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MAN LOVES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남자들의 편애도 마찬가지다. 지금 그 무엇이 남자들의 일방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면 반드시 명확한 이유가 있다. 이 시계들처럼.
Photographer Woo Chang Won / 진행 장윤정 /
도움 주신 곳 롤렉스 02-2112-1251, 오메가 02-511-5797, 태그호이어 02-548-6020,
해밀턴 02-3149-9593
1 우아함과 완벽한 메커니즘의 결합
2012년 롤렉스 오이스터 라인에 새롭게 추가된 스카이-드웰러에는 신규 특허 5개를 포함, 총 14개 특허 기술을 적용한, 롤렉스의 혁신과 기술력을 집약해놓은 시계다. 오토매틱 와인딩 메커니컬 무브먼트를 적용했으며 듀얼 타임 존, 연간 캘린더 기능을 갖췄다. 오직 골드 소재로만 제작해 롤렉스의 오랜 팬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츄얼 스카이-드웰러 가격 미정.
2 뜨거운 남자의 엔진을 닮은 시계
태그호이어 까레라 라인은 모터 레이싱의 열렬한 팬이었던 책 호이어(현 태그호이어 명예회장이자 호이어 가문의 후계자)가 격렬한 주행은 물론 사고에도 끄떡없는, 강렬하고 정교한 크로노그래프 시계에 대한 열망으로 탄생시킨 시계다. 현대적 디자인과 세련된 품격, 최상의 기능성으로 탄생 후 70여 년 가까이 전 세계적으로 남성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즉, 탄생 스토리부터 디자인까지 남자의 엔진에 시동을 거는, 그야말로 뜨거운 시계다. 특히 클래식한 숫자 인덱스와 심플한 크로노그래프 카운터가 돋보이는 까레라 칼리버 1887 크로노그래프 43mm는 태그호이어가 선보이는 프레스티지 남성 컬렉션의 진수. 2010년 출시한 첫 번째 자사 무브먼트 칼리버 1887을 탑재해 기술적 완벽함도 갖췄다.
태그호이어 까레라 칼리버 1887 크로노그래프 43mm 가격 미정.
3 손목 위에서 펼쳐지는 쇼
섬세한 남자의 마음을 충족시킬줄 아는 시계가 바로 해밀턴 재스마스터 뷰매틱 스켈레톤 젠트다. 해밀턴은 전통적인 스켈레톤 시계 제조 기술이 첨단 레이저 각인 기술과 만나 누구나 탐내는 현대 예술 작품 같은 시계를 완성했다. 스켈레톤나이즈 다이얼 뒤에서 시계가 숨바꼭질하는 듯한 무브먼트가 마치 3D 영화를 보는 것 같다. 2013년에 출시했지만 해밀턴의 아이코닉 시계가 되기에 충분하다.
해밀턴 재스마스터 뷰매틱 스켈레톤 젠트 147만 원.
4 가장 눈에 띄는 패턴과 디자인
오메가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 컬렉션은 오메가 컬렉션 중에서도 특별하다. 타임리스한 스타일은 물론, 마치 배 위의 갑판 디테일을 연상케 하는 수직 라인의 독특한 패턴과 디자인 덕에 오메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모델이다. 2013년에 새롭게 선보인 아쿠아테라에 애뉴얼 기능을 탑재한 모델로, 요일과 날짜 표시는 점진적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자정이 되면 순간적으로 점핑하며 바뀐다.
오메가 씨마스터 아쿠아테라 애뉴얼 캘린더 9백만 원대 / 오메가 씨마스터 아쿠아테라 6백만 원대.
백 잘 고르는 법
이 세상에 좋은 백은 많지만 나에게 맞는 백을 고르기란 매우 어렵다. 컬러부터 재질, 스타일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체크해 나와 가장 잘 어울리는 백을 골라보자.
