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7월호

여행/리조트

  • 여행/리조트
  • 문화/공연
  • 골프/레저
  • 라이프
  • 다이닝

2013년 07월호

1 눈 쌓인 덕유산 / 2 시레토코 국립공원의 온천 야영장
책, 영화 그리고 여행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이 책과 영화들을 펼쳐보자. 오래전 어느 시인이 읊은 것처럼 바람이 우리를 그곳으로 데려다 줄 것이다. 에디터 정윤주

BOOK
엄마와 함께하는 색다른 국내 여행
엄마 딸 여행 이지나 지음, 나무 수 펴냄

영원한 친구이자 동반자, 때로는 앙숙이기도 하지만 결국 같은 여자라는 동질감으로 인해 서로 기대고 보듬어주는 사이. 아마도 엄마와 딸은 이런 관계가 아닐까? 누구나 엄마라는 말 한마디에 어딘가 뭉클한 기분이 들게 마련이지만 정작 엄마와 단둘이 여행을 떠나 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막상 함께 떠나자고 결심을 해도 어디에 가야 할지, 어디서 묵어야 하는지, 무얼 먹어야 하는지 막막한 기분이 든다면, 요리하는 언니와 함께 쓴 가이드북 <샌프란시스코>와 배울 것이 있는 특별한 카페 이야기를 다룬 <카페 수업>을 쓴 저자 이지나가 제안하는 <엄마 딸 여행>을 펼쳐 보자. 저자가 실제로 구례, 통영, 전주, 부산 등 전국의 도시들을 엄마와 함께 다니며 직접 체험한 숙소와 토속 음식, 볼거리, 즐길 거리들을 다양하게 담아 25가지 코스로 제안한 책이다. 군산으로 근대 문화유산 탐방을, 충주로 명상 체험을, 덕유산으로 눈꽃을 보러 떠나는 다채로운 코스들은 그저 좋은 숙소에서 맑은 공기 마시며 하룻밤 자고 오는게 다인 줄 알았던 안일한 생각을 상쇄시킨다. 그리고 예전엔 미처 알지 못했던 체험 장소와 색다른 풍경들은 ‘우리나라의 재발견’으로 이어진다. 전주나 군산 등 당일로도 가능한 여행 코스는 당장이라도 떠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개인적으로 언젠가 엄마와 떠나고 싶은 코스로 마음에 담아둔 일정은 경기도 포천의 카라반파크에서 즐기는 ‘카라반에서의 하룻밤’이다. 평범한 숙소가 아닌 카라반을 이용하는 여행이라면, 생소하지만 재미있는 경험에 엄마도 어린아이처럼 흥미로워하실 것만 같다. 강원도 횡성의 청태산 자연휴양림에 있는 단독 형태의 통나무집에서 묵는 것도 마 음속 리스트에 넣었다. 저자가 ‘한여름인데도 에어컨이 필요 없었다’고 말하는 숲 속의 맑고 차가운 공기 속에서 엄마와 함께 아침을 맞는다면 참 행복할 것 같다. 바쁜 일상, 부담되는 경비, 꽉 막힌 교통 체증… 어쩌면 엄마와의 여행은 떠나지 않을 이유가 더 많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지나 작가는 프롤로그에 이렇게 귀띔한다. ‘언제든 떠날 수 있을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여행은 마음만으로 다닐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중략) 그러니 하루빨리 엄마와 여행을 떠나보세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시간이 많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하면서 말이죠.’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엄마와의 여행을 계획할 이유는 충분하다.

