등 다수 작품에 출연해 탁월한 감정
연기로 무대 장악력을 입증한 이건명은 충성심과 우정 사이에서 고뇌하는
달타냥으로 완벽한 변신을 한다.


Q. <아이언 마스크>는 <삼총사>에 등장하는 달타냥과 삼총사가
10여 년이 지난 후에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담아낸 이야기다.
그렇기에 뮤지컬 <삼총사>와 자연스럽게 비교가 된다. 어떤 점이 더 매력적
이라고 할 수 있는가?

나이가 들면서 완숙해졌다는 점이다. 배우들과 배역을 살펴보면 모두 자신의
나이에 맞는 배역을 맡고 있다. 젊음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도 물론 훌륭하
지만 연륜이 묻어나는 아름다움 역시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을 처음 시작하면서 노우성 총연출이 ‘나는 이 작품을 석양을 떠올리면서
만들 생각이다’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석양’이라는
단어처럼 우리 작품을 잘 표현해주는 말은 없는 것 같다. 태양이 지면서 만들
어내는 어마어마한 빛의 향연이 <아이언 마스크>에 담겨 있다. 요즘 TV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 <꽃보다 할배 리턴즈>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우리 작품과
도 많이 닮은 것 같다. 새로운 경험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대선배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새삼 깨닫고 배우는 점이 많다.

Q. 동명의 영화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맡았던 루이 역에는
모두 현역 아이돌이 캐스팅되었다. 결과적으로 선후배 간의 나이 차가
엄청난데, 그중 딱 중간쯤에 있는 것 같다. 연습실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
하다. 아무래도 어색하고 조심스러울 것 같다.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반대다. 분위기가 정말 좋다. 형님들이 먼저 분위기를
띄워주신다. 워낙 친한 형들이다. 원래 유쾌한 분들이지만 이번 작품에서 또
다른 면을 보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얼마 전 참여한 연극 <미저리>에서도 고수희
배우를 빼면 내가 제일 막내였다. 오랜만에 막내를 자주 하니 무척 즐겁다.

Q.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꼽자면?
강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검술 장면이다. ‘은퇴한 삼총사들의 검술 대결’이라고
하면 긴장감이 덜할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노련함이 만들어내는 뜨거운
에너지가 가득하다. 액션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삼총사>
때에도 솔로곡 연습을 하지 않고 무대에 오를 때는 있어도 검술 연습을 빼먹고
무대에 오른 적은 없었다. 매번 무대에 오를 때마다 배우들끼리 다시 한번 동선을
맞춰본다. 아무리 소품이라고는 하지만 펜싱 검을 사용하기 때문에 작은 실수가
있어도 큰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Q. 달타냥 역시 총사 대장으로 작품 내내 멋진 칼을 차고 있다. 그만큼 검과
친숙해져야 할 것 같다. 검술 연습은 많이 하고 있는가?

<삼총사>를 한 지 2년쯤 지났다. 그래서 ‘아직 몸이 기억하고 있을까’ 하고 걱정도
되었지만, 하다 보니 빨리 적응되는 것 같다. 뮤지컬 <그날들>에서도 검도를 이용한
액션 장면이 있었고 종종 비슷한 장면을 연기했기에 완전 초보처럼 처음부터 연습을
하는 것은 아니다. 살짝 고백하자면, 달타냥은 총사 대장이기 때문에 삼총사 형님들
에 비해서는 검술 장면이 적어서 부담감이 조금은 덜하다. 매일 삼총사 형님들에게
큰 응원을 보내고 있다.

Q. 선배들이 힘들어하지는 않는가?
내 생각인지는 몰라도 정말 즐거워하시는 것 같다. 국내 뮤지컬의 저변이 많이 넓어
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시장이 매우 좁다. 그래서 배우들이 무대에서 폭넓게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데 이는 베테랑 배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이언
마스크>는 정말 오랜만에 신구 배우들이 자신들의 매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근사한 작품이다. 인터뷰를 하는 지금은 연습 단계이기는 하지만 검술 장면을
연습할 때는 모든 배우들이 숨이 차올라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이런 매끄럽지
않은 거친 느낌이 우리 작품의 매력인 것 같다.

Q. <아이언 마스크>는 2017년 체코에서 초연될 당시 엄청난 인기를 모았
다고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흥행이 기대되는데, 체코 뮤지컬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역사적으로 체코와 우리나라가 어떠한 공통점을 갖고 있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작품의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의 정서와 정말 잘 통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정의,
가족 등 변하지 않는 가치와 진리가 잘 녹아 있다. 그렇기에 작품이 관객을 끄는
힘이 튼튼하다. 여기에 화려한 액션과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넘버까지, 관객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Q. 라이선스 작품이지만 우리나라 정서에 맞춰 한국화라고 할까, 각색이
많이 되었다고 들었다. 체코에서 초연된 작품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체코의 원작은 중극장에 알맞은 작품이다. 우리는 대극장 버전으로 작품의 스케일을
좀 더 키웠다. 군중 장면(Mob Scene)도 많이 등장하고 볼거리도 풍성하다.
Q. 배역에 대한 이야기를 좀 들려달라. 달타냥은 삼총사가 은퇴한 후 유일하게
왕궁에 남아 왕실 총사 대장이 되었다. 세월이 달타냥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삼총사>의 달타냥이 혈기왕성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자신의
지위를 충분히 알고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지를 정확하게 판단할 줄 아는 나이가
되었다. 내 생각에는 전 총사 대장이었던 아토스의 성격을 자연스럽게 닮아 가는 것
같다. 믿음직하고 진중한 모습이 마치 현역 시절의 아토스와 닮았다.

