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새로운 내일이 있다
에녹 & 오소연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가 2개월 남짓 이어질 공연의 막을 올렸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초연에 이어 더욱 업그레이드된 구성과 2곡의 넘버가 새로 추가돼 새롭고 흥미진진한 무대가 펼쳐진다. 뮤지컬 역사상 가장 강렬하고 스타일리시한 두 주인공, 보니와 클라이드를 연기하는 에녹과 오소연을 만났다.
글 김영우(프리랜스) / 사진 이수연 / 헤어&메이크업 김은주
" 둘이 첫만남에서부터 강렬한 끌림으로 사랑에 빠지죠. 탈출을 꿈꾸지만 아무것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보니, 그리고 총 하나로 탈출을 호언하는 클라이드. 당연히 불꽃이 튈 수밖에 없고, 달려갈 수 있었을 겁니다. "
스타일리시하고 강렬한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는 1930년대에 실존했던 은행털이범 보니와 클라이드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미국 대공황 시기,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은 한 남녀가 사회에 저항하기 위해 벌인 범죄 행각이 오히려 젊은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는 내용. 지난가을 초연된 이후 또다시 관객을 찾아온 이 작품에서 죽음도 두렵지 않은 사랑을 선택한 보니 역에는 가수 가희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오소연이 캐스팅됐다. 또 거친 인생 속에서 자유를 꿈꾸는 클라이드 역에 초연 때의 엄기준, 키(샤이니), 박형식(제국의 아이들) 외에 탄탄한 실력을 갖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 스타 에녹과 히든 캐스팅으로 장현승(비스트)이 가세해 배우마다 다른 개성의 클라이드를 선보이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캐스팅은 에녹과 오소연이다. 에녹은 조연부터 시작해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는 점에서, 오소연은 ‘넥스트 투 노멀’, ‘디셈버’ 등 전작에서 보여준 귀엽고 청순한 모습과 상반된 배역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만나본 두 배우는 냉정하게 혹은 감성적으로 각자의 보니와 클라이드를 완성해 내고 있었다.
내 안의 보니 앤 클라이드와 대면하다
“‘보니 앤 클라이드’는 기존 뮤지컬과 다른 특성 덕분에 배우라면 욕심 낼 수밖에 없는 작품이에요. 예컨대 덜 압축적이고 대사도 많고 플롯도 탄탄한, 연극적인 요소가 많은 작품이라고 할까. 대신 초연과 비교하자면 연극적 요소를 적당히 잘 정리해 보다 속도감 있게 이야기가 전개되고, 캐릭터 역시 인간미를 불어넣어 더욱 입체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에녹과 오소연이 처음 작품에 끌린 것은 특유의 강렬함 때문이었다. 하지만 새롭게 변화된 ‘보니 앤 클라이드’는 그들에게 강렬함 그 이상을 원했다. 그렇기에 에녹에게 두 달 남짓한 연습 기간은 그 ‘무엇’을 찾는 과정이었다. “초연 때의 클라이드가 남성적인 면모로 극 전체를 이끌어간 반면, 이번 공연에서는 강렬한 면모 안에 부모에 대한 그리움과 총에 대한 두려움 등이 적나라하게 표현됩니다. 그 입체적인 면모가 매력적이지만 배우로서는 과연 클라이드의 개성은 무엇인가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본을 다시 살피고 선배나 연출가 등과 대화하면서 그가 어린 시절 천막촌에서 살면서 키우게 된 반항과 불만, 치기를 기억하기로 했습니다. 그런 바탕을 갖고 표현하면 조금이나마 진실되게 클라이드에 다가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새로운 이미지를 표현해야 하는 오소연은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시간을 거쳤다. 섹시하고 도발적인 외모와 강렬하고 무모한 내면을 가진 보니는 그녀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선보이지 않았던 모습이다. “공교롭게도 무대 위에서 한 번도 민소매 상의나 짧은 치마를 입어보지 못했을 만큼 보니와 다른 역할만 했어요.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치중한 것 역시 ‘내게는 어울리지 않는 섹시하고 강렬한 모습을 어떻게 보여주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연습하면서 내 안에 있던 것을 꺼내게 되면서 너무 겉 핥기 식으로 생각했을 뿐 아니라 그 또한 나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연출이 요구한 대로 어디로 튈지 모르고, 당차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여리고 다듬어지지 않은 매력을 끄집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노출 의상에 대한 부담 때문에 다이어트를 한다는 점 외에는 변신에 힘든 점은 거의 없어요.”