1 눈 쌓인 덕유산

일본 홋카이도의 작은 마을, 비에이에 머물다
비에이로부터 네버랜 지음, 수프 펴냄

잠시라도 그곳에 머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 그래서 동네를 느릿느릿 산책하고 현지의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고 동네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일상을 누려보는 것. 아마도 모든 여행자들의 꿈일 것이다. <비에이로부터>의 저자이자 네버랜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박지영은 보통 사람들은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이런 행운을 누린 사람이다. 비에이 관광청에서 홋카이도 이주 체험을 위한 세컨드 홈 입주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응모했는데 덜컥 허가가 나고 만 것이다. 일본 홋카이도 중심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 비에이. 삿포로보다 더 북쪽에 위치해 있고 아름다운 언덕과 나무들이 자라며 감자, 옥수수, 아스파라거스, 메밀 등이 특산품인 곳. 그곳에서 두 달간 꽤 넓은 텃밭이 있고 가전제품을 비롯한 모든 것이 갖춰진 작은 통나무집에서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많은 이들로부터 부러움의 시선을 받았지만 막상 당사자들은 고작 두 달 때문에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에서의 모든 것을 정리해 떠나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남들이 보면 무모하다고 할 수 있을 그 결정 때문에 이들 부부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시간을 선물받았다. 부부는 그들이 ‘슬로 카페’라고 이름 붙인, 마치 자연 속에 파묻힌 듯한 비에이의 카페들을 순례하고 3시간씩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여유를 충분히 즐긴다. 바쁜 일상에 쫓겨 살았을 땐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들을 이국의 한 시골 마을에서 하나씩 해나가게 된 것이다. 광고에 등장할 정도로 멋진 비에이의 언덕과 나무들까지 탐방한 부부는 이제 비에이 근교의 도시들을 하나씩 둘러보기 위해 나선다. 7월이면 보랏빛 라벤더가 언덕을 뒤덮는 100년 전통의 라벤더 농장(보랏빛 라벤더 아이스크림도 판매한다!) 팜 토미타가 있는 후라노와 일본 최대 규모의 습원이 있는 쿠시로 등에서 그들은 비에이와는 또 다른 느낌의 홋카이도를 보게 된다. 그러는 사이에 77년 전통의 과자 전문점에도 들르고 거대한 산을 바라보며 온천에 몸을 담그기도 한다. 제철 재료를 사용한 런치 메뉴는 물론 공기 좋고 물 좋은 홋카이도에서 생산된 우유로 만든 치즈 케이크와 아이스크림까지 맛보며 그 맛보다 달콤한 여유로움에 빠져보기도 한다. 그들의 일정 중 백미는 홋카이도 곳곳에서 즐긴 캠핑이다. 공원을 유유히 거니는 사슴들과 함께 하룻밤을 보내기도 하고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해안 캠핑장이나 커다란 고목이 있는 그림 같은 숲속 캠핑장에서 경험하는 캠핑은 마치 자연을 대하는 또 다른 방법처럼 보인다. 고작 단 두달 간의 외도로 그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왔지만 처음보다 훨씬 튼튼해진 두 다리가 있고 든든한 동반자도 있으니 같은 거리라도 좀 더 멀리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들이 그토록 행복해하는 모습을 엿보면서 비에이라는 작은 마을, 그리고 홋카이도의 공기가 못내 궁금해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2 시레토코 국립공원의 온천 야영장
1 이탈리아 북부의 베르가모 / 2 코펜하겐의 더 로얄 카페
이토록 다채로운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들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 백상현 지음, 시공사 펴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탈리아 하면 로마, 베니스, 피렌체 정도만 떠올린다. 하지만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을 읽는다면 이탈리아라는 나라에 생각보다 다양한 매력의 소도시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또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추어 포토그래퍼이자 여행 마니아인 저자는 이탈리아 남부에서 시칠리아 섬을 거쳐 본토의 중부와 북부까지 기차로, 차로, 도보로 다니며 그 속에 숨어 있는 작은 도시들을 여행했다. 그는 거대한 팝업북처럼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풍경의 알베로벨로,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의 촬영지로 유명하고 실제로도 골목마다 로맨스가 피어날 것처럼 사랑스러운 베로나와 시에나, 건물마다 색색의 페인트를 칠해 한편의 수채화 같은 풍경의 작고 아름다운 어촌 마을 부라노, 거대한 탑과 돌벽으로 둘러싸인 산 지미나뇨 등 이름은 생소하지만 마음을 끄는 도시들이 독자들을 향해 하나씩 펼쳐진다.
이탈리아의 지형은 긴 장화를 닮았다. 그 사실은 곧 정반대의 기후와 풍경을 지닌 도시들이 한 나라에 펼쳐지는 게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알프스처럼 험준한 산이 펼쳐진 도시가 있는가 하면 짙푸른 바다에서 망중한을 즐길 수 있는 도시도 있다. 그중에서도 바다에 인접한 가파른 벼랑 위에 건설된 마을인 트로페아, 아말피 해안에 자리한 아름다운 풍경이 남달라 ‘시인들이 죽음을 맞을 때 찾아오는 곳’이라는 라벨로, 산비탈을 따라 자리한 집들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포시타노 등 해변가에 자리 잡은 도시들은 저마다 다른 바다색과 분위기를 자랑한다. 특히 리오마조레, 마나롤라, 코르니글리아, 베르나차, 몬테로소 알 마레의 다섯 마을이 줄줄이 이어진 친퀘 테레(이탈리아어로 ‘다섯 개의 땅’이라는 뜻이다)는 잠시 들르는 게 아니라 오랜 기간 머물며 각 도시들의 공기를 느껴보고 싶은 곳이다. 파스텔 톤 집들과 장난감 같은 조각배,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유유히 해수욕을 즐기는 구릿빛 피부의 사람들 속에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설렌다.
미식의 나라답게 소도시마다 다른 모양과 맛의 파스타와 피자, 젤라토를 비롯한 특유의 요리를 맛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스펠로의 블랙 트뤼플 파스타, 시에나의 꿀과 견과류로 만든 쿠키 판포르테와 우동처럼 두꺼운 면발의 피치 파스타, 베르가모의 옥수수 가루로 만든 폴렌타 수프 등은 그 맛이 궁금해지는 요리들이다. 특히 저자는 거대한 피렌체식 티본 스테이크인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는 피렌체에 갔다면 반드시 맛봐야 한다고 추천한다. 세계적으로 최상급이라 인정 받는 토스카나 지방의 소고기에 풍요로운 맛의 이탈리아산 올리브 오일이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고급스러움을 짐작할 만하고 책에서 표현된 맛과 향은 읽는 것만 으로도 침이 고일 지경이다. 세상에 가야 할 나라는 많다. 이탈리아를 반드시 가야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이렇게 작지만 볼수록 매혹적인 소도시들이 한데 모여 있는 나라도 드물다는 사실은 이탈리아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만든다.

