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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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호

혁신의 끝을 향해
혁신의 끝을 향해

자동차 브랜드들은 끊임없이 전통과 혁신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융합하고
있다. 소비자가 사랑하는 브랜드의 정통성을 고수하는 동시에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여야 하는 것이 자동차 제조사들의 과업이다. 최근 브랜드들이
시도한 전례 없는 최초의 모델과 기술을 소개한다.


조진혁


롤스로이스 컬리넌
- 최초의 슈퍼 럭셔리 SUV

롤스로이스는 ‘마법의 양탄자’라 불린다. 부드러운 승차감은 기본이고 손에
닿는 것, 보이는 것 모두가 매우 호화롭다. 값비싼 자동차의 대명사인 롤스
로이스가 오프로드 험로를 달린다면 어떨까? 롤스로이스 컬리넌은 거친 산악
지형, 모래로 뒤덮인 사막에서 독보적인 성능을 자랑하는 슈퍼 럭셔리 SUV
이다.

오프로드에서도 마법의 양탄자 같은 승차감을 제공한다. 호화로운 드라이빙
경험을 SUV로 재현하기 위해 롤스로이스는 특별한 프레임을 개발했다. 오직
컬리넌에만 적용된 100% 알루미늄 뼈대로 롤스로이스 특유의 안락함, 넓은
공간성, 웅장한 디자인을 구현했다.

파워트레인은 6.75리터 V12 트윈 터보 엔진과 사륜구동 시스템이다. 거대한
차체에 맞는 강력한 엔진을 바탕으로 최고 출력이 563마력에 달하고, 최대
토크 86.7kg·m로 아무리 거친 도로에서도 가볍게 달리는 힘을 지녔다.

컬리넌을 ‘럭셔리 끝판왕’으로 만든 것은 SUV에 최초로 적용된 3박스 스타일
이다. 앞쪽의 엔진룸, 중간의 실내 공간, 뒤쪽의 트렁크 수납공간으로 완벽히
구분된다. 특히 실내와 트렁크 공간을 유리 파티션으로 분리시켜 극한의 기후
환경에서도 실내는 따뜻하고 안락하다.

트렁크에는 전동식 시트가 숨어 있는데, 가볍게 버튼을 누르면 최고급 가죽
시트 한 쌍과 칵테일 테이블이 솟아오른다. 트렁크에 우아하게 앉아 풍경을
감상하라는 뜻이다. 발상부터 럭셔리하다.
포르쉐 미션 E 크로스 투리스모/볼보 XC40
포르쉐 미션 E 크로스 투리스모
- 포르쉐 최초의 전기 CUV

포르쉐는 빠르고 역동적인 주행의 즐거움을 지향하는 브랜드다. 우렁찬
굉음을 쏟아내는 작고 날렵한 스포츠카, 스포츠카 못지않은 SUV를 선보
여왔다. 그런 포르쉐가 엔진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전기 모터를 장착
했다. 이렇게 탄생한 미션 E 크로스 투리스모는 포르쉐 최초의 CUV
(Cross-Utility Vehicle) 전기차 콘셉트 모델이다.

포르쉐 911의 전통적인 디자인 미학을 미래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4도어 디자인이며 내부에는 혁신적인 콘셉트의 장치들이 설치되어 있다.
터치스크린은 기본이고, 아이트래킹 기능도 적용했다. 운전자의 시선에
따라 화면이 이동한다.

기존 전기차들이 온로드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면 미션 E 크로스
투리스모는 사륜구동으로 오프로드까지 주행 가능하다. 포르쉐의 특징인
폭발적인 성능과 정교한 주행 감각은 미션 E 크로스 투리스모에서도
이어진다. 최고 출력 600마력을 발휘하는 모터를 장착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5초 만에 도달한다. 실용성만 높은 전기차가 아니다.
달리는 능력도 끝내준다. 그래서 포르쉐답다.
볼보 XC40
- 볼보 최초의 소형 SUV

최근 볼보 자동차는 세계 시장에 두 번의 충격을 줬다. 첫 번째는 달라진
디자인이다. 과거 안전하고 투박한 패밀리카로 여겨졌던 볼보는 스칸디
나비아 풍의 역동성과 모던함을 갖춘 디자인을 선보이며 세계에서 가장
세련된 자동차로 자리매김했다.