Q. 극중에서 아토스와 대립 관계에 있는 것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최고의 선의가 다를 뿐이다. 두 사람 다
서로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겉으로는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본심은
그렇지 않다.

Q. 은퇴한 삼총사에게는 정의를 위한 선택이지만 루이 14세를 폐위시키고
필립을 새로운 군주로 옹립하는 것은 달타냥에게는 엄밀히 말해 반역이다.
만약 달타냥의 입장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 같은가?

고민이 많겠지만, 나 역시 달타냥과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다.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을
것이다. 작품을 보시면 관객들도 충분히 공감이 될 것이다.

Q. 루이 역을 맡은 배우들은 열심히 머리를 기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달타냥은 외모를 배역과 일치시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나 역시 머리카락이 눈을 살짝 덮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앞머리를 기르고
있다. 시대극은 그 시대를 그대로 재현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할 때 힘든 점이 있지만
그것 자체를 즐기는 편이다. 언제 내가 또 이렇게 멋진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을 해볼
수가 있겠는가? 시대극은 헤어스타일이나 의상, 대사 처리까지 세세하게 신경을 써야
하지만,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Q. 이번 <아이언 마스크> 연습실 공개 시에 배우와 제작사를 대표해서 사회를
봤다. 최근 사회를 맡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원래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기대감, 설렘이 더 큰 것 같다. 그리고 사회를
보는 것이 내가 본업이라고 생각하는 영역을 크게 벗어난다고 느끼진 않는다.
어떻게 보면 모두 무대에 올라 사람들과 함께 교감을 나누는 행위다. 그리고 무대에
오르는 것 자체가 좋다. 나에게 무대에 오르는 것은 마치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가는
것과 같다. 물론 여러 차례 반복하다 보면 익숙해지기도 하지만, 매번 같은 상황이
아니다. 나의 컨디션은 물론 상대 배우와의 호흡, 그리고 관객들까지 어느 것 하나
똑같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오래 공연한 작품이라도 새로움과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좋다. 그래서 예전에는 여행을 자주 다녔다. 작품을 하는 중간중간 틈만 나면
다녔던 것 같다.

Q. 데뷔 이후 지금까지 정말 많은 작품에 참여했다. 지칠법도 한데 이번
<아이언 마스크>를 중심으로 앞뒤로 빽빽하게 작품을 하고 있다. 쉼 없이
달리는 것이 힘들지는 않은가?

아마도 옛날 사람이라서 그런 것 같다. 내가 처음 뮤지컬 배우를 한다고 했을 때는 모든
사람들이 나를 보면 ‘밥은 먹었어?’라고 걱정해줄 정도로 열악한 때였다. 연봉이 100만
원 정도 되었을까? 그렇게 힘들어도 꿈을 놓지 않았던 것은 그만큼 뮤지컬이, 무대가
좋았기 때문이다. 당시는 더블 캐스팅이 드물었다. 거의 원 캐스팅으로 되었기 때문에
일주일에 6번, 많게는 7번 무대에 올랐다. 그래도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이제는 트렌드
가 바뀌어서 더블이나 트리플 캐스팅은 기본이다. 그래서 오히려 작품에 연이어서
참여해야만 무대를 향한 갈망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것 같다. 나를 찾아주는 무대
라면 언제든지 달려갈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

Q.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상황에 따라서 다르다. 이번 작품만을 생각해 본다면, 안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무엇보다 <삼총사>의 그 후 이야기라는 점에 마음이 끌렸다. 약간의 캐스팅 비하
인드를 이야기하자면, 처음엔 아토스 역으로 제안이 들어왔다. 하지만 나보다 아토스
를 더 잘할 수 있는 배우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고사했다. 내가 빠지는 것이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제작사에서 정말 완벽한
아토스를 찾아 캐스팅을 완료했고, 고맙게도 나에게 달타냥 역을 다시 한번 제안해
주셨다. 결과적으로 지난번 <삼총사>에서도 총사 대장이었고, 이번에도 총사 대장
이니 보직에는 변함이 없다.

Q. 평소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아무리 힘들어도 매일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려고 한다. 아무래도 가만히 있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움직일수록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다.

Q. 요즘 당신을 가장 기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루를 마무리하며 집에서 마시는 한 잔의 술. 좀 더 엄밀히 말하면 술 한 잔을 마시는
그 시간이 좋은 것 같다. 일기를 쓰듯, 맥주 또는 와인 한 잔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하곤
하는데 하루를 열심히 산 나에게 선물을 주는 것 같아 기쁘다.

Q. 어떤 분들에게 <아이언 마스크>를 추천하고 싶은가? 가족 관객에게도
좋을 것 같다.

물론이다. 무엇보다 신구 배우들의 조화가 절묘한 작품이다. 배우들의 팬부터 정통
뮤지컬 마니아 층까지 두루 만족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스토리를 이해하기
어렵지 않고 넘버들의 멜로디도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하실 것 같다.

Q. 끝으로 독자들에게 인사를 부탁한다.
항상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는 뮤지컬 팬들에게 감사한다. <아이언 마스크>는 초연
이지만 누구나 전혀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저물어가는 석양의 아름다움
을 선사할 작품이다. 올가을 꼭 극장에서 만나뵙기를 바란다. 관객과 배우. 모두가 후회
없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


아이언 마스크

ㆍ특전 : BC VIP 카드 회원(e-플래티늄 제외) 최대 40% 할인
ㆍ일시 : 11월 18일까지
ㆍ장소 : 광림아트센터
ㆍ문의 : BC VIP 카드 회원 공연 예매 전용 상담센터 1577-4388
    (paybo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