1 이탈리아 북부의 베르가모
감각적이고 예술적으로 북유럽을 즐기는 방법
스칸딕 베케이션 김진진, 이홍안 지음, 시드페이퍼 펴냄

왠지 북유럽이란 곳은 한없이 멀게만 느껴졌다. 늘 추운데다 백야 때문에 늘 환할 것이며 사람들은 우울하고 볼거리도 없고 맛있는 것도 없는 곳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스칸딕 베케이션>의 저자들은 말한다. ‘서울에서 가장 빨리 도착할 수 있는 유럽 땅이 바로 헬싱키’이며 ‘밤늦게 도착한 기차역에서 안심할 수 있을 유일한 도시들이 있고 마땅히 생각나는 관광 명소가 없는 만큼 더욱더 모험해볼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침엽수처럼 건강미 넘치는 사람들과 기품 있지만 소박한 카페, 트렌드를 이끄는 디자인 제품들까지 모여 있는 곳이 바로 북유럽’이라고 말이다. 패브릭 브랜드 ‘키티버니포니’를 이끄는 두 여인은 언젠가부터 조금은 차갑고 도도하지만 충분히 매력 있는 북유럽에 빠져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덴마크 코펜하겐, 스웨덴 스톡홀름, 핀란드 헬싱키로 크게 챕터가 나뉘어진 여행기 속에는 그들이 만들어내는 패브릭 아이템만큼이나 감각적이고 예술적으로 북유럽을 즐기는 방법들이 펼쳐진다.
책의 시작은 코펜하겐이다. 그곳에는 ‘자전거의, 자전거에 의한, 자전거를 위한 도시’라고 말해도 될 만큼 많은 자전거들이 있고 폴 헤닝센, 아르네 야콥센, 베르너 팬톤 등 20세기 덴마크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아이템들이 가득한 덴마크 디자인 박물관도 있다. 덴마크식 샌드위치와 햄버거를 파는 카페에서 점심을 먹기도 하고, 100년이 넘는 건물을 현대식으로 개조해 핀 율, 한스 웨그너 같은 북유럽 디자인 거장들의 가구들로 채운(몇 백만 원을 호가하는 것들도 많다) 스타일리시한 ‘호텔 알렉산드라’에서의 하룻밤을 묵기도 하는 그들의 코펜하겐 여행은 독자들로 하여금 부러움을 가득 담아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
그 다음은 스톡홀름이 뒤를 잇는다. 저자들은 스톡홀름 신진 디자이너들의 아이템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 토리엣’과 스웨덴식 미트볼인 쾨트불라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박피칸’을 가보기도 하고 스웨덴 사람들이 커피와 함께 간단한 디저트를 먹는 시간인 ‘피카’를 부드러운 크림이 올려진 스웨덴 전통 디저트인 셈라를 먹으며 즐기기도 한다.
북유럽 여행기의 마지막은 헬싱키가 장식한다. 영화 <카모메 식당>으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이곳에서의 일정은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 알토의 나라답게 자연스레 그의 흔적을 따라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핀란드에서 가장 큰 서점인 ‘아카데미아’와 그 안에 있는 ‘카페 알토’에는 천장에 달린 ‘골든 벨’ 조명처럼 그가 디자인한 아이템들이 흔하게 보이고, 저자들이 묵은 호텔 ‘헬카’에는 알바 알토가 디자인한 가구들이 무심하게 놓여 있다는 대목에서 디자인 거장의 알바 알토의 가구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핀란드 사람들이 부럽기만 했다. 또한 각각의 도시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저자들은 그곳에서 사 온 기념품들을 늘어놓는데, 소소하면서도 디자인이 남다른 아이템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해 마치 취향 좋은 친구의 여행 가방을 펼쳐 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2 코펜하겐의 더 로얄 카페
1 시야부에 위치한 림아트
1 맘마미아 / 2 레터스 투 줄리엣
각양각색의 재미가 있는 도쿄 서점 투어
도쿄의 서점 현광사 MOOK 편저, 나무 수 펴냄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와 짧은 비행시간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비행기 티켓을 구입해 떠날 수 있는 도시 중 하나인 도쿄. 그래서인지 도쿄 여행 책들 또한 서점에서 따로 코너를 만들어도 될 정도로 넘쳐난다. 하지만 도쿄의 맛집과 숙소, 관광지 등 단순 정보만 다룬 책이 대부분이라 도쿄 여행을 몇 번 다녀왔거나, ‘뭔가 특별한 도쿄’를 찾고 싶은 사람에게는 어울리
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도쿄의 서점>을 처음 봤을 때 ‘이것은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책을 좋아하고 여행지에서도 서점을 꼭 들를 정도의 사람이라도 작정하고 서점을 테마로 여행하긴 쉽지 않을 텐데, 이 책을 읽고 있자니 신기하게 당장이라도 ‘도쿄 서점 투어’에 나서고 싶어졌다. 작고 정겨운 동네 책방부터 120년의 역사를 지닌 고서점까지 다양한 서점을 지역별로 분류해 놓은 것은 물론 각 서점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 일러스트와 그 지역에 가볼 만한 카페나 레스토랑 정보까지 친절하게 덧붙였다. 저자인 이시다 센은 사회 초년생 시절에 출판사 편집부에서 일하며 서점의 매력을 알게 되었고, 헌책방을 내 집처럼 드나들다 이렇게 책까지 출간하게 됐다고 한다.
책 속에는 서점이라는 큰 카테고리는 같지만 그 안에서 각양각색의 콘셉트를 지닌 가게들이 등장한다. 요리책을 전문으로 판매하며 커피, 초콜릿 등의 먹거리도 함께 구입할 수 있는 ‘쿡쿠프’, 건축과 인테리어, 제품 디자인에 관련된 책들을 판매하는 ‘릭실 북 갤러리’, 7천 권에 달하는 여행 서적을 판매하는 ‘노마드’, 도쿄에 관련된 그림책과 서적, 잡지까지 총망라한 ‘수비니어 프롬 도쿄’, 하네다 공항 제2여객터미널 3층에 위치한 서점인 ‘도쿄즈 도쿄’ 같은 서점들을 소개하는 글을 읽다 보면, 서점이 단순히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문화를 파는 곳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중에서도 Book & Beer라는 뜻의 ‘B&B’는 전혀 새로운 관점의 서점인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책을 구입할 수도 있고 서점 한쪽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생맥주를 마시며 사람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는 곳이다. 서점에 놓인 북유럽 빈티지 가구들 역시 구입이 가능하며 이런 가구들 덕분에 마치 누군가의 집 서재에 놀러 가 책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한 가지 부러운 점은 우리나라에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인 헌책방이 많다는 것이다. 그중 메구로에 위치한 ‘후루홍유기루로도’라는 헌책방의 주인은 이렇게 말한다. “이제 아는 것, 보는 것은 인터넷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한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굳이 시간을 들여 와주신 분들이니 언제나 진지하게 임해야겠지요.” 이런 생각을 가진 주인들이 있는 서점이라면 바다를 건너서라도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1 시야부에 위치한 림아트
MOVIE
여행을 부르는 영화