두 번째 충격은 소형 SUV이다. 얼마 전까지 볼보는 수납공간이 넓은 중형
SUV를 선보였다. 스웨덴 브랜드인 볼보에 실용성은 중요한 가치다. 하지만
점차 도심형 SUV가 각광받자 볼보도 도시 생활에 필요한 실용성을 갖춘
소형 SUV를 제작하게 됐다. XC40은 브랜드 설립 90년 만에 처음 선보인
소형 SUV.

작은 차체는 역동적인 디자인이 적용되어 화려하고, 실내는 깔끔하다.
XC40에서 주목할 곳은 수납공간이다. 소형차에서 대단한 수납공간을
기대하기란 어려운데, XC40는 탑승객이 실내 공간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휴대폰 무선충전 공간, 카드 홀더, 휴지통, 심지어
각 티슈를 보관하는 공간도 있다.

일반적으로 도어 안쪽에는 스피커가 달렸는데, XC40은 그 자리를 노트북
수납공간으로 대체했다. 중형 세그먼트에 적용된 반자율 기능, 최첨단
안전 기능을 모두 동일하게 적용했다. 형 못지않은 막내다.

푸조 5008 GT
- 최초의 7인승 SUV

가족 구성원이 5명을 초과하면 차량 선택의 폭이 매우 좁아진다. 7인승은
대부분 미니밴으로 가격이 비싸고 용도가 한정적이다. 최근 SUV 차종에서
입지를 쌓아가고 있는 푸조는 어번 라이프에 최적화된 패밀리카 5008 GT를
선보였다.

여기서 GT는 그란 투리스모의 약자로 장거리 여행을 뜻한다. 5008 GT는
장거리 주행에 알맞은 패밀리 SUV이다. 장시간 운전해도 부담 없는
편안함과 다양한 지면 상태에 맞게 차량 세팅을 바꿀 수 있는 어드밴스드
그립 컨트롤을 제공한다.

5008 GT가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푸조 최초의 7인승 SUV라는 점
이다. 차체의 크기가 미니밴 수준은 아니지만 3열 시트를 설치할 만큼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다. 3열 시트는 폴딩 방식이다. 짐이 많을 때는 3열 시트를
접어 수납공간을 확장할 수 있어 마트 이용 시 유용하다.

출퇴근 SUV를 이용하는 데일리 차량으로서도 손색없고 혼자 운전하거나
탑승 인원이 적을 때도 부담 없다. 주목할 점 하나를 더 꼽자면 연비 효율
성이다. 7인승 차량은 차체 크기로 인해 연비 효율이 낮기 마련인데,
5008 GT는 SUV 모델 중에서도 높은 수준을 보인다. 고속도로 기준으로
14.2㎞/ℓ이고, 복합연비는 12.9㎞/ℓ에 달한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S클래스
-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 최초 탑재

S클래스는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의 상징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S클래스에
자사의 혁신적인 기술을 적용해왔다. 지난해 출시한 더 뉴 S클래스에 적용된
혁신은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라 불리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다. 커넥티드
카는 정보통신기술과 결합해 양방향 모바일 서비스가 가능한 차량을 말한다.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는 운전자, 자동차, 서비스 센터가 동일한 네트워크에
연결된다. 만일 자동차에 사고로 의심되는 충격이 발생하면 차량 스스로
차량의 위치와 안전띠를 착용한 탑승 인원 등의 정보를 고객 컨택 센터로
전송한다. 그러면 24시간 긴급출동 서비스가 사고 지점으로 출동된다.

타이어 펑크나 접촉 사고, 배터리 방전 등 가벼운 사고 상황에도 긴급출동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다. 프리미엄 컨시어지 서비스에 연락해 각종 문의나
상담도 가능하다. 운전 중 식당 예약이나 주차장 위치 문의, 꽃 배달 등
사소한 서비스도 모두 해결한다. 플래그십 세단에 걸맞은 프리미엄 서비스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고의 고객 경험을 지향하며, 몇몇 국가를 대상으로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출시했다. 한국은 중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서비스가 적용됐다.
행복한 그들의 사랑 박한근 & 허혜진.
행복한 그들의 사랑, 박한근 & 허혜진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뮤지컬 <오! 캐롤>이
1년 6개월 만에 돌아온다. 최적의 캐스팅을 자랑하는 <오! 캐롤>. 서투르고
풋풋한 사랑을 보여줄 게이브와 로이스 커플에 박한근과 허혜진이 캐스팅
되어 그들만의 행복한 사랑 이야기를 풀어낸다.