글 장연주 / 사진 우창원 /
도움 주신 곳 게라르디니 02-512-4393, 마리아 꾸르끼 02-518-2570,
아이그너 02-3418-5972, 페라가모 02-3430-7854, 프라다 02-3218-5331,
훌라 02-772-3194, MCM 02-2194-6700
외출할 때 백을 들지 않으면 왠지 무언가를 빼놓은 느낌이 들지 않는가? 특히 여성에게 백은 주요 스타일링 아이템이자 필수품이다. 당신에게 백은 어떤 의미인가? 단순히 필요한 물건을 넣는 기능 위주의 아이템인가, 아니면 스타일에 포인트를 주는 패션 아이템인가? 많은 사람이 백을 고를 때 고민을 한다. 시즌마다 브랜드별로 쏟아져 나오는 신상 백들. 열려 있는 선택권 앞에서 많은 여성이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 무조건 유행에 편승해 백을 고르기 십상이다. 자신의 상황이나 필요에 따른 고려는 차치하고 말이다. 이로써 유명 브랜드에서는 ‘3초 백’ ‘5초 백’이 탄생한다. 문제는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백을 들고 다닌다는 데 있다. 누구나 유행을 좇아 백을 사고 결국엔 방구석에 처박아둔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에게 맞는 백을 고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프랑스 사회학자 장 클로드 카프만(Jean-Claude Kaufmann)은 그의 저서 <여자의 가방>에서 ‘가방은 단순한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정체성이다’라고 표현한 바 있다. 단순한 스타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그의 말처럼 백은 백 주인의 상황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다. 때문에 자신에게 가장 맞는 백을 고르는 것은 자신의 상황이나 니즈를 파악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바를 하나씩 꼼꼼히 따져보았을 때 본인이 가장 원하는 백을 고를 수 있다. 여기에 백과 관련한 몇 가지 상식과 트렌드를 더한다면 더욱 나에게 맞는 이상적인 백에 다가갈 수 있겠다.
1 스카이 블루 컬러 사피아노 가죽으로 만든 더블 백, 프라다 / 네온 옐로 컬러가 돋보이는 미니 사이즈 크로스 백, 코치.
2 투톤 컬러 블록에 상단은 소가죽, 하단은 사피아노 가죽으로 구성한 숄더 겸용 토트백, 훌라.
어떤 컬러를 선택할까?
가장 흔한 백의 컬러는 바로 블랙과 브라운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블랙과 브라운, 그레이 등 톤 다운된 무난한 컬러의 백을 선호한다. 어떤 컬러의 옷과 매칭해도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채색 가방 일색이라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일단 컬러를 고를 때는 평소 자주 입는 옷의 컬러를 고려해야 한다. 만약 무채색 옷을 선호한다면 컬러감이 있는 백으로 포인트를 주거나 화려한 프린트의 제품을 선택해보는 것도 색다른 방법이다. 혹 이런 비비드한 컬러감이 이질적으로 느껴지거나 부담스럽다면 파스텔 톤이나 은은한 컬러의 백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컬러감이 있거나 화려한 프린트의 옷을 선호하는 이라면 백을 선택할 때 컬러에 좀 더 신경 써야 한다. 일단 무채색 계열로 화려함을 어느 정도 가라앉히거나 본인이 스타일링한 컬러와 매칭이 잘되는 컬러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계절감도 무시할 수 없다. 계절의 느낌과 잘 어울리는 컬러는 무엇보다 센스 있는 스타일링의 필수 요건이다. 따뜻한 바람이 부는 계절, 봄이 왔다. 무채색 일색이던 패션업계도 봄을 맞이해 분주하다. 이번 시즌 역시 컬러풀한 제품들이 봄을 반긴다. 봄 시즌 꾸준히 인기를 얻는 파스텔 계열이 여전히 강세다. 여기에 딥 블루와 바이올렛도 키 컬러로 꼽히고 있다.
2014 백 컬러 트렌드 리포트
봄과 함께 다시 찾아온 파스텔 컬러의 인기는 여전하다. 여기에 파스텔 계열만큼이나 눈에 띄는 컬러가 바로 블루와 바이올렛. 세계적인 색상 기업인 팬톤은 올해 유행 컬러로 파스텔과 농도 깊은 블루 톤인 다즐링 블루, 연한 보라색 계열의 라디언트 오키드를 꼽았다. 바로 화사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주는 컬러가 대세인 것. 첫 번째 방법은 트렌드 컬러의 백을 구매하는 것이다. 혹 이번 시즌 키 컬러를 백이 아닌 의상에 반영한다면 이와 함께하는 백은 의상과 비슷한 계열로 가거나 톤이 밝은 컬러의 백을 선택하면 봄과 어울리는 화사한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겠다.