아마도 <로마의 휴일>이 발단이었던 것 같다. 영화를 보다가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는 도시와 장소들이 궁금해진 것은. 그림 같은 얼굴의 오드리 헵번과 그레고리펙이 데이트를 즐기던 산타마리아델라교회 입구 벽면에 있는 진실의 입,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던 스페인 광장 같은 장소들이 흔하디흔한 관광 코스라는 걸 알면서도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영화와 도시는 둘이 함께할 때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관계다. 드라마틱한 스토리의 배경이기 때문에 도시는 더 아름답게 보이고 그래서 더 그곳에 가고 싶게 만드는 설렘이 뒤따라오는 식이다. 그래서 영화의 배경이 된 도시에 실제로 가면 작품에 등장했던 카페나 레스토랑을 가보거나 주인공들이 다녔던 코스대로 따라가보는 재미도 생긴다.
<아멜리에>의 주인공인 아멜리에가 아르바이트를 하는카페는 실제로 파리의 물랭루주에 위치한 ‘레 뒤 물랭’이다. 이곳은 영화 속에 등장한 프랑스식 디저트인 크렘 브륄레를 맛보는 손님들로 늘 붐빈다. <비포 선셋> 또한 파리를 배경으로 하는데, 제시와 셀린느가 9년 만에 재회한 서점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이고, 두 사람이 커피를 마시러 들어간 카페는 파리 시내의 작은 골목 모퉁이에 있는 ‘르 퓨어’ 카페다. <카모메 식당>의 주된 배경인 작은 식당은 촬영이다 끝난 후에는 영화 속 메뉴와는 전혀 다른 핀란드 가정식을 파는 식당으로 되돌아갔지만, 여전히 영화 팬들로 북적거린다고 한다. 런던을 배경으로 한 영화 <클로저>에서 안나와 래리가 만난 카페는 트라팔가르 광장에 있는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 내에 있는 카페다. 한 도시의 아름다움을 집대성한 영화를 꼽는다면 ‘도시 시리즈’라고 이름 붙여도 될 만큼의 작품을 양산한, 감독 우디 앨런의 작품들을 빼놓을 수 없다. <매치 포인트>와 <환상의 그대>의 런던,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의 바르셀로나, <미드나잇 인 파리>의 파리, 그리고 최근작인 <로마 위드 러브>의 로마까지, 그는 ‘도시 홍보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 도시 특유의 매력을 집어내 스크린 속에 고스란히 펼쳐놓는다. 사실 그의 도시 영화 시리즈는 관광 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디 앨런은 뻔한 장면들을 나열하지 않고 도시를 철저히 배경으로만 사용하면서도 아름답게 보이도록 세심하게 연출한다.
간혹 영화는 쉽게 가볼 수 없는 장소로 우리를 안내하기도 한다. <하와이언 레시피>는 일본 영화지만 배경이 된 호노카아는 하와이의 빅아일랜드 동북부에 실재하는 작은 마을이다. 영화에서 호노카아는 이발소, 버스정류장, 슈퍼마켓 같은 일상적인 건물들이 민트, 블루그레이, 머스터드 같은 캔디처럼 달콤한 색으로 칠해져있는, 마치 놀이공원처럼 예쁘장한 도시로 묘사되고 있다. 그 외에도 일본인들도 평생에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라는 북해도의 츠키우라를 배경으로 한 <해피 해피브레드>, 그리스 산토리니 섬의 그림 같은 전경이 펼쳐지는 <맘마미아>, 이탈리아 남부 투스카니 지방의 포도주 향기가 날 것만 같은 비옥한 풍경이 인상적인 <레터스 투 줄리엣>과 <투스카니의 태양> 등은 스크린을 바라보며 ‘언젠가 한 번쯤’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영화들이다. 누군들 당장이라도 짐을 싸서 바쁜 일상은 잠시 잊은 채 망중한을 즐기고픈 생각이 없을까. 하지만 상황이 허락되지 않을 땐 이렇듯 스크린을 통해 대리 만족하는 것도 꽤 괜찮은 차선책이 될 것이다.