장윤정


    SYNOPSIS

    1960년대 미국 음악과 멀리서 들리는 파도 소리가 어우러지는
    파라다이스 리조트. 결혼식 당일 바람맞은 마지는 절친 로이스
    와 함께 신혼 여행지였던 이곳을 찾는다. 마지를 위해 로이스는
    리조트 가수 델에게 거짓말을 해 마지와 이어주려 하고, 델은
    헛된 희망을 가지고 마지에게 접근한다. 리조트의 직원 게이브
    는 로이스에게 반하고, 그녀를 위한 노래를 작곡한다. 리조트의
    주인 에스더와 그녀의 곁을 지키며 한결같은 사랑을 하고 있는
    허비. 에스더는 리조트를 정리하려고 하고, 허비는 그녀를
    붙잡고 싶다. 행방 모를 6명의 러브스토리가 펼쳐지는 파라
    다이스 리조트에서 흥겨운 쇼는 이어질 수 있을까?
<오! 캐롤>은 팝의 거장 닐 세다카의 히트곡을 배경으로 리조트에서
펼쳐지는 러브스토리를 담은 작품이다. ‘오 캐롤(Oh Carol)’, ‘유 민
에브리싱 투 미(You Mean Everything to Me)’, ‘원 웨이 티켓(One Way
Ticket)’, ‘스튜피드 큐피드(Stupid Cupid)’ 등 중장년층을 추억에 젖게
하는 닐 세다카의 히트 팝, 젊은 층들도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익숙한
멜로디로 흥겨운 무대를 선사한다.

한국 초연은 지난 2016년 말에 시작해 이듬해 2월에 앙코르 공연을
하며 흥행 질주를 이어갔다. 특히 남경주, 최정원 등 우리나라를 대표
하는 뮤지컬 배우들과 제작진이 참여해 화제를 모았고 관객들까지
행복해지는 힐링 뮤지컬이라는 입소문을 타며 누적 관객 10만 명을
돌파하고 인터파크 관람 평점 9.4점을 기록했다.

또 화려한 쇼 뮤지컬의 진수를 보여준 것으로 인정받아 지난 제6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베스트 외국 뮤지컬상’을 수상했다. 쇼 뮤지컬의
재미를 충실하게 구현하며 중장년층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아 관객의
저변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다시 찾아온 <오! 캐롤>의 가장
큰 매력은 몸에 꼭 맞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에 있다.

작사와 작곡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작곡가 꿈나무이자 난생 처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게이브 역에 박한근, 명랑 쾌활하고 당찬 성격의 가수
지망생인 로이스 역에는 최근 활발한 공연 활동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허혜진이 각각 캐스팅되어 그들만의 행복한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행복한 그들의 사랑 박한근 & 허혜진.
Q. <오! 캐롤>은 어떤 뮤지컬인가?
A. (박한근, 이하 박)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올에이지 히트 팝 뮤지컬이고,
분위기로 소개한다면 힐링이 되는 작품, 행복해지는 작품이다.

Q. 닐 세다카의 히트 팝을 뮤지컬로 만든 쇼 뮤지컬이다. 그런데 두 사람은
닐 세카다의 음악을 듣고 자란 세대는 아니다.

A. (허혜진, 이하 허) 솔직히 작품을 하기 전에는 잘 몰랐다. 하지만 들어보니
정말 익숙한 음악이었다. 광고 배경으로 나온 노래들로 많이 접했다.
(박) 내 경우엔 따라서 부를 정도는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자주 접하던 음악
이기에 이번에 작품을 하면서 찬찬히 살펴보게 되었다. 명곡이라 불리는 노래
들은 모두 그럴만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Q. 인터뷰를 하고 있는 지금은 공연을 보름 남짓 앞두고 있다. 연습이 한창일
것 같다. 연습장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하다.