3 스카이 블루 컬러 미니 사이즈 토트백, 코치. / 레오나르드 다 빈치의 디자인을 모티브로 한 비비드한 컬러의 토트백, 게라르디니.
어떤 소재의 가방이 좋을까?
백을 고를 때 컬러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백의 재질이다. 어떤 소재로 만들었는지에 따라 가방은 각기 다른 느낌을 준다. 백의 소재로 제일 많이 쓰이는 것은 가죽이다. 동물의 껍질을 두드려 부드러운 가죽으로 만드는 작업을 ‘무두질’이라고 한다. 무두질한 가죽은 식물의 타닌 용액에 담근다. 천연 가죽은 사용할수록 멋이 난다는 특징이 있다. 또 다른 소재에 비해 단단하고 내구성이 좋은 편이다. 가죽의 종류와 색은 매우 다양한데, 가죽마다 각기 다른 재질의 특성과 그에 따른 매력이 있다. 대표적으로 소가죽과 양가죽, 염소가죽, 돼지가죽, 타조가죽, 악어가죽 등이 있다. 한때 모피 반대 운동과 함께 천연 가죽 제품을 쓰지 말자는 움직임이 있었던 적이 있다. 당시 가죽을 대신하는 것으로 천과 합성소재의 가방 붐이 일었다. 천을 소재로 한 가방은 가볍고 세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합성가죽은 비닐 레더를 발전시킨 것인데, 표면 층만 천연가죽과 비슷하다. 인조가죽은 부직포와 폴리우레탄을 소재로 해 천연가죽의 구조와 기능을 인공적으로 재현한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소재를 고르기 위해서는 일단 자신이 원하는 질감과 백의 느낌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어떤 재질이냐에 따라 각이 잡힌 클래식한 백이 될 수도 있고 캐주얼 느낌의 루즈한 백이 될 수도 있다. 여기에 백의 무게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같은 디자인이라도 천과 가죽으로 만든 가방의 무게는 차이가 있다. 또 소재에 따라 관리법이나 보관법이 차이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2014 백 소재 트렌드 리포트
이번 시즌 런웨이에는 다양한 소재의 백들이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지난 2013 F/W 시즌부터 눈길을 끄는 소재는 바로 특수 가죽이다. 다양한 특수 가죽 중에서도 뱀이나 악어, 도마뱀 등 파충류 무늬 가죽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 프린팅한 가죽은 부자연스럽거나 진피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 있어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동물 보호 움직임과 함께 다양한 모양과 컬러의 인조 특수 가죽이 인기를 얻으면서 리얼 가죽 못지않게 주목을 받고 있다.
1 가죽에 타공이 있어 부드러운 질감과 처짐이 있는 옐로 컬러 토트백, 아이그너.
2 어두운 컬러의 파이톤 소재 클러치 백, MCM.
3 보라색 컬러감이 도는 파이톤 소재가 돋보이는 클러치, 페라가모.
알아두면 유용한 가죽 이야기
Cow 소가죽은 우리 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가죽이다. 대표적으로 생후 6개월 미만의 송아지 가죽을 카프스킨(Calf Skin), 생후 6개월이 지난 중소의 가죽을 킵스킨(Kip Skin)이라고 한다.소의 연령이 낮을수록 부드럽고, 연령이 높을수록 표면이 거칠고 두께감이 있다.
Goat 염소가죽, 혹은 산양가죽이라고 한다. 얇고 부드러우며 내구성이 좋아 가방은 물론 지갑, 북 커버 등에 두루 사용한다. 두께에 비해 튼튼하며 표면이 거칠어 마찰에 강하다. 생후 일 년 미만 염소의 가죽은 키드(Kid)라고 부르며, 일 년 이상은 고트(Goat)라고 부른다.
Sheep 양가죽은 부드럽고 유연하다. 하지만 스크래치에 약해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죽 조직의 틈이 단열 효과가 있어 방한용품의 소재로 쓰이기도 한다. 생후 일 년 미만인 어린양의 가죽을 램(Lamb)이라고 하며, 일 년 이상은 쉽(Sheep)이라고 부른다.