1 맘마미아
2 레터스 투 줄리엣
1 중남미 분위기를 더하는 야외 조각공원 / 2 신비롭고 이색적인 곳,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의 내부
이국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핫 스팟
지금 당장 떠날 수 없다면 가까운 곳에서 세계 여행을 즐겨보자. 신비로운 이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의 초대.
에디터 김다영 사진 김주정, 이문규


라틴아메리카의 신비 속으로 중남미문화원
마야, 잉카, 아즈텍 문화가 태동한 라틴아메리카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중남미문화원. 매표소를 통과하면 조각품이 자리한 정원과 독특한 건축양식의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흥겨운 라틴음악이 한층 더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태양만큼 뜨겁고 정열적인 중남미문화를 담은 이곳은 크게 박물관과 미술관, 종교전시관, 야외 조각공원 등 네 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박물관에는 마야, 아즈텍, 잉카 등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남미 전 역사를 아우르는 유물 1,5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중앙 홀에는 한가운데 자리한 스페인 양식의 돌 분수대가 시선을 사로잡는데 돔형 천장에 나무로 조각된 금빛 태양신이 있고, 그 주변의 창들로 자연광이 들어와 운치를 더한다. 미술관에는 화려한 색채로 채워진 중남미 작가들의 그림을 만나볼 수 있다. 박물관과는 달리 심플한 공간에서 작품들만을 돋보이게 꾸민 미술관은 정교하게 조각된 나무 난간이 멋을 더한다. 종교전시관은 성모상, 천사상 등을 놓은 금빛 제단을 비롯해 ‘라틴아메리카 바로크’ 양식을 그대로 재현했다. 중남미 14개국 작가들의 조각품과 웅장한 기운이 느껴지는 마야 벽화가 전시된 야외 조각공원에는 콜롬비아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페르난도 보테로의 조각품도 숨어 있으니 놓치지 말자. 조각공원 곳곳에 놓여 있는 브론즈 벤치에 앉아 잠시 여유를 즐기는 것도 중남미문화원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코스 중 하나. 문화원 내에는 멕시코 전통 음식인 타코와 스페인 전통 음식인 파에야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타코는 주말과 공휴일에만 맛볼 수 있으며, 파에야는 주중에도 맛볼 수 있는데 하루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위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 302-1
문의 031-962-7171, www.latina.or.kr

아프리카로 떠나는 예술 여행 아프리카예술박물관
경기도 포천에는 아프리카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신비롭고 이색적인 공간,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이 있다. 전시실, 야외 조각공원, 민속춤 공연장 등 아프리카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먼저 100여 점의 조각이 전시된 야외 조각공원을 만날 수 있다. 작은 호수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대표 부족인 쇼나 부족의 유명한 조각가들이 만들어놓은 조형물이 자연과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만든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타악기 연주 소리는 마치 이곳의 방문을 환영하는 인사 같다. 아프리카 원주민 발바닥 모양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지은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은 다양한 아프리카 부족의 풍습과 문화를 소개하는 총 3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1전시실에서는 성인식, 왕실과 족장에 관한 유물, 악기 등을 소개하고, 2전시실에서는 생활용품, 혼례 등과 관련된 조각 등을, 3전시실에서는 나무조각, 돌조각과 아프리카 문화를 담은 그림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300여 점의 가면으로 가득 채워진 가면실은 각양각색의 가면들이 줄지어 전시된 공간으로 아프리카 문화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태천만 원장이 탄자니아, 케냐 등 150여 부족으로부터 직접 수집한 예술품은 아프리카 부족의 다양하고 풍미 넘치는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아프리카 서구 코트디부아르의 원주민 아니카 공연단이 멋진 퍼포먼스와 아보단 춤 공연을 하루 3차례 선보인다. 몸을 들썩이게 하는 아프리카의 리듬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기회. 몸으로 직접 감정을 표현하는 춤은 흥겨우면서도 마치 하나의 의식처럼 느껴져 신성한 느낌마저 준다.
위치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무림리 42
문의 031-543-3600, www.amoa.or.kr