A. (박) 정말 즐겁다. 지난 시즌에 참여했던 배우들이 적극적으로 이번 시즌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배우가 같은 배역을 여러 번 맡는 것은 어떤 면에서
좋을 수도 있지만, 부담이 될 수도 있는데 이것만 봐도 우리 작품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담아낼지 알 수 있다.
(허)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지만 워낙 나오는 배우들이 많아서 이들이 내뿜는
열기로 금세 뜨거워진다. 그리고 선배님들께서 더 먼저 다가와주시고, 조언은
물론 격려도 많이 해주셔서 그런지 연습실 분위기가 정말 좋다. 연습을 하다가
웃음을 참지 못해 곤란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Q. 두 분 모두 이번이 처음이다. 작품에 참여하게 된 소감이 어떤가?
A. (박) 한동안 어두운 배역만 맡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밝은 배역의 제안이
들어와도 부담스러워 했던 것이 사실이다.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스스로 진지한 배역을 더 잘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전 <올슉업>이라는 작품을 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무대에서 내가 힐링이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작품 때마다 부모님이 관람하러
오시는데, 솔직히 다른 작품은 아들이 출연하지만 보는 내내 힘들다고 하셨다.
아들이 주로 죽거나 미치는 역할이니 유쾌할 부모가 어디에 있겠는가?
<올슉업>은 어머니가 친구분들과 함께 몇 번을 오셨는지 모른다. 조카도
드디어 삼촌이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는지 정확히 알게 되었다.
아마 <오! 캐롤>은 훨씬 더 좋아하실 것 같다.
(허) 처음 캐스팅되었다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 믿어지지 않아서 몇 번을 다시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 꼭 하고 싶었던 작품의 배역이다. 나 역시 최근에는
비장한 역을 주로 했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것 같아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

Q. 극 중에서 가수를 꿈꾸는 로이스 역을 맡았다. 배역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A. (허) 앞뒤 재지 않는 밝은 친구다. 극의 스토리와 유머 코드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전에는 무조건 ‘노래를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다. 이번 배역을 하면서 조금 달라졌다.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과의 호흡
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아마도 그런 점을 잘 살려야만 로이스 역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로이스를 맡으며 나 역시 한 뼘 더
성장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주위에서 로이스와 실제 성격이 많이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겠다. 사랑 앞에서도 밀당 없이
망설이지 않고 직진을 하는 편인 것 같다.

Q. 그렇다면 극 중에 존재하는 세 명의 남자인 허비, 델, 그리고 게이브 중
허혜진이라면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A. (허) 극 중에서는 게이브와 첫눈에 사랑에 빠지지만, 현실에서 세 남자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진다면 게이브에게 조금 미안하지만, 아마 허비를
택할 것 같다. 허비는 키다리 아저씨 같다. 오랜 시간 동안 묵묵하게 사랑하는
이만을 바라보고, 어쩌면 나보다 더 나를 더 많이 아는 것 같은 느낌이다.

Q. 마찬가지로 에스더, 마지, 그리고 로이스 세 여자가 호감을 표시한다.
현실이라면 세 명 중 누구와 연애를 하고 싶은가?

A. (박) 당연히 로이스다. 비록 로이스는 나를 선택하지 않았지만(웃음), 나는
로이스처럼 밝고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이 좋다. 게이브가 왜 첫눈에 반했는
지 알 것 같다.

Q. 실제 성격은 게이브의 성격과 얼마나 많이 닮았나.
A. (박) 반반인 것 같다. 실제로 게이브보다는 좀 더 남성적인 면이 많다.
Q. <오! 캐롤>은 배역도 그렇고 역을 맡은 배우들의 나이대도 자연스럽게
나뉘어 있다. 선배들과 함께 연기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은가?

A. (박) 주병진 선배님이 허비 역을 맡으셨다. 연습하는 중간중간 올드 개그를
하시는데, 정말 재미 있다. 그때 연습실의 세대가 나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대의 젊은 친구들은 표정이 ‘왜 웃지?’ 하는 느낌이다. 허비 역 자체가
왕년에 잘나갔던 명 MC다. 주병진 선배님이 방송 쪽에서 한동안 모습을
보일 수 없었기에 그 느낌이 더 잘 사는 것 같다.
(허) 어렵다기보다는 본받을 점이 정말 많다. 나중에 나도 선배가 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시는 선배님들이시다. 워낙 쟁쟁한
선배님들이 많아서 후배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들 때가 많은데, 먼저 다가와
주시고 많은 것을 알려주신다. 개인적으로 대학생 때 이번에 허비 역을 맡은
서범석 선배님의 특강을 들은 적이 있다. 당시를 생각하면 이렇게 한 작품
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하다.