뜨겁게 사랑한 청춘들의 이야기
이번 공연은 두 명의 보니와 다섯 명의 클라이드가 각자의 개성에 따라 서로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관객에게는 골라 보는 재미가, 배우에게는 열정의 계기가 큰 작품이다. 서로가 소개하는 상대 배역의 매력은 관객들에게 좋은 팁이 되기도 한다.
“우선 엄기준은 웃음 하나로 관객에게 작품 분위기를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굉장한 관록이 느껴지는 배우입니다. 박형식은 보호 본능을 불러일으킬 만큼 순수한 면이 커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고, 키는 나이답지 않게 당차고 섹시해요. 에녹은 배역이 가진 매력에 기품을 불어넣는 것 같습니다. 표현력이 풍부하고 사랑이 많은 사람이어서 실제로 사랑해도 여자에게 이렇게 대하겠구나 싶을 정도로 배려가 크죠.”
“저 역시 두 배우가 가진 매력이 너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가희는 외모와 섹시한 매력 그 자체로 보니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반면 오소연은 굉장히 영리한 배우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허황된 꿈을 꿀 땐 더없이 귀엽고 섹시한 모습을 표현하고, 클라이드를 위로할 땐 그 작은 체구가 굉장히 커 보일 정도니까요. 그만큼 표현력이 좋다는 이야기겠죠.”
각자 가장 가슴에 남는 넘버 한 곡씩 추천해 줄 것을 부탁했다. 에녹이 선택한 노래는 욕조 안에서 우쿨렐레를 켜면서 보니의 눈을 바라보며 부르는 ‘보니’라는 곡. 이 곡은 ‘나, 노래 잘해요’라고 뽐내는 대목도 없지만 죽음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진실로 사랑을 고백하는 클라이드의 모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곡이다. 관객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오직 보니 한 사람에게 집중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도 매우 신선한 느낌이었다고. 오소연은 보니의 마지막 넘버 ‘죽는 건 괜찮아’를 꼽는다. 운명처럼 클라이드를 만나고 이로 인해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면서 처음의 자유와 흥분이 사라져버린 상태에서 죽음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인식한다. 그럼에도 사랑했기에 괜찮다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노래라고 설명한다.
“이번 공연은 초연과 비교할 때 확실히 보니와 클라이드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둘이 첫만남에서부터 강렬한 끌림으로 서로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된 부분은 그래서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그들이 상대방으로부터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봤다고 이해합니다. 탈출을 꿈꾸지만 아무것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보니, 그리고 총 하나로 탈출을 호언하는 클라이드. 당연히 불꽃이 튈 수밖에 없고, 그렇게 뜨겁게 사랑하고 달려갈 수 있었을 겁니다.” 두 배우는 보니와 클라이드를 연기하면서 스스로 묻곤 한다. 과연 이들만큼 사랑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질문을 고스란히 관객에게 돌려주고 싶어 한다. 인생에 있어 한 번쯤은 보니와 클라이드처럼 사랑을 해봐도 괜찮다고. 그리고 격정적이고 뜨거운 사랑. 그 여운이 읽힐 수 있도록 노래하고 연기하고 싶어 한다. 마치 우리에게 내일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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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4년 4월 15일~6월 29일
시간 화~금요일 20:00/ 토요일 15:00, 19:00/ 일요일 및 공휴일 14:00, 18:00(월요일 쉼)
장소 BBC아트센터 BBC홀
입장료 VIP석 13만 원, R석 11만 원,S석 8만 원, A석 5만 원
예약 및 문의 BC VIP 카드 회원 공연 예매 전용 상담 센터 1577-4388 cultureloung.bccard.com
내셔널 지오그래픽 展Ⅱ 아름다운 날들의 기록
지구가 흘리는 아름답고 뜨거운 눈물
수많은 사람들에게 꾸미지 않는 자연이 선사하는 감동을 알게 해준 전시 ‘내셔널 지오그래픽 展Ⅱ 아름다운 날들의 기록(The Beautiful Days)’이 다시 찾아왔다. 이번 전시 역시 지난 전시의 명성을 이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자연의 다양한 모습을 선보인다.