1 중남미 분위기를 더하는 야외 조각공원
2 신비롭고 이색적인 곳,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의 내부
1 다양한 북유럽 관련 서적을 볼 수 있는 북유럽문화원 내부 / 2 프랑스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쁘띠프랑스
이것이 바로 스칸디나비아 스타일 북 유럽문화원
몇 해 전부터 북유럽의 디자인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다양한 북유럽의 문화를 접해볼 수 있는 새로운 문화 공간이 생겼다. 경기도 양평에 붉은 벽돌과 화이트 벽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곳은 북유럽과 관련된 세미나, 전시회 등을 즐길 수 있는 북유럽문화원, 19세기 초의 로스터와 그라인더를 만날 수 있는 카페 테라로사, 북유럽 빈티지 셀렉트 숍 빈트(Vint)가 함께 자리한 곳으로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자유롭게 소통하는 공간이다. 북유럽 교육과 환경 등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강호정 이사가 북유럽 국가 대사관 출신 지인들과 함께 설립한 북유럽문화원의 입구는 코발트 블루에 핀 율의 폰트로 북유럽 색채를 담았다. 사람, 자연, 디자인 그리고 이야기가 담긴 노르딕 문화의 플랫폼이다. 실용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인테리어, 디자인이 소개된 서적과 풍경 사진으로 가득한 웹진 등으로 북유럽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북유럽 작가들의 동화 이야기를 영어로 듣는 스토리텔링 프로그램, 북유럽 빈티지 가구 컬렉션 노하우 등의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어 다양한 북유럽의 문화를 접해볼 수 있다. 전시도 다양하게 열려 북유럽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노르딕 일러스트>전을 시작으로 북유럽의 일상 풍경을 담은 조정빈 작가의 사진전이 7월 7일까지 선보인다. 이밖에도 그동안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프로그램으로 매달 기획 중이니 홈페이지를 통해 일정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이뿐 아니라 로스팅 카페 테라로사에서는 바리스타처럼 수준급 커피를 만들 수 있는 트레이닝 센터 클래스를 운영한다. 커피 향 가득한 이곳에서 북유럽 사람들처럼 여유롭게 차 한 잔 마시며 문화 공간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위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623 테라로사 본관 2층
문의 02-591-7787

1 다양한 북유럽 관련 서적을 볼 수 있는 북유럽문화원 내부
프랑스 남부 마을을 닮은 곳 쁘띠프랑스
호명산과 북한강 사이의 드라이브 길을 따라 찾아간 쁘띠프랑스는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예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마을로 다양한 프랑스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프랑스 남부의 전원 마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쁘띠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바로 생텍쥐페리 기념관. 1층에는 그의 탄생과 죽음, 성장기와 가족 등에 관한 사진 및 패널이 전시되고 2층에는 <어린왕자>, <야간비행> 등 생텍쥐페리가 남긴 작품에 대한 다양한 해설, 관련 캐릭터 상품이 진열되어 있는 작품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150년 이상 된 프랑스 고택을 그대로 옮겨놓은 주택 전시관에는 당시 사용하던 낡은 욕조 시설과 침실, 소파 등을 고스란히 옮겨놓아 프랑스의 주거 문화를 한눈에 엿볼 수 있다. 갤러리에는 고대부터 닭을 용맹스러움의 상징으로 여겼던 프랑스 문화를 반영해 프랑스의 상징인 수탉과 여러 종류의 닭을 전시하고 있다. 이 외에도 프랑스 전통 인형극을 비롯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만화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공연장도 있다.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메인 촬영지이기도 했던 이곳에는 주인공 강마에의 작업실과 악단연습실, 야외 파티 장소 등 일부촬영 장소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국내외 관광객에게 더욱 인기가 높다. 또 이곳은 프랑스풍 숙박 시설까지 갖췄는데 창문을 하늘로 향하게 비스듬히 낸 객실에서는 누워서 밤하늘의 별도 볼 수 있어 운치를 더한다.
위치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616
문의 031-584-8200, www.pfcamp.com

2 프랑스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쁘띠프랑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이른 열대야가 찾아온 7월, 무더위를 한 번에 날려줄 다양한 공연이 당신을 기다린다.
브로드웨이 최고의 화려한 쇼부터 고도의 심리 게임을 제안하는 스릴러 뮤지컬, 관록의 여배우가 선보이는 서늘한 삶의 이야기까지. 시원한 여름밤을 보내기에 모자람이 없는 강력 추천 리스트.