Q. 등장인물도 많지만, 캐스팅도 많다. 8월에 공연이 시작되지만 두 분이 함께
나오는 무대는 9월 이후에야 만날 수 있다. 캐스팅이 많으면 더 힘들 것 같다.

A. (허) 게이브와 로이스 모두 트리플 캐스팅이다. 특히 로이스는 모든 배역과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더 힘들다. 배우들마다 호흡이 다르기 때문
이다. 회차마다 어떤 배우들이 함께 무대에 오르는가에 따라서 전혀 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더 재미있을 것 같다. 관객들
도 배우들도 모두 이번 무대가 어떻게 진행될지 아무도 모른다.
(박) 로이스 역에는 허혜진 배우와 함께 최우리와 스테파니 배우가 함께
캐스팅되었는데, 연습을 하다 보면 서로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델 역을 맡은 배우들이 흥미롭다. 뮤지컬
배우 중 가장 개성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배우들이 모두 델 역에 캐스팅
되었기 때문이다.

Q.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무엇인가?
A.(박) 극 중에서 천재 작곡가로 나오는 게이브가 만든 ‘빗속의 웃음소리’라는
넘버다. 게이브와 로이스가 함께 부르는 넘버인데, 풋풋한 첫사랑 같은 정말
사랑스러운 곡이다.

Q. 좀 더 흥겹게 <오! 캐롤>을 관람할 수 있는 팁을 준다면? 추억의
명곡을 몇 곡 들어보고 가야 할까?

A. (박) 그냥 오시면 된다. 웃음은 우리 배우들이 책임지겠다. 모든 배역이 악한
구석이 없이 정말 사랑스럽다. 게다가 해피엔딩이다. 그렇다고 긴장감이 떨어지
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우리 작품의 매력인 것 같다. 착한 사람들의 행복한
이야기다.
(허) 몸에 좋은 음식은 입에 쓰다고 하지만, 우리 작품은 음식에 비유하자면
맛있고 건강에도 좋은 웰빙 푸드인 것 같다.

Q. 어떤 분들에게 <오! 캐롤>을 추천하고 싶은가?
A. (박) 누군가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 작품을 본 썸 남녀
는 커플이 되고, 커플은 결혼을 하고, 부부는 아이를 낳게 된다고. 특별한 사람
들의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이기에 싸웠던 사이도 손을 잡고
나갈 수 있는 작품이다. 관계를 조금 발전시키고 싶다면 연인들이 꼭 봐주길
바란다.

Q. 끝으로 독자들에게 인사를 부탁한다.
A. (박)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가 있고, 부모님께는 추억의 노래를
다시 소환할 수 있는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 코믹 요소가 많고 스토리가 어렵지
않아 온 가족이 보기에도 부담이 전혀 없다.
(허) 곧 가족이 함께 모이는 추석이 다가온다. 의외로 우리 부모님 세대들 중에는
뮤지컬은 고사하고 극장에도 잘 가지 않는 분들이 많다. 부모님과 함께 꼭 오셨
으면 좋겠다.


[오! 캐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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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의 마법, 두부
백색의 마법, 두부

반듯하게 잘생긴 두부. 일반 가정에서 일주일에도 몇 번씩 식탁 위에
오르는 두부는 우리 몸을 단단하게 만드는 영양소로 꽉 찬 마법 상자일지도 모른다.


장윤정 사진 이용인


보글보글 끓는 김치찌개에 넣어도, 구수한 청국장에 넣어도 좋다. 그것도
귀찮다면 살짝 데쳐서 양념장에 찍어 먹어도 구수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며 금세 뱃속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하얀 고체 덩어리, 두부.
이것이 바로 우리가 굳이 그냥 먹어도 될 것 같은 콩을 힘들여 끓이고
곱게 간 후 다시 굳히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먹는 이유다.


두부의 전성시대, 조선
딸랑딸랑 종을 흔들며 아침마다 두부를 팔던 풍경은 더이상 볼 수 없지만,
아직도 두부는 우리의 식탁에서 가장 흔하고 영양 가득한 식재료다. 두부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했으며 시작은 중국
당나라 시대로 알려졌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두부를 만드는 기술은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가 더 뛰어났다는 기록이 있다.

명나라 황제가 조선의 두부를 먹고 흡족하여 만든 이를 포상한 것은 물론,
두부 요리사를 파견해 달라는 내용을 칙서에 담아 조선에 보내기도 했을 정도.
중국에서 시작된 두부가 우리나라에서 발전하게 된 이유는 조상들의 뛰어난
손맛 덕도 있겠지만, 당시 두부를 즐긴 상류층의 적극적인 관심 때문이었다.