Alligator 악어가죽은 고급 가죽의 대명사다. 악어가죽은 서식지와 종류에 따라 패턴이 다르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에 서식하는 니로티쿠스는 탄력이 좋고 무늬가 아름다워 가장 많이 사용하며, 미국과 중국 등에 서식하는 앨리게이터는 무늬가 고급스러워 명품 브랜드에서 자주 찾는다.
Ostrich 표면에 특유의 작은 원형 돌기가 있고 각각의 돌기마다 털을 뽑아낸 모공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치 섬유 원단처럼 유연하고 내구성이 좋은 편이라 가방이나 지갑, 벨트 등에 고루 사용한다. 오래 사용할수록 모공에서 유분이 나와 반질반질해지는 장점이 있다.
Snake 아름다운 색상과 반점, 각질을 가지고 있다. 핸드백이나 구두에 흔히 쓴다. 보통 가격이 저렴한 동남아시아 산 물뱀인 스네이크를 사용하는데, 내구성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대신 파이톤이라고 불리는 아프리카 비단뱀은 가죽이 질기고 강해 고급 제품에 많이 쓴다.
나에게 필요한 스타일은 무엇인가?
백 디자인을 고를 때는 스타일과 크기 등의 선택사항이 있다. 백은 메는 스타일에 따라 크게 숄더백, 크로스백, 토트백, 백팩으로 나눌수 있다. 숄더백은 어깨에 걸치도록 디자인한 백을 말하며, 크로스 백은 한쪽 어깨에 사선으로 메는 끈이 긴 가방을 지칭하는 것이다. 숄더백과 크로스백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가방을 메고도 자유로운 손이 필요했던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일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토트백은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짧은 스트랩의 핸드백을 뜻하고, 백팩은 말 그대로 등에 멜 수 있는 가방을 말한다. 토트백의 경우는 끈이 짧아 손에 들고 다니는 디자인으로 포멀하고 단정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이 많다. 최근에는 토트백에 긴 끈을 추가해 숄더나 크로스가 가능한 겸용 제품도 많이 출시되어 상황이나 스타일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다음에는 크기를 선택해야 한다. 지갑과 명함 지갑 정도를 간단하게 넣을 작은 사이즈 백인지, 아니면 A₄용지 정도의 문서 파일까지 수납할 수 있는 빅 사이즈 백인지. 자신이 평소 자주 수납하는 물품들을 충분히 넣을 수 있는 크기인지를 고려하는 것이 사이즈를 고르는 데 가장 주요하다고 볼 수 있다.
디자인과 사이즈를 골랐다면 이제 조금 더 디테일한 면도 고려해보아야 한다. 가방의 내부 공간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여밈 방식은 어떤지 등도 함께 생각해야 할 요소다. 나에게 맞는 백을 고르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이제 백을 고르기 전 스스로 자문해보라. 나에게 어떤 백이 필요한지. 비싼 값을 주고도 마치 예전에 누군가가 들었던 가방처럼 보이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여자는 인생의 한 장면이 넘어갈 때 가방을 바꾼다’는 말이 있다. 그 터닝 포인트마다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백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봄 무채색의 개성 없는 백은 잊어라. 디자인부터 소재, 컬러까지 오롯이 나만을 위한 백을 들자.
2014 백 스타일 트렌드 리포트
올 시즌 백 스타일의 키워드는 바로 ‘미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오버사이즈 백의 열풍이 거세었는데 지난해 F/W 시즌부터 미니백이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간편하고 캐주얼과 정장에 모두 어울리는 편으로 스타일링하기 쉽다. 미니백의 인기와 함께 클러치 역시 함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만약 클러치를 좀 더 스타일리시하게 연출하고 싶다면? 곱게 들어 올리기보단 무심하게 손으로 구겨 잡은 듯한 느낌을 줘보자.
1 메탈 디테일이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포멀한 느낌을 주는 미니 사이즈 토트백, 페라가모
2 부드러운 핑크 컬러와 진한 브라운 포인트의 조합이 돋보이는 숄더 겸용 토트백, 훌라.
3 세 가지 컬러의 고급스러운 조합과 평범하지 않은 라인이 돋보이는 클러치 백, 마리아 꾸르끼.
봄, 봄, 봄나물이 왔어요
제철 음식은 보약이라 했다. 봄에는 뭐니 뭐니 해도 봄나물이다. 겨우내 얼어 있던 단단한 땅을 뚫고 나오는 위대한 생명력은 봄의 기운을 우리네 식탁에 전달한다.
