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로버트 카파 탄생 100주년 기념 사진전
사진을 찍고 바로 삭제하는 일이 당연시되는 시대에 로버트 카파를 만나는 일이란 특별한 경험이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전쟁 기록 사진가’로 일컫는 로버트 카파의 탄생 100주년 기념 사진전이 10월 28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관에서 열린다 . 이번 전시에서는 뉴욕 국제사진센터가 소장한 로버트 카파의 오리지널 프린트 160여점과 함께 그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상 및 다양한 소장품들을 만날 수 있다. ‘카파이즘(Capaism)’이라는 단어가 오늘날 투철한 기자 정신을 뜻하는 말이 되었을 정도로, 그는 전 생애를 전쟁터의 한가운데서 보냈다. 스페인내란과 팔레스타인전쟁, 2차 세계대전, 중일전쟁 등에 참전해 전쟁의 참상을 전달하던 그는 1954년 인도차이나전쟁 취재 도중 베트콩이 설치한 지뢰를 밟고 생을 마감한다. 그의 나이 불과 마흔한 살의 일이었다. 최고의 종군 사진작가로 이름을 날렸지만, 그는 전쟁을 가장 싫어한 사람이었다. 당시 사진은 정부나 언론의 홍보 수단으로 사용되기 일쑤였다. 세상의 한편에서는 끊임없이 처절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데, 시민들에게 전해지는 사진이란 한가한 병사의 모습이나 평화로운 거리 행진의 광경이 전부였다.
이러한 움직임에 저항하기로 마음먹은 카파는 스페인내란에 참전해 그를 상징하는 사진 <어느 공화파 병사의 죽음>을 찍었다. 전선에서 돌격하려던 그의 친구 병사가 머리에 총알을 맞고 즉사해 쓰러지던 순간, 마치 순교자처럼 팔을 벌리고 찡그린 표정으로 막 세상과 작별하는 찰나가 카파사의 사진기에 포착되었다. 이 사진은 〈라이프〉지에 실리면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비극의 풍경은 프랑코의 파시스트 정권에 대항하는 시발점이 되었고, 20세기 가장 뛰어난 전쟁사진으로 기록되기에 이른다. 잔인하다 못해 때로는 비현실적인 전투의 현장, 그 한가운데 놓인 사람조차 이 순간이 현실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로버트 카파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의 저서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에서는 쏟아지는 포탄과 밀려드는 바닷물, 그 속에서커다란 두려움을 느꼈다는 고백이 남아 있다. 그가 떨리는 손으로 남긴 기록은 왜 우리는 전쟁을 멈춰야 하는가에 대해 어떤 명문보다 명확한 답을 제시한다. 비장하면서도 우아한 그의 사진은 저널리즘 사진의 속성인 충격적인 고발과 폭로를 넘어 인간에 대한 애정과 반전의 메시지를 여실히 담고 있다. “당신이 찍은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건 당신이 충분히 다가서지 않아서이다.” 그가 남긴 말은 사진뿐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어떤 깨달음을 선사한다. 이번 사진전이 전쟁에 대한 가장 정직한 고발인 동시에 삶의 매 순간을 치열하게 살아냈던 한 인간에 대한 기록인 까닭이다.
에디터 홍혜원 문의 02-3701-1216 www.robertcapa.co.kr
가을밤, 재즈 선율로 물들다
제10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국내 재즈의 대중화에 앞장선 아시아 최대의 재즈 페스티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다. 10년 전만 해도 황무지에 불과했던 자라섬이 재즈뿐 아니라 규모 있는 축제들의 무대로 자리매김하며 ‘축제의 섬’으로 불리게 된것도 모두 국제재즈페스티벌 덕분이다. 올해는 페스티벌 10주년을 기념해 10월 3일부터 6일까지 4일 동안 행사가 진행된다. 총 누적 관객 수 117만 명을 자랑하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올해도 다시 한 번 최다 관객 수를 갱신하는 저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6월 1, 2차에 걸쳐 판매된 얼리버드 티켓 800매가 판매 개시 5분 만에 매진되며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올해는 자라섬과 가평 읍내까지 무대 공간을 넓혀 진한 재즈 선율을 선보일 계획이다. 매년 세계 최정상급 아티스트들의 참여로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올해도 관객들을 열광시킬 다채로운 라인업을 공개했다.