브로드웨이 클래식이란 바로 이런 것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19세기 말 영국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뮤지컬이 지금처럼 화려한 형식을 갖추게 된 건 바로 미국 브로드웨이를 통해서다. 1900년 브로드웨이 42번가의 빅토리아 극장에 첫 상륙한 뮤지컬은 이후 실감 나는 무대장치와 화려한 캐스팅, 현란한 조명과 의상에 체계적인 사운드트랙이 더해지며 새로운 쇼 비즈니스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러한 뮤지컬의 혁명을 이뤄낸 주인공이 바로 <브로드웨이 42번가>다. 1933년 상영된 영화 <42번가>를 무대화한 이 작품은 무명의 뮤지컬 배우가 스타로 탄생하는 아메리칸드림을 화려한 쇼버라이어티 형식으로 선보이며 곧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다. 1980년 뉴욕 윈터가든 극장에서 초연 이후 25년간 5,000회 이상 무대에 올랐으며, 토니상 최우수작품상과 안무상을 수상한 브로드웨이 뮤지컬계의 클래식.<브로드웨이 42번가>의 화려한 명성을 확인해보고 싶은 관객이라면, 오는 7월 9일에서 28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을 놓치지 말자. ‘지상 최대의 쇼 버라이어티’라는 수식어에 딱 맞는 무대를 선보인다. 마치 뉴욕 브로드웨이의 한 블록을 그대로 떼어다 놓은 듯한 무대 세트와 화려한 의상, 신나는 탭댄스 군무와 스윙재즈풍의 음악 등 80년대 당시 브로드웨이의 뜨거운 열정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다. 특히 공연 내내 흘러나오는 흥겨운 탭댄스는 다른 뮤지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차별화된 매력. 막이 오르는 것과 함께 수십 명의 배우가 일사불란하게 발을 맞춰 선보이는 탭댄스 군무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또한 거대한 가짜 동전 위에서 추는 댄스와 그림자 댄스, 300벌이 넘는 의상과 30회가 넘는 빠른 무대 전환 등 작품 전체에 걸쳐 볼거리가 가득하다.
단순하고 누구나 공감하기 쉬운 스토리 또한 흥행 요소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한 소녀가 좌절과 역경을 딛고 스스로의 힘으로 스타가 되는 과정을 담은 줄거리는 뮤지컬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유머러스한 대사가 곁들여져 시종일관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뮤지컬 입문자들을 위한 필수 관람 작품으로도 손꼽히는 이유다.
이번 공연은 검증된 스타 캐스팅으로도 이미 화제가 된 바 있다. 연기력은 물론 스타성을 갖춰 이름만 봐도 신뢰감을 주는 배우들이 포진해 있다. 악명 높은 카리스마 연출가 ‘줄리안 마쉬’ 역은 박상원과 남경주, 과거 유명세를 떨쳤던 뮤지컬 여배우 ‘도록시 브록’ 역은 박해미, 홍지민, 김영주가 맡아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여주인공 ‘페기 소여’ 역에는 신인 정단영과 전예지를 새롭게 캐스팅해 극에 신선함을 살렸다. 어느 캐스팅을 선택해도 후회 없으며 오히려 다른 캐스팅을 궁금하게 하는 조합이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성남
일시 2013년 7월 9일(화) ~ 2013년 7월 28일(일) 화, 목, 금 오후 8시 / 수 3시 / 토 3시, 7시 / 일 2시, 6시(월 쉼)
장소 성남아트센터 오페라 하우스
입장료 VIP석 12만원 플래티늄 카드 회원(e-플래티늄 제외) 최대 40% 할인
예매 및 문의 라운.G 컬처 1577- 4388 cultureloung.bccard.com
뮤지컬 <쓰릴 미> / 연극 <안녕, 마이 버터플라이>
가장 강렬한 전율을 향한 90분
뮤지컬 <쓰릴 미>

<쓰릴 미>는 뮤지컬 치고는 너무나 파격적이고 강렬하다. 1924년 시카고에서 있었던 14세 소년의 엽기적인 유괴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한 것과 사건의 범인이 로스쿨에 다니는 두 명의 수재 청년으로 이들의 범죄와 동성애를 다룬다는 점이 그렇다. 이 작품에는 남자 배우 두 명만 출연하며, 좀 더 강한 스릴을 위해 치명적인 범죄에 점점 빠져드는 두 남자의 에너지가 90분 내내 객석을 압도한다. 매년 공연마다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온 뮤지컬 <쓰릴 미>의 이번 공연은 일본 크리에이티브 팀이 참여, 연출은 물론 조명과 무대 전반에서 대폭적인 변화를 선사할 예정. 2007년 초연 이후 공연마다 기록 행진을 해왔으며 매 공연 티켓 오픈 시 1위를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예매 전쟁이 치열하다. 그동안 ‘스타 배우 양성소’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탄탄한 캐스팅을 자랑했던 <쓰릴 미>의 이번 1차 캐스팅은 정상윤, 전성우, 송원근, 이재균. 실력파 배우들과 함께 전대미문의 사건 속에 숨겨진 그날의 진실을 찾아간다.