전시는 활기차게 비상하는 새와 곤충들의 사진을 전시한 A관, 생명력 넘치는 길짐승들을 볼 수 있는 B관, 열정 가득한 수중생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C관, 마음을 흔들어 놓을 풍경들이 펼쳐지는 D관, 자연의 일부인 사람들을 담은 E관 등 총 5개의 관과 내셔널 지오그래픽 특별관으로 나눠서 진행된다. 신비한 자연의 모습뿐 아니라 그 속에 녹아든 사람들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는 것이 전시의 재미를 더해준다. 개척자로만 인식돼 온 사람들이 자연 속에 동화돼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사진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과의 상생’이 결코 어렵고 요원한 일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일부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밖에도 특별관을 통해 크리스 존스, 마이클 니콜스, 폴 니클렌 등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대표 작가들의 얼굴이 담긴 생동감 넘치는 촬영현장 사진들도 함께 전시돼 평소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팬이라면 보다 흥미로운 전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지구에서 인류와 함께 살아가는 자연의 생명체가 빚어내는 각각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약 180여 점의 작품들이 포함돼 있다. 지구가 우리에게 보내는 강력한 경고를 되새길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1 Annie Griffiths National Geographic
2 Ralph Lee Hopkins National Geographic
3 Michael Melford/National Geographic
BC VIP 카드 회원 5월 2천 원 할인 이벤트
전시 ‘내셔널 지오그래픽 展Ⅱ 아름다운 날들의 기록’
특전 BC VIP 카드 회원(e-플래티늄 제외) 최대 2천 원 할인
일시 2014년 3월 7일~6월 8일
장소 광주문화예술회관 전시실
관람시간 10:00~19:00(입장 마감 18:00) 매주 월요일 휴관(공휴일 제외)
문의 BC VIP 카드 회원 공연 예매 전용 상담 센터 1577-4388 cultureloung.bccard.com
뮤지컬 트레이스 유
당신을 기다리는 한 남자
공연 개막 한 달 만에 ‘재관람자 5백 명 돌파’를 기록해 창작 뮤지컬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든 화제의 뮤지컬 ‘트레이스 유’가 다시 찾아온다. 돌아온 ‘트레이스 유’는 다방면에서 완성도를 높였다. 출연진 역시 더욱 화려해졌다. 인디 록밴드 드바이 (Thebai)의 메인 보컬 ‘구본하’ 역에 장승조, 최성원, 김성일, 서경수, 윤소호가 캐스팅됐으며 클럽 드바이를 운영하는 드바이 전 보컬 ‘이우빈’ 역에 최재웅, 이율, 이지호, 김대현, 이창용 등이 캐스팅되어 열연을 펼친다. 단 두 명의 배우가 극 전체를 이끌어 가는 뮤지컬 ‘트레이스 유’는 등장인물이 한정적이어서 보여줄 수 있는 서사가 단순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생길 수도 있으나 드라마는 결코 뻔하지 않다. 두 배우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며 편안하게 결말을 예상할 때쯤 반전의 파도가 몰아치며 관객들을 압도한다. 또 관객이 극의 결말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도 뮤지컬 ‘트레이스 유’의 매력. 록 사운드를 베이스에 둔 강렬한 넘버들도 뮤지컬 ‘트레이스 유’를 더욱 흥분시키게 만든다. 각 넘버들이 가진 중독적인 멜로디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때로는 발랄하거나 미스터리하게, 때로는 거칠고 섹시하게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여기에 매회 전 관객 기립이라는 기록을 세운 커튼콜은 ‘트레이스 유’를 관람하는 강력한 재미로 자리 잡았다. 무대 역시 실제로 홍대 클럽 공연을 방불케 하는 5인조 밴드가 무대에 등장해 라이브 사운드로 극을 이끌어간다. 극한의 매력과 마성의 사운드로 무장한 ‘트레이스 유’는 다시 한 번 관객들을 중독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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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트레이스 유’
특전 BC VIP 카드 회원(e-플래티늄 제외) 최대 25% 할인
일시 2014년 3월 4일~6월 29일
장소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공연시간 화~목요일 20:00 금요일 20:00, 22:30 토요일 15:00, 19:00 일요일 14:00, 18:00(월요일 쉼)
문의 BC VIP 카드 회원 공연 예매 전용 상담 센터 1577-4388 cultureloung.bccard.com