가장 먼저 공개된 것은 대륙별 디바 시리즈. 유럽(폴란드)의 안나 마리아 요펙, 북미(미국)의 마들렌 페루, 아프리카(아이티)의 카르멘 소우자, 그리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나윤선에 이르기까지 각 대륙을 대표하는 여성 보컬리스트들이 자라섬을 찾는다. 시대를 풍미한 거장들의 라인업도 눈에 띈다. 재즈의 본토 미국의 대표적인 피아니스트인 케니 배런과 지난해 갑작스런 병환으로 일정을 취소했던 남아공의 거장 피아니스트 압둘라 이브라힘이 관객들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는 미국의 빅밴드 프리저베이션 홀 재즈 밴드의 합류도 반가운 소식이다. ‘캡틴 핑거’라는 별명을 가진 퓨전 재즈의 대표적인 거장 리 릿나워 역시 출연을 확정지었고, 전설적인 퓨전 재즈 그룹 웨더 리포트의 베이스 주자인 폴란드 출신 미로슬라프 비토우쉬, 그와 함께 작업했던 미국의 드러머 스티브갯 역시 기대해도 좋다. 이 외에도 국내 재즈신에서 활약하고 있는 정성조 퀸텟을 비롯해 퓨전 재즈계의 대표 밴드인 더 버드와 웨이브 등 수많은 이들이 함께한다. 페스티벌 10주년을 맞이해 선보이는 공식 음료 ‘자라섬뱅쇼’도 출시된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 중심지 본느(Beaune)시의 셰프 막시 알블랑숑을 초청해 레시피를 개발했다. 와인과 식재료에 대한 조예가 깊은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자라섬뱅쇼를 마시며 페스티벌을 즐기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올해 처음 진행되는 재즈 인재 육성 프로젝트 ‘자라섬크리에이티브 뮤직캠프’와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에게 프로모션 기회를 제공하는 ‘한국 재즈 쇼케이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 역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에디터 최미혜 문의 031-581-2813~4 www.jarasumjazz.com
1 창립 50주년을 맞은 빅밴드, 프리저베이션 홀 재즈 밴드
2 지난해 페스티벌에 참가했던 존 스코필드 트리오
3 제10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포스터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지킬 앤 하이드>, <스칼렛 핌퍼넬> 등으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브로드웨이 최신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가 9월 국내 초연된다.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의 매력적인 스토리가뮤지컬로 새롭게 탄생했다. 2009년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2010년 플로리다 사라소타, 2011년 브로드웨이, 2012년 일본 도쿄와 오사카 공연을 거쳐 오는 9월 4일 한국의 관객에게 뮤지컬 무대로 선보인다.
<보니 앤 클라이드>는 1930년대 실존했던 남녀 2인조 강도 보니와 클라이드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미국 역사에서 악명 높은 듀오이자 대공황 시기 미국 젊은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세기의 커플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1967년 영화로 만들어져 세계적으로 많은 관객의사랑을 받았다. 당시 영화의 주연배우 페이 더너웨이와 워렌 비티는 반항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영화가 상영된 지 40년이 흐른 뒤 이 실화는 2011년 프랭크 와일드혼의 작곡으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의 거장 프랭크 와일드혼이 지금까지 만든 작품 가운데 최고라는 찬사를 받은 <보니 앤 클라이드>는 관객의 열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브로드웨이 관객 사이에서 꼭 봐야만 하는 뮤지컬로 손꼽힌다. 특히 실제 인물의 역사적인 비디오와 사진들로 연출된 영상과 무대 세트는 공연을 감상하는 이색적인 포인트. 또 1930년대 텍사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당시 세계 각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들여온 재즈, 블루스, 컨트리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엄기준, 한지상, Key(키), 박형식이 속박을 싫어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클라이드’ 역을, 리사, 다나,안유진이 도도한 내면을 지닌 주체적인 성격의 소유자 ‘보니’ 역을, 이정열, 김민종이 통찰력과 큰 배포를 가진 클라이드의 형이자 든든한 조력자인 ‘벅’ 역을 맡아 최고의 뮤지컬 배우부터 신예 뮤지컬 스타까지 화려한 라인업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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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일시 2013년 9월 4일 ~ 10월 27일
장소 충무아트홀 대극장
출연 엄기준, 한지상, 키, 박형식,안유진, 리사, 다나
관람 등급 만 13세 이상
관람 시간 140분(인터미션 20분)
비씨 VIP카드 회원 공연 예매
전용 상담 센터 1577-4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