뮤지컬 <쓰릴 미>
일시
2013년 5월 17일(금) ~ 2013년 9월 29일(일)
평일 오후 8시 / 주말 및 공휴일 3시, 6시(월 쉼)
장소 신촌 The Stage
입장료 R석 5만 5천원 플래티늄 카드 회원(e-플래티늄 제외) 최대20% 할인
예매 및 문의 라운.G 컬처 1577- 4388 cultureloung.bccard.com
여배우, 혹은 손숙의 이야기
연극 <안녕, 마이 버터플라이>

“여배우들 사주가 뭔지 알아? 여름 꽃이야. 나비도 많고, 파리도 많고.”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이하는 배우 손숙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대사가 예사롭지 않다. 손숙 연극 50주년 창작 공연 <안녕, 마이 버터플라이>의 한 대목이다.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여배우 손숙을 모티브로 3년의 준비 끝에 만들어진 이 작품에서 손숙은 자신의 페르소나와도 같은 여배우 ‘김정숙’을 연기한다. 한 가정의 딸이자 한 남자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로서 50년간 연극을 해온 한 여배우가 자기 자신의 진솔한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 실제 그녀와 퍽 닮은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상황은 연극인지 혹은 실제인지 끊임없이 충돌하며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리고 마침내 배우가 토해내는 진심 에서 관객들은 어느덧 삶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관록의 배우 손숙을 비롯해 영화 <써니>와 에서 개성 만점 연기를 펼치며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김원해, 연극계의 젊은 카리스마로 주목받는 서은경이 함께 출연한다.

연극 <안녕, 마이 버터플라이>
일시
2013년 7월 5일(금) ~ 2013년 7월 28일(일) 화 3시 / 수 3시, 8시 / 목, 금 8시 / 토, 일 3시(월 쉼)
장소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입장료 전석 5만원 플래티늄 카드 회원(e-플래티늄 제외) 최대 30% 할인
예매 및 문의 라운.G 컬처 1577- 4388 cultureloung.bccard.com
뮤지컬 <레미제라블>
뮤지컬 <레미제라블>
사랑과 용서, 구원과 희망을 향한 노래가 시작되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프랑스 소설가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토대로 만든 작품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우리에게는 장 발장 이야기로 더 익숙한 <레 미제라블>은 나폴레옹 집정기의 암울했던 사회와 혁명의 소용돌이에서 한 죄수의 일생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의미를 돌아보는 작품이다. 청년 장 발장은 빵을 훔친 죄로 19년을 감옥에서 지내고 가석방되지만 세상으로부터의 배척과 멸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미리엘 주교의 고귀한 사랑으로 새사람이 된 그는 어려운 이들에게 온정을 베풀어 시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게 된다. 딸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 거리에서 몸을 파는 여인 판틴을 구해 돌보지만, 법과 제도를 맹신하는 자베르 경감에게 다시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마는 장 발장. 불행에 빠진 판틴의 딸 코제트를 구해 수도원으로 잠적하고, 10년의 세월이 흐르고 아름다운 숙녀로 성장한 코제트는 마리우스라는 학생 혁명가와 사랑에 빠진다. 평등한 사회를 꿈꾸는 민중 봉기의 현장에서 장 발장의 숭고한 인간애와 끝없는 사랑은 죽을 위험에 처한 마리우스의 목숨을 구하게 되고, 위기에 빠진 자베르 경감마저 변화시킨다.
가난과 고통, 시민혁명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관객들로 하여금 눈물과 함께 감동을 이끌어내는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음악의 완성도. 작곡가 숀버그와 작사가 알랭 부빌에 의해 완성된 뮤지컬 넘버들은 관객의 마음을 적시기에 충분히 서정적이다.
젊은 혁명가들의 굳은 의지가 담긴 주제곡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을 비롯해 짝사랑의 안타까움을 표현한 ‘On My Own’ 등이 <레 미제라블>의 대표곡이다.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기 위해 위고의 삽화를 영상에 활용하고 더욱 사실적이고 다채로운 색깔로 공연의 웅장한 스케일을 살렸다. 180도 회전하며 적군과 아군 모두의 시점을 그려냈던 예전 바리케이드 무대와는 달리 혁명군 진지에 초점을 맞춰 그들의 용감한 최후를 세심하게 그려내어 감동을 더한다. 한 조각의 빵을 훔치려다 죄인이 되었으나, 주교의 자비로운 용서에 감동하여 일생을 정의와 약자를 위해 바친 장 발장은 뮤지컬 배우 정성화가 맡았다.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휴 잭맨의 장 발장과 비교하며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양보도 타협도 모르는 형사 자베르는 배우 문종원이, 시련 앞에 무릎 꿇지 않은 강한 여인 판틴은 조정은이 맡아 열연을 펼친다.

7월 특별 할인 비씨 VIP 카드 35% 할인
뮤지컬 <레 미제라블>
일시
2013년 4월 6일~7월 28일
장소 블루스퀘어 뮤지컬홀
출연 정성화, 문종원, 조정은, 임춘길, 박준면, 김우형 외
관람 등급 만 7세 이상
관람 시간 80분
비씨카드 VIP 회원 공연 예매 전용 상담 센터 1544-9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