고려 시대에 중국의 두부가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는데,
이때 당시 주요 권력층이었던 사찰을 중심으로 두부 요리가 발달했다. 옛날에
두부를 포(泡)라 했는데 이 말 역시 ‘두부를 만드는 절’에서 생겨난 것이다.
조선 시대에 와서는 왕실을 중심으로 두부가 크게 발달하기 시작했다.

조포사(造泡寺)라는 절에서 왕실 제사에 쓸 두부를 만들도록 했으니, 국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두부 제조 기술이 발달한 것이다. 조선 왕릉 주변에
반드시 조포사가 있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고려를 거쳐 조선 시대에
접어들어 우리 조상들의 두부 제조 기술은 현재를 능가했다.

새끼줄에 묶어 들고 다닐 정도로 단단한 막두부부터 비지, 순두부, 연두부,
얼려 먹는 언두부, 삭힌 두부, 튀긴 두부도 이 당시부터 먹었다. 지금은 찾기
힘든 두부도 많았는데 부러 탄 콩을 사용해 탄 맛을 낸 탄두부, 두부를 만들
때 생기는 노란 피막만 걷어 말린 두부피, 삼베로 굳힌 베두부, 비단으로
굳힌 비단 두부 등을 만들어 먹었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지금까지도 다양한 종류의 두부를 만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두부의 종류보다는 어떤 콩을 사용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쪽으로 발전
했기에 엄격히 말하자면 대한민국의 두부 전성기는 지금이 아닌 조선 시대였을
것이다. 최근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면서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가공된 두부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맛은 물론 영양까지 업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두부를 만들 때에는 약간의 응고제를 빼고는 콩 이외의
재료를 넣지 않는다. 하지만 가공 과정을 통해 콩에 포함된 훌륭한 영양 성분을
우리 몸에 쏙쏙 흡수시켜 준다. 예를 들어 콩은 약 40퍼센트의 단백질을 함유
하고 있지만 소화율이 좋지 않아 볶거나 쪄서 먹을 경우에도 소화율이 50~70
퍼센트에 불과하다.

반면 두부는 콩에 들어 있는 단백질의 90퍼센트 이상을 함유하면서 소화율이
95퍼센트나 된다. 채식주의자를 중심으로 두부 단백질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밖에도 두부에는 인삼의 주요 성분으로 잘 알려진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어
항암 작용과 항산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갱년기 여성에게도 두부는 정말
좋은 식재료다. 우선 두부에 함유된 풍부한 단백질과 칼슘 성분은 갱년기
여성의 골다공증과 근력 손실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콩에 함유된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과 비슷한 효능이 있어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포만감도 있어 바쁜 현대인의 식사 시간을
풍족하게 만들기에 이만한 것이 없다. 몸을 살뜰하게 보살피고 싶다면, 두부
한 모를 선물해보자

*같지만 다른 두부
다양한 이유로 건강한 채식 식단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콩 중에서도 특히
두부를 다양한 방법으로 가공한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포두부나 면두부다. 사실 포두부나 면두부는 특별한 방법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일반 두부의 수분을 90% 이상 뺀 후 모양을 잡은 것인데 이 단순
하다면 단순한 과정을 거치면서 콩이 가진 풍미가 좀 더 강하게 느껴지며 맛도
상대적으로 간간해진다. 면두부는 국수나 파스타, 또는 나물처럼 볶아서 먹기
에도 좋다. 포두부는 라자냐와 같은 서양식 요리는 물론 쌈처럼 다양한 식재료
를 싸서 먹거나 샤부샤부 또는 마라탕을 만들 때 넣으면 든든한 포만감을 준다.

*시금치와 두부
두부만큼이나 우리 식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식재료 중 하나가 바로 시금치다.
하지만 둘은 함께 조리하면 영양학적으로는 궁합이 좋지 않다. 시금치에는 옥살
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옥살산 성분은 두부에 많은 칼슘 성분과 결합해
불용성 수산칼륨을 생성하고 이는 우리 몸의 칼슘 섭취를 줄이고 결석증을 유발
한다.


[ 참고서적 ] <음식으로 읽는 한국 생활사>(윤덕노 지음, 깊은나무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