봄이 되면 신체 활동량이 늘어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많은 영양소가 필요한 이때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를 함유한 봄나물이 적격이다. 봄철의 나물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여 몸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글 장연주 / 사진 우창원
몸이 나른하고 입맛은 없어지고 무기력에 시달리기 쉬운 계절, 봄이 왔다. 춥고 긴 겨울의 터널에서 이제 막 빠져나와 따뜻한 봄바람을 기다린다. 만물이 소생하는 이 계절을 가장 많이 닮은 제철 음식이 있다. 바로 봄나물이다. 벌써부터 마트와 시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봄나물이 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겨우내 칼 같은 바람과 차디찬 눈에 단단할 대로 단단해진 땅의 구멍을 뚫고 나오는 봄나물은 봄을 알리는 전령사다. 사람들은 봄나물을 보고 봄이 왔음을 느끼고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나물을 즐기는 우리 민족
따스한 바람이 부는 봄이 오면 신체 활동량은 겨울에 비해 늘어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이때 많은 영양소가 필요하다. 특히 에너지 대사량을 높이는 데 필요한 비타민은 겨울보다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더 필요하다. 이때 섭취하면 좋은 것이 바로 봄나물이다. 봄나물에는 비타민, 무기질 등 신진대사를 높이는 데 필요한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봄철 활기를 되찾는 데 도움을 준다. 녹황색 채소에 풍부한 비타민과 미네랄이 산소량을 증가시켜 자꾸만 가라앉는 몸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특히 봄나물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사포닌은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실 외국인에게 나물이라는 음식은 좀 생소한 음식 중 하나다. 굳이 우리네 나물과 비슷한 메뉴를 찾아보면 샐러드를 꼽을 수 있겠다. 나름의 채소를 즐기는 방법이다. 하지만 샐러드에 들어가는 채소는 사실 항상 비슷비슷한 편이다. 여기에 드레싱을 달리해 맛을 더하거나 다른 재료를 얹는 것으로 차이를 둘 뿐이다. 그와 비교해 나물은 그 가짓수만큼이나 조리법 또한 다양하다. 외국인들이 보기에 사실 나물을 즐기는 우리의 식문화는 조금은 생소한 면이 있다. 그래서 가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외국에서는 식용으로 여기지 않는 고사리를 우리나라 이민자들이 채집하다 그곳 경찰과 마찰이 생겼고, 그 이야기가 지역 뉴스로 보도된 적이 있다. 문화 차이이기도 하고 식습관이 다른 까닭이기도 하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식용으로 여기는 나물의 종류를 꼽자면 그 종류는 따지려 해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또 지역마다 먹는 나물의 종류나 방법이 다른 경우가 허다해 더욱 헤아리기 어렵다.
나물을 가장 풍요롭게 즐길 수 있는 계절은 바로 봄이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봄철이 되면 햇나물을 캐러 산으로 들로 다녔다. 햇나물을 장만해 어른에게 올리는 풍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사실 마트에 가면 사시사철 봄에 나오는 나물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과거 조상들에게 봄나물은 입춘이 지나고 언 땅이 녹고 따뜻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그때만 즐길 수 있었던 음식이기에 더욱 소중했다. 오로지 음식으로 영양분을 공급하던 과거에는 그만한 보약도 없었다.
봄이면 빛을 발하는 나물의 진가
건강과 웰빙 열풍이 불면서 채식 식단은 많은 이에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마치 추운 계절을 이겨낸 우리에게 주는 하나의 선물 같은 봄나물은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로 꼽힌다.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는 풍부하되 칼로리가 낮은 식단을 고려하는 이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음식이 없다. 나물은 재료의 특성에 따라 날것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데치거나, 볶기도 한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무엇보다 나물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릴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혹자는 나물의 맛이 비슷비슷하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사실 나물만큼 다양한 향과 맛을 내는 음식도 드물다. 자연 그대로 향은 물론 나물 종류마다 각각의 맛이 있어 갓 지은 흰 쌀밥에 나물 반찬만 있으면 한끼 걱정은 없을 것이다. 대신 나물 고유의 맛과 향을 즐기려면 너무 과한 양념을 하거나 데치거나 삶는 과정이 길어선 안 된다. 세계에서 이미 인정받은 바 있는 우리 고유의 음식, 비빔밥 또한 다양한 나물을 따뜻한 밥과 한데 섞고 양념을 넣어 비벼 먹는 한 그릇 음식 아닌가. 여기에 다양한 나물이 없었다면 비빔밥이 그런 감칠맛을 낼 수 없었을 것이다.
1 냉이 3월경에 뿌리째 캔다. 비타민이 많고 다른 나물에 비해 단백질과 칼슘이 많이 들어 있다.
2 방풍나물 갯바람을 이겨내고 자랐다 하여 방풍나물이라 하는데, 같은 의미로 사람의 중풍을 막는 나물로 잘 알려져 있다.
3 원추리 특수한 약리 작용을 하는 성분이 있어 이뇨 • 해열 • 진해 • 진통 효과가 있다.
봄나물 싱싱하게 보관하고 건강하게 섭취하기
보관법부터 조리법까지 조금만 신경 쓰면 봄철 나물의 싱싱함을 최대한 즐길 수 있다. 일단 나물을 구매하거나 채취하면 뿌리에 묻어 있는 흙을 제거한 후 냉장 보관하는데, 이때 비닐이나 뚜껑이 있는 용기에 담아 보관하면 고유의 향기와 영양 성분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 이보다 더 장시간 보관하고 싶다면 데치거나 삶은 후 공기를 최대한 빼서 냉동 보관해놓았다가 필요할 때 꺼내어 사용해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필요한 만큼 구매해 그때그때 소비하는 것이 봄나물의 향과 맛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봄나물을 조리할 때 소금은 되도록 적게 넣는 것이 좋다. 소금 대신 들깨 가루를 사용하거나, 생채의 경우 소금 대신 식초를 넣으면 봄나물이 지닌 본래의 향과 맛을 살릴 수 있다. 봄나물에는 봄기운과 싱그러운 향기가 가득 담겨 있다. 매운맛, 쌉싸래한 맛, 향긋한 맛 등 다양한 매력을 지녔다. 오늘 저녁, 봄나물을 식탁에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봄의 내음을 맡고 혀로 즐기며 온몸으로 건강한 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봄나물 섭취 시 주의할 점
봄나들이 철을 맞아 봄나물을 직접 채취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독초를 식용 나물로 오인하거나 봄나물을 잘못 조리해 식중독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봄나물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없을 때는 야생식물류를 함부로 채취하거나 섭취하는 것에 유의하라고 권고한다. 또 도심 하천변 등에서 자라는 나물은 농약이나 중금속 오염도가 높을 수 있기 때문에 채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두릅, 다래순, 원추리 등은 식물 고유의 독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반드시 끓는 물에 데쳐 독을 제거한 후 섭취해야 한다. 특히 생채로 먹는 봄나물은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깨끗이 씻은 후 조리하면 잔류 농약이나 식중독균 등으로부터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 특히 나물을 무칠 때 맨손으로 조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식중독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봄 향기 가득한 나물, 어떤 것이 있을까
봄철 나물은 맛도 좋을 뿐 아니라 영양도 풍부하다. 봄나물, 종류별로 알고 올바로 섭취하자.
1 봄동 노지에서 겨울을 나며 자라고 잎이 옆으로 퍼진 형태를 띤 배추를 가리킨다. 봄철 봄동은 잎이 연하며,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2 취나물 수확 시기는 지역과 기온에 따라 달라진다. 4월 말과 5월 중순에 각각 수확한다. / 참나물 봄과 초여름에 연한 잎을 잎자루와 함께 생으로 쌈 싸서 먹거나 데쳐서 나물로 먹는다. 특히 독특한 향은 자칫 잃기 쉬운 봄철 입맛을 되찾아준다.
3 돌나물 돌나물은 특유의 향이 있어 연한 것은 날로 무쳐 먹거나 김칫국물을 넉넉히 부어 나박김치를 담그기도 한다.
4 두릅 붉은색 껍질이 붙어 있고 길이가 짧은 것이 향도 좋고 맛있다. 칼슘과 섬유질 함량이 높다.
5 달래 달래는 이른 봄에 밭이랑이나 논둑가에 무리를 지어 난다. 칼슘과 비타민 A • C가 많이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